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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신속한 대응, 심정지 선수 살렸다

 

G.ECONOMY 조도현 기자 | 심판의 신속한 대응이 심정지 선수를 살렸다.


지난 9일 호원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호원대와 건국대의 2021 U리그 6권역 경기. 이 날 선발 출전했던 호원대 박준영은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8분 수비 진영에서 상대 공격수와 공중볼 경합을 시도하다가 중심을 잃고 머리부터 떨어졌다.


“볼 경합 도중에 저희 선수가 헤더를 위해 점프했는데 상대편 선수가 허리를 숙이면서 저희 선수가 그 선수 등을 타고 머리로 떨어졌어요. 그러면서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왔죠.” - 홍광철 호원대 감독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준영은 의식을 잃었다. 혀가 말려들어가고 몸이 경직되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상황 발생 직후 주심 이승욱 씨와 1부심 이홍선 씨는 곧바로 뛰어가 응급처치에 나섰다. 이홍선 부심은 부심기를 이용해 신속한 기도 확보에 나섰고, 이승욱 주심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윤진영 2부심과 이상이 대기심은 빠른 응급처치를 위해 주변을 확보했다.


“호원대 선수가 떨어지면서 몸이 경직되는 것이 바로 보이더라고요. 컥컥거리면서 숨도 제대로 못 쉬었어요. 그래서 저는 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1부심이 뛰어와서 부심기를 입에 넣어 호흡을 되돌렸어요. 다른 선수들도 옆에 있었는데 호원대 선수가 계속 몸이 경직되니 움직이는 몸을 잡아주고 기도 개방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응급처치를 했죠.” - 이승욱 주심


심판진의 응급처치 후 곧바로 현장 의료진이 기도삽관 및 처치를 진행하면서 박준영은 의식이 되돌아왔고 자발적으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구급차로 의료진과 함께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사를 받았다. 박준영은 현재 어깨와 목의 통증 이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다.


“처음 그 상황이 발생하고 난 뒤에 선수가 팔과 다리를 움직여서 의식이 있는 걸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의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경직돼 웅크려지는 것이었죠. 응급처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정말로 큰일이 날수도 있었습니다. 심판진분들과 저희 스태프들, 선수들까지 모두 적절한 대처를 했어요.” - 홍광철 호원대 감독


“선수가 호흡을 못한다는 것이 눈에 보이자마자 무조건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심판 교육 당시 심폐소생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았죠. 특히 김희곤 주심(2018년 11월 K리그2 승강 준PO 당시 이승모 응급처치)의 사례를 영상으로 본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거의 똑같은 상황이니까요.”


“기도 개방을 한 이홍선 1부심이 제법 연륜이 있으신 분인데 심판 생활 10여 년 동안 2, 3번 정도 이런 일을 겪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학생 시절 워터파크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하긴 했지만 심판 생활 시작하고서는 처음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때 당시 선수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이상이 없다는 연락을 받긴 했는데, 지금도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은데 연락하기 좀 그래서 못하고 있었네요.” - 이상 이승욱 주심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심판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덕분에 박준영은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호원대 홍광철 감독은 심판진의 적절한 대처에 거듭 고마움을 표현하며 축구계 구성원 모두가 응급처치 교육을 신경 써서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선수는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고 부모님과 함께 귀가했습니다. 아직 전화를 드리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도와주신 심판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꼭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요즘 응급처치 관련한 교육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지도자들도 응급처치 교육을 철저히 받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상황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잖아요. 미리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상 홍광철 호원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