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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2022 KPGA, 훈훈한 시상식으로 마무리

선수부터 캐디까지..17개 부문 시상
깜짝 결혼소식, 후배들 위한 덕담으로 훈훈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22시즌 KPGA 코리안투어가 정말로 막을 내렸다.

 

KPGA는 오늘(8일, 목) 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가졌다. KPGA와 제네시스가 주최한 이번 시상식은 코로나19 이후 열리는 첫 오프라인 시상식으로, 꽉 찬 객석만으로도 괜히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이었다.

 

 

 

 

로비에서는 2022시즌 우승컵과 제네시스 TOP10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간 포토월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간만의 오프라인 행사에서 수트를 차려입고 나타난 선수들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정신없었다.

 

시상식은 JTBC 골프 강한서, 정순주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구자철 KPGA 회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3관왕 김영수 "나한테도 이런 순간이 올까 하며 달려왔다"

2022 KPGA 제네시스 대상에는 제네시스 포인트 총 5,915.05포인트를 획득한 김영수(33·PNS홀딩스)가 생애 첫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영수는 수상 소감에서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대상을 탈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한테도 이런 순간이 올까 하면서 달려왔다”면서 “팬들과 지원해준 많은 이들 덕에 오늘의 영광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내 골프가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인내하고 노력한 그 시간들이 돌아보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면서 “이 기억들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해 장내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2022시즌 총 791,320,324원의 상금을 따내 투어 데뷔 이후 한 시즌 개인 최다 상금을 쌓은 김영수는 ‘제네시스 상금왕’까지 석권했고, 한국골프기자단이 선정한 ‘기량발전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을 달성했다.

 

김영수는 상금왕 수상 소감에서 “2018년 챌린지투어 상금왕으로 참석했는데, 오늘은 코리안투어 상금왕으로 참석해 감회가 새롭다. 가족에게 감사하고, 늘 운동에 도움을 주는 재민이(군 후임병으로 만난 캐디 김재민 씨)가 항상 ‘인생에는 실패가 없다. 과정과 성공뿐이다’라는 말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다. 좌절하지 말고 함께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금만? 선진 투어 기회까지 풀코스로

제네시스는 2016년부터 KPGA 코리안투어의 대상 포인트와 상금 순위를 후원해왔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10명에게는 총 3억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며, 1위에게는 보너스 상금과 더불어 제네시스 차량을 부상으로 제공한다.

 

대상을 수상한 김영수에게는 1억 원의 보너스 상금과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1대가 부상으로 주어졌고, KPGA 투어 시드 5년, PGA투어 대회인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 DP 월드투어 시드 1년이 제공된다.

 

특히 올해는 선수들에게 선진 투어 진출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승 캐디에게 트로피를 제공하는 등 캐디에 대한 예우 프로그램도 강화해 선진적인 투어 문화를 만드는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요섭 “아쉬움이 원동력될 것”

시즌 막바지 아쉽게 대상에서 멀어진 서요섭은 시즌 우승자로 구성된 ‘챔피언스 클럽’에 선정됐다.

 

사실 본지(골프가이드) 12월호에서 2022 Most Impact Player로 선정한 서요섭인 만큼 행사 시작 전부터 그를 지켜봤다. 어느 시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낸 만큼 그를 찾는 인사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석패의 아쉬움도 슬쩍 보이기도 했지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훌훌 털어내고 다음을 준비하는 다부짐도 엿보였다.

 

서요섭은 한 해를 돌아보는 소감에 대해 “올 한 해, 잘한 한 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쉬움이 있지만, 그런 아쉬움을 내년을 준비하는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내년 활약을 약속했다. 정순주 아나운서가 내년도 우승 목표를 묻자 “올해 2승 했으니 내년에는 3승을 노리겠다”며 의연히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인상 배용준 “다 적어왔어요”

생애 단 한 번 수상할 수 있어 의미가 큰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은 배용준(22·CJ온스타일)에게 돌아갔다.

배용준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분들을 빼먹지 않고 다 말씀드리려고 (명단을) 적어왔다”며 주머니에서 명단을 꺼내 들었고, 신인다운 풋풋함을 보였는데, 명단의 마지막은 한 해 동안 ‘원팀’으로 함께 한 캐디의 이름이었다.

 

 

훈훈한 소감 줄줄이 이어져

이처럼 이번 시상식에서는 유독 ‘훈훈한’ 수상 소감이 많이 나왔다.

 

시즌 2승으로 챔피언스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박은신은 “13년 동안 우승을 꿈꿨는데, 드디어 이번 시즌 2승을 하고 이런 좋은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밝혀 ‘고진감래’를 몸소 체험한 감회를 전했다.

 

감사 인사와 더불어 투어에 도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격려와 동기부여도 수상 소감에 자주 등장했다.

 

특히 ‘최저타수상(덕춘상)’을 수상한 김비오(평균 타수 69.89타)는 소감에 앞서 “다.방.면으로 유명한 골프선수 김비오입니다”라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사상누각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한다. 모래 위에 쌓은 탑이 아닌 성실하게 기초를 쌓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 단단한 바닥 위에 탑을 쌓아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 미래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도 “꿈이 있다면 이를 악물고 포기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면서 후배들을 위한 덕담도 함께 건넸다.

 

한편 김비오의 캐디 이순석 씨는 ‘베스트캐디상’에 선정돼 겹경사가 됐다. 이 씨는 “김비오와 함께한 지 7년”이라며 “늘 1타만 줄이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번도 허투루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캐디로서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게 흔한 일이 아니기에 이런 상을 마련해준 제네시스 측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황중곤, 조민규 우승부터 결혼까지 달성

뜻밖의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시종일관 만면에 미소를 띠고 행사에 참석하던 황중곤은 “이번 주 토요일에 대상 시상식이 열리는 바로 이곳에서 결혼식을 하게 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사회자가 신부에게 띄우는 영상 메시지를 청하자 “복귀시즌인데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아내를 만난 덕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더 잘 할테니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결혼 소식은 또 있었다. 국내로 돌아온 첫 시즌을 보낸 조민규다. 그는 “안타까운 시합도 많고 잘한 것도 있었다. 내년에는 오랜 숙원이던 ‘국내 우승’ 달성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결혼 소식이 있다더라는 사회자의 말에는 “솔직히 평생 결혼 못 할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흐려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황중곤과 마찬가지로 신부에게 영상 메시지를 부탁하자 한참 뜸을 들이다 “나를 선택해줘서 고맙고, 최선을 다해서 잘 하겠습니다”라고 어색하지만 귀여운 영상 편지를 띄웠다.

 

 

‘수고했어, 올해도’

이밖에도 KPGA 코리안투어의 다이내믹의 상징과도 같은 K-헐크 정찬민이 평균 드라이브 거리 317야드로 로케트배터리장타상을 차지했다.

 

가장 정확한 티샷을 날린 선수는 김학형이었다. ‘니콘 페어웨이 안착률 상’을 수상했고, 김홍택이 평균 그린 적중률 78.5%로 ‘아워홈 그린 적중률 상’을, 이태희가 평균 리커버리율 64.8%로 ‘LB세미콘 리커버리율 상’을 받았다.

 

올 시즌 한국 남자 골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막내 김주형에게는 해외특별상이 수여됐고, ‘우수 선수상’에는 김종덕, 김상현이 선정됐다.

 

‘올해의 경기위원상’에는 한덕일, ‘우수 지도자상’에는 이경훈이 선정됐고, ‘베스트 토너먼트코스 상’에는 에이원컨트리클럽이 선정됐다.

 

총 21개 대회, 총상금 203억 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한 2022시즌인 만큼 여느 때보다 더 치열한 승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수고했어, 올해도’라는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