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고흥군 봉래면 염포마을 일대가 우주를 향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우나스텔라가 자체 개발한 소형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가 지난 28일 밤, 고흥의 밤하늘을 가르며 힘차게 비상했다. 길이 9.45m, 무게 2톤에 5톤급 엔진을 장착한 이 작은 거인은 10km 고도까지 비행한 뒤 바다 위에 안전하게 착륙하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는 국내 민간 기업이 독자 설계·제작·운용한 시험발사체를 성공시킨 첫 사례로, 기술적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고흥이 해안 도시를 넘어 우주산업 신흥 메카로 자리매김한 이 순간은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민간 주도의 본격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
세계 우주산업은 이미 정부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 주도의 혁신 경쟁 체제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을 비롯한 다수 스타트업들이 우주 발사체 개발과 우주 서비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산업 지형을 바꾸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민간 중심 우주산업 기반이 차곡차곡 구축되고 있다. 고흥군이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첨단 인프라 구축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발맞춘 결과다.
이번 성공에는 고흥군과 전남도, 지역 주민과 관계 기관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발사장 인근 주민과 어민회의 적극적인 협조, 경찰·소방·해양경찰·군부대 등 유관 기관들의 체계적 지원이 발사 안전을 견고히 지켰다. 지역사회가 우주산업 발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상생하는 모델을 보여준 점 역시 의미가 크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민간 우주기업의 연구개발과 상업 진출을 위한 행정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2031년까지 1조 6천억 원 규모 투자로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발사체기술사업화센터, 복합안보우주센터 등을 완성한다는 계획은 고흥이 대한민국 우주산업 미래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 청사진이다. 이는 지역 개발을 넘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우주산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경제·안보·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쳐 국가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민간 주도의 우주발사체 개발과 상용화가 본격화할수록 산업 생태계는 더욱 다변화되고 고도화될 것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기업의 도전과 혁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주산업 클러스터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고흥에서 시작된 이번 민간 시험발사 성공은 대한민국 우주산업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민간 기업이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길 바란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튼튼한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은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와 새로운 산업 혁신을 실현하는 핵심 과제다.
고흥의 이번 성과는 기업과 지역의 영광을 넘어 대한민국이 우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지속적 투자와 협력, 지원이 뒤따라야만 우주산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고흥이 그 중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