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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박람회 유감

골프강국 위상에 걸맞는 제대로 된 멋진 골프박람회를 보고 싶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내용과 전혀 관계 없음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국내에서 열리는 골프박람회가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지는 꽤 오래다. 박람회에 다녀온 분들은 대개 공감할 것이다. 큰 기대를 갖고 갔지만 막상 구매할 게 그리 없다는 얘기다. 참가업체수도 많지 않고 신제품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늘 보던 제품이나 엇비슷한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골프용품 가격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나마 박람회장 상당 부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재고물품을 파는 매장이 차지하고 있다.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나 관심을 가질만한 프로그램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재미난 쇼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박람회가 갖는 매력이 없다.

신제품이 나오지 않고 용품 구매 가격도 차이가 없으면 골퍼들로선 굳이 시간을 내서 박람회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

골프박람회가 이처럼 시들해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골프용품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참가업체가 많지 않은 탓일 것이다. 또 용품 외에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벤트나 프로그램이 적고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절대 부족하다.

최근엔 골프용품 빅 브랜드 업체가 잘 참여하지 않는다. 골프박람회에 가 보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빅 브랜드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빅 브랜드가 참여했다고 해도 내용은 역시 부실하다. 빅 브랜드답게 박람회에 걸맞는 내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빅 브랜드들이 참여하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박람회에 참여해봐야 얻을 게 없다면 참여할 이유가 없다. 그게 기업의 생리다. 박람회에 자선사업 하려고 나오는 업체는 없다. 큰 업체든 작은 업체든 박람회에 나가면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한다. 그게 안되면 업체 입장에선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 환경이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예전엔 인터넷이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판매나 홍보 등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 시절엔 박람회가 갖는 성격과 역할이 지금과 달랐다. 이젠 예전 박람회가 갖고 있던 정보 교환이나 홍보마케팅, 신규고객 확보 등의 역할을 상당 부분 인터넷이나 SNS가 대신하고 있다.

박람회 역할이 줄어들거나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똑같은 아이디어와 형식으로 판을 벌이면 고객들은 외면한다. 고객이 찾지 않는 박람회는 더 이상 박람회로서 가치가 없다.

일부 골프박람회에 가보면 박람회라고 부르기도 민망할만큼 수준 이하다. 참여업체도 몇 안되고 눈에 띄는 물건도 찾기 어렵다. 고객을 끌만한 요소가 없다. 그런 박람회가 개선도 되지 않은 채 해마다 반복된다.

골프박람회라면 이름에 걸맞게 제대로 열렸으면 좋겠다. 선진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신제품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또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정보가 교환되고 골프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참가업체들도 얻는 게 있고 박람회를 찾아가는 고객들도 얻는 게 있는 그런 박람회 말이다.

그렇게 하려면 골프박람회 기획부터 준비가 완벽해야 한다. 관련 업체가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최측에선 세심하게 계획을 짜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박람회 시기와 기간은 적정한지, 업체와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업체 참가 비용은 적절한지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이 골프박람회에 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저 때가 되니 골프박람회란 이름으로 지역을 돌아가며 행사를 하고 적당하게 돈도 버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주최측도 한국의 골프산업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골프용품업체도 마찬가지다. 특히 빅 브랜드 업체들은 골프박람회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고객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일부 외국 브랜드는 신제품이 나오면 한국에서 먼저 발표회를 가질 정도로 한국의 골프시장은 매력적이다. 구매력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그처럼 한국 고객 덕에 큰 업체가 한국 고객을 외면하면 “한국에서 돈만 벌고 아무 것도 하는 게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국은 골프강국이다. 특히 여자골프는 세계 정상이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그런 골프강국이 골프산업에선 아직 기대 이하다. 국내 브랜드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빅 브랜드 가 없다. 골프클럽이든 볼이든 골프웨어든 수입 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골프정책도 달라진다. 현 정권에선 아직 골프에 대해 이런 저런 애기가 없다.

그런 마당에 골프박람회는 골프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場)이기도 하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매년 초 열리는 PGA 쇼는 세계 최대 골프박람회답게 그 규모나 내용이 크고 알차다.

반면 국내 골프박람회는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느낌이다. 골프 기자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골프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제대로 된 멋진 골프박람회가 열리고 국내 골프산업도 함께 발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