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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택배 고용 갈등 "부당해고다"vs"기사의 갑질이다"...전사 공문 내려져

-택배기사 A씨,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 공문으로 회사가 재취업 방해한다"는 입장


 

전직 경동택배 배달 기사와 대리점주간의 고용 갈등이 번지며 택배기사는 "부당해고를 당했다", 대리점은 "기사의 무단 퇴사로 손해가 크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동택배는 전사적으로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에 대한 공문을 내렸다.

 

12일 경동택배에서 4개월간 화물 택배 배달 업무를 수행하던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했다. 

 

당시 내동 56영업소 소속이었던 그는 해당 영업소 소장에게 해고를 당했고, 이는 내동 56영업소로 옮기기 전 자신을 고용했던 부천 원미도당 163영업소의 소장의 입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지인 소개로 경동택배 원미도당 163영업소에 근무하게 된 A씨는 택배 업무 5년차인 경력직 근로자다. 그는 근로계약 당시 화물 택배 운송을 일 평균 90~100건 담당하기로 했다. 일반 택배보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화물 택배는 일반적으로 한 명의 기사가 70~80건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는 경력을 인정받아 다른 근로자보다 높은 보수를 받고 20건 가량 많은 양을 소화하기로 했다. 출근 시간은 7시 반부터였다.

 

하지만 추석 안팎으로 물량이 급증한 10월 초 그가 담당한 화물은 하루 140건으로 처음 계약된 것과 다른 갯수였고 추가적인 임금지불도 없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갑자기 늘어난 140건의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한 시간 더 이른 오전 6시 반부터 근무를 시작하고 오후 5시에 배송을 완료했다"며 "연속 8일간 상가 밀집 지역인 중동에서 140건의 배송을 담당했고 9일째 되는 날부터 100건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과 다른 업무량, 고된 근무 환경을 개선해주지 않는 점을 고려해 원미도당 163영업소 부소장에게 퇴직 의사를 내비췄고 이후 지인을 통해 내동 56영업소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내동 56영업소에서 근무한지 한 달이 안 돼 본사에 다녀온 내동 소장이 퇴직을 통보했고, A씨는 자신의 이 같은 퇴사 수순이 전에 근무하던 원미도당 163영업소 소장의 입김이라 전했다.

 

이에 관련해 A씨를 고용했던 원미도당 163영업소장과 내동 56영업소장이 이야기는 달랐다. 

 

부천 원미도당 163영업소 소장인 B씨는 지난 8월 4일 경력직 택배기사 A씨를 고용했다. 이미 A씨는 7개월 정도 경동택배 부천소사 영업소에서 근무했고, 해당 영업소장의 소개로 8월부터 B씨가 A씨를 고용하게 됐다.

 

근로 조건은 하루 80~100건의 화물 택배 운송이었으며, 회사 규정에 따라 자신의 지입차를 제공했다고 B씨는 밝혔다.

 

일반적으로 택배 회사는 한 명의 택배 기사가 '개인 사장'의 개념이기 때문에 직접 지입차를 구비해 업무를 소화하는 반면, 경동택배는 대리점이 지입이며 대리점 소장이 지입차를 직접 구매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B씨에 따르면 10월 초 추석 택배 물량이 하루 140개까지 치솟았다. 당시 중동을 담당하던 A씨의 하루 담당 물량이며, 물량이 급증하는 만큼 추석 당일을 포함해 기사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10일의 휴무를 허락했다. 하지만 휴무 이후 다량의 추석 물량을 소화하던 A씨는 돌연 퇴사했다.

 

B씨는 "추석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A씨가 회사 조끼를 벗어 던지고 무단 퇴사했다"며 "A씨에게 제공한 지입차의 앞 유리가 파손되거나 고객 컴플레인이 잦았던 점 등 근태에 문제가 많았지만 택배 기사를 고용하기가 쉽지 않아서 최대한 A씨를 달래며 일할 수 밖에 없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업무과중에 대해서도 B씨는 근로계약서 상 A씨 물량이 하루 평균 80~100건이지만, 평일에는 이에 못 미치는 날도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A씨와 약속된 물량을 어긴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경동택배는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에 대한 공문을 전사적으로 내렸다.

 

A씨는 '동사영업소 근무 경험 확인' 공문으로 현재 경동택배 내 어떠한 곳에서도 재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사가 공문을 내려 재취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익명을 요청한 경동택배 기사는 "간혹 기사가 갑질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