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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마켓의 목소리] 통화정책 체계와 과거 미국의 빅스텝에 따른 주가 반응 톺아보기

지난 5월 4일, 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1.00%로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10여 년간 지속되던 저금리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다. 이에 과거 미국의 빅스텝과 베이비스텝 시기의 금리 변화에 따른 주가 반응에 대해 궁금한 점을 살펴본다.

 

WRITER 김주신

 

 

목적은 결국 물가안정
통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물가안정이다. 앨런 그린스펀(미국, 前 연방준비제도 위원회 의장)은 ‘물가안정’의 정의를 ‘가계와 기업 등 경제활동 참가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물가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라고 했다.

 

올해 5월 미국의 빅스텝 50bp 금리 인상을 제외하고, 1971년 이후 한 번에 50bp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횟수는 40차례나 된다. 그러나 통화정책체계 관점에서 본다면, 이 모든 인상을 빅스텝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bp : 이자율 계산 시 최소단위, 1%=100bp)


통화정책의 큰 틀을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명목 기준지표’*에 따라 통화량 목표제, 환율 목표제, 물가안정 목표제 등으로 부른다.

 

*명목 기준지표란?
중앙은행이 물가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중간목표로 중점 관리하는 명목변수. 환율, 통화량, 인플레이션 등이다.


먼저 통화량 목표제란 통화지표(M1, M2 등) 증가율을 명목 기준지표로 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표면적으로 미국은 1975년부터 1993년까지 통화량 목표제를 실시했다. 이 배경에는 화폐 교환방정식(MV=PY)이 있다.


화폐유통속도(V)가 일정하다면, 통화량(M)과 물가(P) 사이에 안정적인 관계가 지속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경제성장(Y)도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다.

 


통화량 목표제의 폐지 이후 연방기금금리 중요성 확대
1987년 8월 11일 앨런 그린스펀이 연준 의장에 공식 취임했다. 이때 연준은 관리목표를 통화와 지급준비금의 증가율에서 연방기금금리로 전환했다. 이후 1993년 7월에는 공식적으로 “통화량 목표제를 더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통화량 목표제 폐지 이후에는 운용 목표인 연방기금금리의 중요성이 확대됐다. 통화량이라는 중간목표가 사라짐에 따라 목표 연방기금금리 변경이 연준의 정책 의도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연준은 1994년 2월부터 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변경하는 경우 의결문에 공표하기로 했고, 1997년 8월부터는 목표의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했다.

 


베이비스텝의 등장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babystep)은 이때 등장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정책금리를 최초로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0.25%p 단위로 금리를 조금씩 움직여 변동성을 최소화해 물가와 경기를 조절하자는 취지였다.
1990년대에는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에 하락하는 징후를 포착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모색했다. 그린스펀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큰 폭으로 조정하기보다 소폭씩 조정한 후 파급효과를 점검하는 미세조정 방식을 선택했다. 향후 이 조치로 장기간의 경제안정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스텝의 등장
베이비스텝과 대비되는 개념인 빅스텝은 그린스펀 이후 등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980년에 나타났던 높은 연방기금 금리의 변동성은 통화량목표를 위해 높은 이자율 변동성을 용인하던 시기에 나타난 것이고, 현재처럼 연방기금금리가 연준의 정책 의도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아니었다.

 

베이비-빅-자이언트-점보 

금리 인상 보폭의 기준은?


기준금리는 보통 0.25%p씩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를 베이비스텝이라고 한다. 최대한 일반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물가를 조정하려는 방안이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시 베이비스텝을 활용한다.


빅스텝은 0.5%p 단위로 조정하는 것을 말하며, 주식 시장이 얼어붙거나 경기가 침체될 수 있으나 소비자물가가 치솟아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 단행한다.


자이언트 스텝은 0.75%p를 조정하는 것을 말하며 빅스텝보다 더 빠르고 과감한 금리 인상이다.


한편,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건 점보 스텝이라고 한다.

 

1994년 빅스텝, 전고점 회복에 1년여 걸려
과거 빅스텝 금리 인상 시기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1994년 이후인 1994~1995년과 2000년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1994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7차례에 걸쳐 3.00%에서 6.00%까지 300bp를 인상했다. 첫 3번은 25bp씩 인상했으나, 이후 3번의 50bp와 1번의 75bp 인상의 빅스텝이 있었다.


이는 시장기대를 앞서는, 인플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금리 인상이었으며, 인플레 억제 의지를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빅스텝에 대한 소수의견은 첫 금리 인상을 했던 2월 FOMC부터 등장했다. 이미 FOMC 직전이었던 1월 31일 그린스펀 의장은 상·하원 의회보고서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으로 인한 증시 고점은 금리 인상 시작 직전에 나타났다. S&P500은 첫 빅스텝 43일 전, 나스닥은 37일 후가 저점이었다. 마지막 금리 인상 후에야 전고점을 회복했으니 회복까지 1년 이상 걸린 셈이다.

 


2000년 빅스텝, 각각 7년, 15년 만에 전고점
다음은 2000년도의 사례다.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6차례에 걸쳐 4.75%에서 6.50%까지 175bp를 인상했다. 이중 처음 5번은 25bp 인상을 단행했으나, 마지막 금리 인상에서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이 있었다.

 

2000년 5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50bp 금리 인상은 잠재적인 공급을 능가하는 이례적이고 지속적인 강한 수요와 그에 수반되는 타이트한 노동시장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S&P500과 나스닥의 고점은 각각 50bp 금리 인상을 하기 약 2개월 전이었다. 그럼 빅스텝 이후 단기 저점은 언제였을까? S&P500은 인상 7일 후(전고점대비 10.1% 하락한 1,373pt)였고, 나스닥도 같은 시기 단기 저점(전고점대비 37.3% 하락한 3,164pt)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IT 버블 붕괴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으며, S&P500은 2007년, 나스닥은 2015년에 가서야 전고점을 회복했다.

 


선제적 인상, 증시 회복 계기
두 사례는 각각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선제 대응(1994~1995)’, ‘경기 과열 대응(2000)’이라는 목적으로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한 사례다.

 

이를 미루어볼 때 2022년 현재는 과거 사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물가 압력과 GDP 갭으로 나타나는 경기 또한 상당한 초과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확인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존에 시장이 기대하던 물가 궤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빅스텝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두 사례에서 빅스텝 이후 주가 추세가 꺾이는지 여부는 경기 침체 현실화 여부에 따라 달랐다.

 

1994년 조정 국면 이후 1999년까지 주가 상승 추세는 이어졌다. 중간에 아시아 외환위기, LCTM 사태 등이 나타났으나, 연준의 선제적 금리 인하는 이같은 사태가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


이번 국면에서도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날 때 연준이 선제적 대응으로서 인상 기조를 시장기대보다 빠르게 조정한다면, 인상 사이클이 끝나면서 증시 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