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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안전] ‘당뇨병 전 단계’ 무려 1,500만 명 시대. 골프가 답이다

올겨울도 매우 추울 것 같다. 겨울에는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병 사망률이 높다. 게다가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인구가 무려 1,500만 명인 시대다. 당뇨에 가장 특효인 걷기 운동을 권한다. 다행히 우리는 골프인 아닌가. 라운드에서도 가능하면 걸으면서 골프를 즐기자.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도 있다.

 

WRITER 이원태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매서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하고 있다. 당뇨 환자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 환자는 그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2형 당뇨 환자는 최근 5년간 약 27.8% 증가했다. 2030 젊은 층의 당뇨병 유병률 역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기에 질환 예방에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부자병? 국민병 된 당뇨
당뇨병은 한국인에게 질병 부담이 가장 큰 질환으로 지난 10년 동안 질병 부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2012년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행했을 당시 205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 환자 수 591만 명을 30년이나 앞서 추월했다. 2010년 당뇨병 환자 수가 312만 명임을 고려했을 때 10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인구가 약 1,583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민 2,000만 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부자병’으로 불리던 당뇨병은 이제 ‘국민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당뇨병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질병 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비는 2015년 약 1조 8,000억 원에서 2020년 약 2조 9,000억 원으로 5년 새 60% 이상 증가했다.

 

저혈당으로 쓰러진 A 씨
당뇨병 환자인 61세 A 씨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골프를 시작했다. 그는 평소와 같이 주말 골프로 필자와 함께 지난주 경기도 이천의 모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시작한 후 2시간 정도 지나면서 갑자기 몸이 떨리는 전조 증상과 함께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두통을 호소하다 쇼크로 의식을 잃었다.


무의식 상태라 사탕을 강제로 먹일 수 없기에 즉시 A 씨가 평소에 휴대하고 있던 글루카곤 주사(혈당을 올리는 주사로 당뇨 환자 가족이 평소 글루카곤 사용법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음)를 찾아 엉덩이 상부에 주사를 놓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즉시 응급실로 빠른 이송을 하였다.

 

응급실에서 정맥을 통한 포도당 수액을 공급(병원에서 검사한 혈당수치는 30mg/㎗로 매우 낮았다)하면서 아주 위험한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저혈당(혈당수치가 70mg/㎗ 이하) 환자가 고혈당보다 위험한 여러 원인이 있지만 반복되는 저혈당(20mg/㎗ 이하의 심각한 저혈당이 30분 이상 지속 시)이 발생하면 인지기능 장애나 치매의 위험, 특히 수면 중에 심장마비 등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뇨 발’ 결국 절단까지 B 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골프마니아인 65세 B 씨는 20년 넘게 당뇨병을 앓고 있다. 5년 전에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피부 궤양이 발생했다.

 

동맥경화가 심해져 엄지발가락 동맥이 막힌 결과,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이른바 ‘당뇨 발’이었다. 좁아진 동맥을 넓히는 혈관 시술을 수차례 받으면서 버텼지만, 결국 지난달에 엄지발가락을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골프도 영원히 즐길 수가 없게 됐다. 사람들과 교류가 뜸해지자 장애로 오는 우울증으로 삶의 의욕도 포기한 채 무기력하게 살고 있다.

 


진짜 무서운 건 합병증
당뇨병은 질환 자체만큼이나 합병증 위험이 크다는 게 문제다. 일단 발병하면 자연적으로 완치되는 경우는 5% 미만이며, 완치시키는 약도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위험군에 대한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죽을 때까지 골프 칠 생각을 한다면 국민병에 편승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야 한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엄격한 혈당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예방될 수 있으며, 이미 합병증이 발생했어도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현재까지는 혈당을 철저하게 조절함으로써 그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당뇨 예방 3대 수칙
당뇨병을 예방하는 3대 수칙은 소식(알맞은 식사), 골프(적당한 운동), 약물섭취(혈당강하제나 인슐린사용)다. 특히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운동에는 가벼운 운동, 중간강도 운동, 고강도 운동이 있다. 가벼운 운동은 준비운동의 성격으로 운동 전 근육과 관절, 심혈관 및 호흡기관에 ‘나 이제부터 운동 시작할 테니 준비해!’라고 신호를 보내는 운동으로 5~10분 정도 맨손체조, 천천히 걷기 등이 좋다.


본격적인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는 중간강도 운동은 근력을 강화하고 근육질의 몸매를 가꾸기에 효과적으로 주로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 권장되는데 빨리 걷기 또는 파워 워킹, 가벼운 건강달리기, 등산, 자전거, 배드민턴, 탁구, 에어로빅댄스 등이 해당한다.


과유불급, 알맞은 운동 선택하자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고,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낮춘다. 다만 중년 이후의 당뇨 환자에게는 고강도의 운동은 권장하지 않는다. 혈당이 300mg/㎗ 이상이면 혈당이 더 올라가거나 혈중 케톤이 증가하여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운동을 삼가고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골프 라운드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특히나 ‘허벅지’ 근육 단련을 위해 빠른 걸음으로 라운드를 즐기면 당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허벅지 키우면 혈당 조절 효과
허벅지 근육이 많고 둘레(남자 60㎝ 이상, 여자 57㎝ 이상)가 클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적어진다. 특히 허벅지 근육이 혈당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허벅지는 온몸 근육의 2/3 이상이 모여 있는 곳으로 실제로 허벅지 근육은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한다. 이로 인해 허벅지 근육량이 많을수록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다.

 

허벅지 둘레와 당뇨병 유병률 관계를 분석했더니, 허벅지 둘레가 클수록 당뇨병 위험이 낮았다. 특히 남성은 허벅지 둘레가 60㎝ 이상인 사람은 허벅지 둘레가 43㎝ 미만인 사람보다 당뇨병 위험이 1/4에 불과했다.

 

우리 몸의 근육은 몸속 장기·조직 중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부위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몸속 포도당이 많아지는데, 이때 췌장에서 분비한 인슐린이 당을 분해해 혈당을 조절한다. 인슐린은 몸속 장기와 조직에 포도당을 보내 에너지원으로 쓰게 만들고, 마지막으로는 근육 세포에 보내 근육의 에너지원으로 쓰게 한다. 따라서 어느 부위든 근육이 많으면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습관적으로 허벅지 단련하기

골프를 통해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빠른 걸음(시속 5㎞ 이상)으로 걸어서 다음 홀로 이동한다. 라운드 후 시간이 허락하면 스쿼트나 레그프레스를 10~20분 정도 하고 난 뒤에 골프를 마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평소 스쿼트는 1주 4~7회를 10분~20분, 레그프레스는 1주 4~7회를 10~20분 하는 게 적당하다. 계단을 수시로 오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의 강도는 약간의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운동해야 한다. 단, 고혈압 환자는 저혈당 위험이 있어 운동하기 30분~1시간 전에 식사하고 운동하기를 권한다.

 

걷기가 최고, 골프도 최고
운동요법으로는 골프처럼 걷는 운동이 최적이다.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자연스럽고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권장한다. 운동 시간은 식후 1∼3시간 뒤가 가장 좋다. 다만 혈당치가 80mg/㎗ 이하면 운동 중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있으니 운동 전에 혈당치가 100mg/㎗ 이상인지 확인한 다음 운동을 시작한다. 골프 라운드 도중에 혈당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골프복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넣고 다니는 게 좋다. 운동 도중 혈당이 300mg/㎗ 이상이면 걷기보다 카트로 이동하고 라운드를 마치면 병원에서 혈당을 체크하면서 상담을 받도록 권장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대 운동능력의60∼75%쯤 되는 운동강도를 권하고 있다. 당뇨 환자와의 골프 라운드에서 40%의 운동강도인 편안하면서 빠른 걸음의 필드 걷기만으로도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필자가 직접 확인한 적도 있다.


따라서 라운드 때 카트 이용은 자제하고 꾸준하게 필드를 걷는 것을 권장한다. 골프가 없는 날에도 하루 1시간 정도 빠른 걸음이나 산책을 권한다. 젊고 체력이 좋은 경우에는 저혈당처럼 운동에 따른 합병증만 주의하면 근력 운동처럼 힘든 운동이라도 적극적으로 권한다.

 


라운드 도중 당뇨 증상 나타났다면?
당뇨병이 가장 무서운 것은 저혈당증이다. 혈액 속에 포도당이 부족할 때 나타나며 혈당의 60mg/㎗ 이하로 떨어지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장시간의 라운드에서 발생하는 저혈당은 매우 위험하며 현장에서 즉시 조치해야 한다.


라운드 도중 발생해 의식 있는 경우라면 동반자는 즉시 설탕, 꿀, 과일 시럽, 음료수(오렌지 주스), 초콜릿 등을 먹이고, 갑자기 쓰러지곤 의식 없다면 기도가 막힐 위험이 있으므로 먹이지 않고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꾸준한 조절이 곧 완치
생활 습관병인 당뇨에 완치 개념은 없다. 꾸준한 조절이 곧 완치라고 생각하고,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평소 식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고지방 음식, 적은 수면시간 등이 당뇨병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당뇨병 전 단계 관리지침에 따르면 비만인 경우, 체중을 5~7㎏ 줄이고 주당 150분 이상 빠른 걷기를 하면 혈당을 낮출 수 있다.


근육량이 적으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 근육량을 늘리면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지방 .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을 제한하며 생선 . 살코기 . 채소가 포함된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도 당뇨병 전 단계 관리에 중요하다.


아울러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 역시 건강한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저녁 식사가 늦거나 야식을 자주 먹어도 공복혈당장애를 악화시킨다. 오후 7시 전에 식사하고 식사량과 식후 커피믹스·과자 등 디저트도 줄이는 게 좋다.


소홀한 순간 악화, 멈추지 말자
당뇨병은 관리에 소홀할수록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당뇨병 질환 관리는 지금 현상보다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보다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정기검진을 통해 몸 상태를 파악하고 금연과 절식 등을 통해 건전한 생활 습관을 지니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걷기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제 골프 라운드에서 카트 이용을 사양하고 걸으면서 골프를 즐기자.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글귀를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