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투어 상금왕 찍고 유턴’ 문정민, 터닝포인트 시즌 만들까

2024.03.22 15:21:51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절치부심. 지난 2023년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면서 올해 정규투어로 복귀하는 문정민을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아닐까. 2022년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1부 투어의 벽을 넘지 못하고 2년 차 1·2부 투어를 병행했던 그가 올해 자신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2022 슈퍼루키 5인방’ 중 하나가 돌아왔다. 그것도 훨씬 단단해져서다. 2022시즌 윤이나에 이어 드라이브 비거리 2위에 랭크되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던 문정민(21.SBI저축은행) 얘기다.


문정민은 지난 2022시즌 KLPGA투어에서 장타력을 보유한 ‘슈퍼루키 5인방(윤이나, 문정민, 곽보미, 김유빈, 김지영2)’에 속하며 데뷔했다. 2022시즌 당시 비거리 1위 윤이나(264.05야드)에 이어 2위(258.45야드)에 랭크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잠재성 부자 문정민
2022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했으나 부진을 겪었고, 2023년 1·2부 투어를 병행하게 된 그는 보란 듯이 드림투어 상금왕에 등극해 2023년 대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흔히 그를 묘사할 때 ‘시원한 장타와 화려한 의상이 돋보인다’ 정도로 점잖게 언급하지만, 시상식장에서 직접 만난 그에게선 ‘여배우 포스’가 풍겼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키(문정민은 171㎝, 유현주는 172㎝)도 그렇고, 무엇보다 장타를 바탕으로 한 시원시원한 스윙과 플레이스타일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유현주 프로를 떠올리게 한다.

 


투어는 늘 흥행카드가 될 스타 플레이어를 원하고, 문정민은 성적만 따라준다면 그럴 재목임이 분명하다.


두 번째 기회 살려낼까
2022년 정규투어 데뷔를 앞둔 당시, 문정민은 단순히 ‘신인의 패기’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3부 투어에서 1부까지 오르는 데 단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드림투어에서 자기보다 더 멀리 치는 선수를 본 적이 없었던 그는 1부 투어 데뷔를 앞두고도 긴장보다는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정규투어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그는 2022년 루키 시즌을 보내며 정규투어의 어려움을 가늠하지 못하고 준비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2022년 정규투어를 뛰면서 사실 많이 힘들었다. 조급하기도 했다. 2023년 드림투어에서 상금왕이 되면서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


문정민은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왕에 올랐지만, 1부 투어에서 준우승도 기록한 바 있다.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5월)’에서의 공동 2위다. 결과로 볼 때 1부 투어에서 경쟁할 자격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이 문정민에게 마냥 좋았던 ‘몬스터 시즌’이었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2023년 5월 준우승 이후 오히려 경기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설상가상 드림투어 적응도 어려웠다. 실제로 당시 성적을 보면 처참한 수준이다. 문정민도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2024시즌 KLPGA투어 풀 시드를 획득한 문정민은 개막전부터 열심히 달렸지만,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시즌도 쉽지만은 않다.

 


정확성, 얼마나 확보했을까
2023년 그는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아림, 윤이나와 같은 조로 플레이할 당시 소감을 묻자 ‘대단했다’거나 ‘벽을 느꼈다’는 말 대신 “‘어 쫌 치네?’라고 생각했다”며 장타력에 대해서 높은 자존감을 엿보였다. 신인급 선수가 이 정도 자신감과 경쟁심을 보일 정도라면 장타력을 더 언급하는 건 의미가 없다.


실제로 장타력만으로는 이미 검증이 끝났다. 방신실(평균 262.47야드), 황유민(257.16야드)에 이어 3위에 랭크된 문정민의 비거리는 257.13야드로 황유민과는 미미한 차이를 보였다. 결국, 정확성이 과제고, 이는 장타자의 숙명이다.


문정민은 “긴장하면 리듬이 빨라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그가 2022년 성적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꼽는 지점이다. 그래서 2023년에는 이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다. 백스윙 톱에서 잠시 멈췄다가 클럽을 휘두르는 드릴을 통해 스윙 리듬을 일정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 연습이 “2023시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정규투어 준우승 기록
문정민은 2023시즌 병행한 정규투어에서 17개 대회에 참가했는데 준우승 1회가 있다. 작년 5월에 개최된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다. 한편 드림투어에서는 15개 대회에 참가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포함해 6회 Top10 진입을 달성했다.

 

상금 1위(48,426,749), 평균타수 2위(70.0270), 그린 적중률 22위(81.1448), 평균 퍼트 7위(30.0909)로 훌륭한 스탯을 찍었다. 마음에 걸리는 건 ‘리커버리율 71위’인데 워낙 잘 친 시즌이었으니 리커버리할 일이 별로 없던 와중에 몇 번 안 한 리커버리 시도가 공교롭게도 실패했었으리라고 생각하며 묻어주자.


거침없이 풀 스윙하는 시즌이 되길
사실 외모로도, 성향으로도, 플레이스타일로도 스타성이 잠재된 선수가 문정민이다. 여느 Z세대 선수들처럼 거침없는 성격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년에는 유튜브 〈안캐디〉에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이기도 했다(1회차). 스스로를 “무식한 게 매력”, “까칠하지만 되게 착하다”고 표현하던 문정민의 매력은 2002년생 또래다운 당돌함이다.

 

장점으로는 몸을 잘 쓴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 쇼트트랙을 했던 게 도움이 됐다. 외모나 실력으로 라이벌로 느끼는 선수를 묻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보기보다 재밌고, 보기보다 착하다”고 말한다.


문정민은 “처음 봤을 때 오해받는 타입”이라며 ‘세 보인다’, ‘성격 있어 보인다’라지만 털털하고 남자 같은 스타일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성격이 있긴 있어요”라며 웃는다. 이런 엉뚱함도 그의 매력이다.

 


여성 투어의 팬덤이 남성 투어보다 큰 게 대한민국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봐도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박세리의 나라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한국에서 화수분처럼 스타 선수들을 배출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팬들은 생각보다 엄정한 데가 있다.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는다. 올해 다시 1부 투어로 복귀한 문정민은 기회이기도, 시험대이기도 한 무대에 선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종목표를 묻자 “그렇게 멀리까지는 생각 안 해요”라고 한 문정민이지만, 스포츠를 업으로 삼는 그에게 정말로 아무 목표가 없을 리는 없다.

 

성격상 부진을 겪던 당시에 포부를 말해봤자 이루지 못할 꿈처럼 느껴졌기에 입을 닫았던 건 아닐까. 올해는 당차게 자신의 목표를 말하고, 그걸 이뤄내는 문정민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박준영 기자 901fgu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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