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활력을", 강진 반값여행이 만든 특별한 경제 혁신과 '따뜻한 기억'

  • 등록 2025.05.27 00: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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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서울에서 바쁘게 사는 A씨가 반값여행 덕분에 고향 강진을 찾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병영면 백양마을에서 마을 어르신 20여 명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함께 관광지를 둘러본 뒤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간식을 사 어르신들에게 선물했다. “바쁘게 산다더니 그래도 우리 생각은 했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는 그가 느낀 고향의 따뜻한 공기, 그리고 함께 나눈 웃음은 그저 여행 그 이상으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강진군의 ‘반값여행’ 정책에 무려 4만7,000팀이 신청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들이 지역 내 1,453개 업소에서 쓴 돈은 58억 7천만 원이다. 여기서 다시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27억 원을 돌려받아 799개 업소에서 재소비됐다. 단 4개월 만에 총 71억 9천만 원이 지역경제에 직접 투입된 셈이다.

 

강진군은 관광객 유치에 머무르지 않고 숙박과 식사, 체험까지 지역 내 소비로 연결시키는 ‘체류형 생활인구’ 확대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적은 인구(약 3만 2천 명)로는 지역경제를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전략은 강진의 재정 안정에도 큰 역할을 한다. 행정안전부가 생활인구를 기준으로 보통교부세를 산정한다고 밝힌 가운데, 강진군의 ‘반값여행’은 지역 활성화를 넘어 지방 재정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마량 수산시장 상인은 “관광객이 몰리며 한꺼번에 대량 주문도 들어오고, 택배 요청까지 계속된다”고 전했다. 강진읍 신발가게 사장도 “부모님 신발을 사러 온 젊은 층 고객이 많아지고, 20만 원 이상 한꺼번에 쓰는 경우가 빈번해졌다”며 반값여행 전후 매출 차이를 ‘대박’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지역상인들은 체감하는 경기 회복에 고무돼 있다.

 

반값여행이 지역의 일상에 녹아들면서 관광객들은 ‘방문객’에서 ‘소비 생활인’으로 변화한다. 이로 인해 마을 곳곳이 활기를 띠고, 주민들과 여행객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 관광객 숫자 집계에 그치지 않고, 지역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강진에는 약 6만 7천 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4만 4천 명이 늘어난 숫자로, 인구 3만여 명인 강진군에서 보기 드문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 시기 지역 내 식당, 카페, 상가, 시장은 연일 ‘풀북’ 상태였고,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은 설 연휴 못지않은 매출을 올렸다.

 

“이번엔 진짜 장사 잘됐다”며 웃는 상인들 얼굴에선 진심 어린 기쁨이 묻어났다. 강진군이 추진하는 ‘반값여행’ 정책이 얼마나 지역민과 상인들의 삶에 직결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강진원 군수는 반값여행에 대해 “예산을 쓰는 정책이 아니라 군민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라고 정의한다. 관광객 유치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내 소비와 생산,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책은 전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공 사례로 자리 잡으며,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강 군수는 “반값여행 시즌2를 7월 중에 재개할 계획”이라며 “강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워 대한민국에서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지방 소멸 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강진군 ‘반값여행’은 관광객을 소비 생활인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이러한 전략은 지역 재정 확보뿐 아니라 주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다. 고향 방문이 단순한 감성 회복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다.

 

강진군 반값여행이 지역사회에 불어넣은 활력은 경제적 수치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이 함께 웃고, 지역 상인들이 활기를 되찾고, 마을 어르신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짜 ‘지역 살리기’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몰두하지만, 강진은 ‘머무르는 관광’, ‘소비하는 생활인’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반값여행 시즌2, 그리고 그 다음 시리즈들이 강진의 변화를 더 넓고 깊게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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