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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가 있는 도심 속 천년고찰 봉은사에서 ‘참 나’를 찾는 새해 여정을 시작하다

 

봉은사에 갈 때 꼭 알아야 되는 보석 같은 스토리, 세상 속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한 호흡 가다듬으며 ‘참 나’를 만나는 힐링 체험 ‘템플스테이’, 차를 달이고 마시는 일은 참선수행과 같다는 다선일미(茶禪一味)를 실천하고 연구하고 나누는 모임 ‘봉은사 차문화연구소’를 소개한다.

 

글 안기훈 기자
사진 정광시 기자

 

1970년대 강남구가 조경의 기본 틀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역사 경관은 봉은사와 선정릉이었다.

 

50여 년이 지난 현재, 봉은사는 글로벌 도시 강남구의 랜드마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위상에 걸맞게 도시공원과 역사문화 공간의 특성을 살린 ‘봉은 역사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봉은사의 주지 원명 스님은 “지역사회와 더욱 공감하는 사찰로 거듭나게 될 것이며 강남 불교, 한국 불교를 넘어서 세계 속의 불교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들은 물론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마음을 쉽고 편하고 따뜻하게 전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천년을 이어온 역사, 보우대사의 불교 중흥 원력을 계승하여 선종수사찰로서의 전통을 21세기 초정보화 사회인 오늘에 재현하고, ‘참 나’를 찾아가는 끊임없는 수행과 자비를 현재의 방식으로 전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 활동과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복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알고 가면 유익한 봉은사의 보석들 

 

봉은사 외곽 명상길
수많은 외국인들과 서울시민의 문화 휴식공간으로 명소가 되었다. 봉은사 외곽을 따라 조성된 명상길은, 그 길을 걷는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한다.


맛있는 음식과 넉넉한 공간
봉은사 내에서는 신도는 물론 봉은사를 찾는 어느 누구든 넉넉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커피와 차를 마시고, 베이커리를 이용할 수 있다.

 

 


보우 스님이 주지였던 선종 수사찰
794년 창건 당시는 견성사(見性寺)였다. 1498년(연산군 4)에 선릉(宣陵, 성종의 능)의 동편에 있던 이 절을 크게 중창하고, 봉은사라고 개칭했다.

 

1501년에는 나라에서 왕패(王牌)를 하사하였다. 1551년(명종 6) 이 절을 선종(禪宗)의 수사찰(首寺刹)로 삼았다. 당시 보우(普雨) 스님을 주지로 삼아 불교를 중흥하는 중심도량이 되었다.

 

1562년(명종 17) 문정왕후가 견성사 터가 명당이라 하여 수도산 아래로 옮겼고 사찰의 명칭을 봉은사(奉恩寺)로 개칭하였다.


서산·사명대사가 승려 시험 치른 곳
봉은사 선불당은 1939년에 화재로 전소된 것을 1941년에 중건했다. 명종 7년에는 봉은사에서 스님이 되려면 치러야 하는 시험인 ‘승과시’를 실시했기 때문에 선불당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보우 스님이 이곳에서 선종 승과를 열었다. 서산대사 휴정이 첫 번째로 급제하고, 사명대사 유정도 급제하여 각각 봉은사 주지를 맡았다. 이들은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 나라를 지켰다.

 

추사 김정희의 최후 작품 ‘板殿’

봉은사 판전(奉恩寺 板殿)은 1856년에 창건되고 1878년 중수된 단층 맞배집 목조 건축물로, 봉은사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남호 영기(南湖 永奇, 1820~1872) 스님이 화엄경판을 판각하고, 경판을 봉안하기 위해 지었다.


판전이 완성되자 추사 김정희(金正喜)가 71세 때 과천에서 병중에 현판 글씨를 써주었다. 77㎝×181㎝ 크기로 어린아이가 쓴 것처럼 고졸한 멋스러움이 특징인 추사의 대표작 중 하나다. 판전 글씨는 추사가 사망하기 3일 전에 쓴 것이라고 알려진다.

 

 새해에 ‘참 나’를 찾는 프로그램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1,700년 동안 수행의 전통을 지켜온 수행자들의 일상을 경험하는 사찰문화체험으로 당일 및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을 되돌아보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나’의 존재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성을 되짚어 보는 자기성찰의 시간이다.

 

 

 


예불(禮佛)
산사의 하루는 새벽예불로 시작된다. 예불은 하루에 세 번 드린다, 새벽예불은 새벽 4시 30분, 아침예불인 사시예불은 오전 10시, 저녁예불은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7시다.

 

 

 


사찰 순례
사찰 순례는 단순히 불교사원을 방문해 도량을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불교의 전통과 문화를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다.

사찰의 구조와 건축, 조각, 공예, 불화, 단청 등 각종 불교문화재들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과 전통사찰의 아름다움을 음미한다.

 

 

 


참선(參禪)
참선은 화두일념으로 참구하여 본마음, 생사(生死)를 벗어나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자재한 ‘참 나’를 찾기 위한 수행법이다.

선종 수사찰 봉은사에서 참선의 기본을 배우고 이를 직접 수행해 봄으로써 순수한 집중과 관찰로 세상의 진실한 이치를 바로 보는 ‘참 나’를 찾는다.

 

 

 


다도(茶道)
차를 마시면서 색(色)·향(香)·미(味)를 음미하면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정신을 성숙시키며, 진리를 추구하고 그것을 깨닫는다. 차는 오감으로 마신다.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차의 향기를, 눈으로는 차의 빛깔을,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차의 따뜻한 감촉을 느껴보자.

 

 

 


울력
울력은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사찰의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 속세에서는 삶의 한 방편인 노동을 뜻하지만, 사찰에서는 수행이다. 특히 선종에서는 중요한 수행에 속한다.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말처럼 수행이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108배
절은 삼보(佛ㆍ法ㆍ僧)에 대한 예경과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하심(下心)의 여러 수행법 중 하나다. 세상과 자신에 대해 겸손하고, 내 몸을 낮춤으로써 그들 모두와 하나가 되는 108번의 절. 나를 찾아가는 또 다른 길이 된다.

 

 

 


사경(감지, 금니)
사경은 경전의 말씀들을 베껴 쓰는 전통 수행법의 하나. 사경에 임하는 마음은 일자일불(一字一佛), 일일일경(一日一經)의 자세를 굳건히 지켜 나가는 것이다. 일자일불이란, 한 글자 한 글자가 그대로 부처님임을 확신하는, 공경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고 일일일경이란, 사경을 하는 가운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꾸준히 빠짐없이 써내려가는 자세를 견지하면 이를 통해 마음이 통일되며 이를 통해 진리의 말씀이 그대로 마음에 체득된다.

 

 

 

전통문화체험
사찰의 역사적 특성과 연계한 연꽃등 만들기, 인경, 사찰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다선일미(茶禪一味)의 체험과 나눔
봉은사 차문화연구소
차를 달이고 마시는 일은 참선수행과 같다고 한다. 봉은사에서 그 다선일미(茶禪一味)를 실천하고 연구하고 나누는 모임이 ‘봉은사 차문화연구소’다.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사람들과의 어떤 관계도 원활하게 하는, 차 한잔 하는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에서 그냥 쉽게 누구든지 편안하게 이렇게 티타임 갖듯이 차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차와 선이 둘이 아니거든요. 차 생활을 하는 그 자체는 건강에도 좋고 정신 건강도 좋습니다. 조주선사의 ‘끽다거(喫茶去, 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 일화는 선 수행과 차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말해줍니다.”


봉은사 차문화연구소장 정도스님은 “요즘은 차 한 잔의 여유가 더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차 한 잔으로 인성이 바뀌고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도들과 일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은은한 차의 향기를 맡고, 차를 음미하며 여유를 찾는 이 시간들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옛 선사들이 차를 즐겼듯이 차를 음미하며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닦는 수행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저도 굉장히 원리 원칙을 따졌는데, 세월이 갈수록 둥글게 둥글게 다 용서가 됩니다. 아직 안 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제 보니까 원만한 인성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세월이 가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 인간에 대한 정이 필요하고, 앞으로 미래에도 사람들과의 인정, 이런 것을 더 나누는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니까요. 그것을 차 문화로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