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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마켓의 목소리] 통화정책과 경상수지로 본 환율

환율 레벨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원자재 수입국으로서 환율이 급등할 때 수입 물가가 올라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밀어 올릴지가 핵심이다.


WRITER 김주신

 

추석 연휴 전 한국 자산시장의 화두는 환율이었다. 달러/원환율은 급등세를 이어가며 추석 직전 1,380원을 상향 돌파했다. 이창용 총재도 언급한 바 환율 레벨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원자재 수입국으로서는 환율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고환율에 되살아나는 IMF 트라우마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IMF라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 현재 1,400원을 앞둔 원/달러 환율에 대한 공포감이 크다. 원화만 약세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달러만 강해지는 현상이다.


요즘 궁금해하는 내용 중 하나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오르는 것이 맞나’,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고 묻는다.

 

현재 원화 약세 요인이 국내적인 것도 있지만, 대외여건에 의한 영향력이 큰데도 ‘환율이 불안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강하게 인상해야 하지 않나요?’라는 것이 질문의 골자다.

 

금리 인상 대응이 답?
2021년 이후 한국이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금리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미 간 단기금리차 역시 2022년이 시작할 때까지 원화에 유리한 조건이었는데 원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국내 금리 인상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 말대로 우리가 미국의 금리 인상 강도를 따라가 긴축을 이어가면, 원화 가치는 방어될까?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둔화와 같은 내생변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상수지 흑자 땐 금리도 안정
최근 경상수지가 약화 됨에 따라 원화 자체도 약세를 나타내고 금리도 동시에 오르는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는 둔화하면서 무역적자 폭이 커졌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이상 시장금리 안정을 위한 기반으로 대외 현금흐름으로써 경상수지 흑자가 높은 것이 중요하다. 과거 경상흑자 규모가 클 때는 금리가 하향 안정되고, 현재처럼 약화되면서 금리는 올랐었다.


무역수지 적자, 악순환 반복 중
문제는 한국이 무역수지 적자 분류에 속한다는 점이다. 한국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며, 지난 8월 무역수지는 95억 달러 적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나타나는 유가하락은 무역 수지 개선 요인이나, LNG 등 에너지 수입량 증가와 원화약세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무역수지 개선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원화 약세를 감안하면 수입 단가는 여전히 110달러 내외로 높다. 무역수지 적자가 통화가치 약세로, 또다시 수입 부담이 늘어나며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자금이탈도 원화 약세 부추겨
자본수지 중 금융계정 자금이탈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지는 부담도 있겠으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유출도 부담이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아직 높은 데다 가계는 달러 예금 같은 사재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늘고 있다. 덧붙여 원화 약세와 채권가격 하락에 따르는 채권시장 약세요인이 또한가지 원인이다.

 

인플레 부른 팬데믹
원화 약세 원인은 큰 틀로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와 식품 가격상승 때문이다. 전쟁이 한국을 포함한 취약국의 환율 및 금융시장 불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중심에 유럽이 있다. 현재 높은 에너지, 천연가스 가격을 중심으로 유럽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팬데믹 이후 풀려난 돈의 힘으로 올라온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이슈로 위력이 커졌고, 주요국 통화정책은 대부분 긴축영역까지 반영한 수준으로 올라갔다.

 

긴축 의지가 에너지 하락 불러
잭슨 홀 연설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경기 지표와 관계없이 물가 통제 전까지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설령 물가 피크아웃의 신호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신호만으로 긴축 강도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시장이 순환론(=물가 피크아웃-긴축 강도 완화)에 빠지지 않기 위한 중앙은행의 선제적 조치다.

 

따라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침체를 불사한 긴축 의지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긴축 강도 약화를 기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순환론이다.

 

연준의 공격적 인상은 상수이며, 이로 인해 물가 경로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변화해 나갈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
원화 환율은 한국 경제의 여러 지표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 경제가 과거 위기 때 보다는 외화 유동성이 양호하다고 한다. 하지만 거시경제지표가 모두 좋지 않다. 경제성장 둔화, 물가 상승, 정부 부채 증가, 경상수지 악화, 자본 국외 유출 등가 등은 환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가 걱정거리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취약한 부문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성장, 물가, 재정, 경상수지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