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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부터 극복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는 함정우와 노승희

| IMPACT |

 

슬럼프부터 극복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는

함정우노승희

 

 

함정우는 지난해 제네시스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번 시즌 PGA 콘페리 투어까지 병행했다. 이 때문에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전체적인 샷의 날카로움이 무뎌졌다. 골프존-도레이 오픈 전까지 상위 10위에 두 번 정도 이름을 올리는 데 그치며 깊은 슬럼프의 늪에 빠졌다. 노승희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생애 첫 우승을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이루고 난 뒤 마음이 앞서갔다. 풍선처럼 조절되지 않는 붕 뜬 마음은 노승희를 상위 10위에 안착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정신을 다잡고 초심을 상기한 뒤 OK 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접어두었던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다시 한번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진권 기자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함정우는 골프존-도레이 오픈 1라운드에서 이글 한 개와 버디 다섯 개를 기록하며 보기 없이 7언더파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결점 없는 플레이를 하며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오랜 기간 이어온 부진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목격한 팬들은 이번 대회에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2라운드에서는 더 날카로운 샷감으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3라운드에서는 공동 4위로 마쳤지만, 선두와 4타 차를 유지했다. 각종 기록이 쏟아지는 대회 에서 함정우는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 1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다시금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정우가 주춤하는 사이 순위의 판도가 누가 우승할지 예측할 수 없는 난전의 기류를 보였다. 그럼에도 묵묵하게 타수를 줄여나가던 함정우 는 결국 옥태훈, 장희민, 강태영과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때 그의 앞에 18번 홀이 나타났다. 마음을 다잡고 친 강력한 티샷이 러프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글을 위해 투온을 시도했으나 세컨드 샷이 벙커에 박혔다. 공을 빼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린 위에 닿을 수 없었다. 그때 함정우는 승부를 걸었다. 정신을 다잡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약 9m 9.88야드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것이다. 그 샷으로 단숨에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경기 후 함정우는 우승소감을 밝혔다.

 

 

“사실 올해는 우승할 줄 몰랐습니다. 미국 콘페리 투어를 다녀온 후 감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최대한 감을 끌어올린 후 2025년에 다시 한번 날아보자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우승은 마치 딸 ‘소율이’ 같습니다.(웃음) 투어에 데뷔한 후 제네시스 포인트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습니다. 해외 투어 대회를 병행하면서 KPGA 투어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데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못해 주변 분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족들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해줬고 그 힘으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노승희는 1라운드부터 보기를 하며 여전히 슬럼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는 선전하며 이동은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며 맹추격에 나섰다. 14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15번 홀(파4) 그린 주변 러프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낸 이후엔 공동 선두가 5명으로 누가 우승할지 알수 없는 혼전의 양상을 보였다. 17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3.6m가량 남기는 위기를 맞이했지만, 파를 지켜내며 공동 선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때 노승희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18번 홀(파5)에서 101m를 남겨두고 친 세번째 샷을 1.5m 정도에 붙여 우승 버디를 잡아냈다. 이로써 3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통산 2승을 거뒀다. 노승희도 우승 후 소감을 말했다.

 


“서원 밸리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며 핀을 공격적으로 노려야 하는 까다로운 코스입니다. 그래도 지금 샷감과 퍼트감이 워낙 좋아 이번 주도 기대됩니다. 전 경기 출전으로 체력적으로 조금 부담이 되지만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의 문을 두드릴 기회라는 사실에 설렙니다.”

 


함정우와 노승희 두 선수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으나 평정심을 유지했다. 또한 슬럼프라는 벗겨지지 않았던 허물을 두 선수 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시원하게 벗어 던졌다. 제네시스 우승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함정우는 재정비 후 다시금 해외 투어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은 다음에 있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후 120번의 노력 끝에 우승을 쌓아가고 있는 노승희는 벌써 다음 경기의 코스를 분석했다. 서원 밸리에서 펼쳐지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어떤 결과를 기록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