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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주소향, 홍철기 부부 6월 7일 전남 보성CC에서 함께 생애 첫 홀인원 경사

-마운틴 코스 3, 7번홀에서 1시간 4분차로 차례로 성공시켜

사진 왼쪽부터 홍철기, 주소향 부부. 오른쪽은 파트너였던 정옥자 남현호 부부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골퍼에게 홀인원(Hole in one)은 평생 소원이자 간절한 꿈이다. 사람들이 홀인원을 염원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홀인원은 단순히 골프를 잘 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론 골프를 잘 치면 홀인원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조금 높아진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 홀인원은 실력보다는 운에 더 좌우된다. 그래서 골프를 잘 치는 싱글 핸디캡 골퍼가 한번도 해보지 못한 홀인원을 초보 골퍼가 하는 경우도 있다.
홀인원이 얼마나 어려우면 “홀인원을 하면 3년은 재수가 있다”거나 “홀인원을 하는 것만 봐도 1년은 재수가 좋다”라는 말이 생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홀인원을 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전용 보험까지 생겼을까.
확률상으로도 홀인원은 어렵다. 수학자 프랜시스 실드 박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 할 가능성은 1/12,200 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18홀 코스를 3,000번 돌아야 한번 나온다는 뜻이다. 이는 주말 골퍼가 매주 쉬지 않고 한번 라운드를 57년간 계속해야 나올 수 있다.

부부 모두 9번 아이언으로 쳐 홀인원한 것도 신기해, 홀인원 후 골프장측으로부터 인증서와 선물도 받아

이런 어려운 홀인원을 부부가 같은 날 함께 라운드를 하며 1시간 4분차로 연이어 해내 화제다.
전남 여수에 사는 주소향(여 58), 홍철기(남 60) 부부는 지난 6월 7일(목) 보성CC 마운틴 코스 3번과 7번홀에서 각각 홀인원을 했다. 그것도 부부 모두 생애 첫 홀인원이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실제 일어난 것이다.
테이프는 부인인 주소향 씨가 먼저 끊었다. 오후 5시 38분 파3, 3번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갔다.
이 홀은 전장 156m로 한가롭게 산 속을 거니는 듯 여유로움을 갖게 해주는 홀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별다른 장애물이 없다. 2개의 그린 중 오른쪽 그린을 사용한 이날 레이디 티에선 75m 거리에 홀이 있었다.
본인은 물론이고 남편과 동반자였던 남현호, 정옥자 부부도 엄청 놀라고 흥분했다.
그리고 1시간 4분 뒤인 오후 6시 42분. 이번에는 남편인 홍철기 씨가 또 일을 저질렀다.
파3, 7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것. 120m 거리에서 홍 씨 역시 9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로 들어갔다.
그는 “실거리가 130m는 돼 보여 9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했다.
홍 씨는 “이날도 친한 친구와 부부가 함께 쳤는데 홀인원을 두 번이나 하고 나니 정신이 없었다.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받고 소문도 났다.”고 했다.
부부는 이날 보성CC에서 골프장측으로부터 홀인원 인증서도 받고 축하 선물도 받았다.

부부는 골프 구력이 각각 18년 안팎 되는 골프마니아, 남편 홍 씨는 이글도 7, 8회 한 베테랑

주소향, 홍철기 부부는 각각 골프 구력 17, 18년에 핸디는 18, 8개다.
홍 씨는 “홀인원은 생전 처음으로 했다. 이글은 파4홀에서 샷이글로 2회, 파5홀에서 대여섯번 했던 것 같다. 그 가운데 2회는 해외에서 하고 나머지는 모두 국내에서 했다.”고 했다.
홍 씨는 금융권에서 근무하다 퇴직해 지금은 쉬고 있다.
그는 “골프를 좋아해 매월 너댓번은 라운드를 한다. 주로 부부와 함께 치거나 친구들과 친다.”고 했다.
홍 씨는 “골프를 하면 우선 재미가 있다. 또 운동도 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몸에도 좋다. 다들 골프를 치면서 느낄 것이다. 그래서 골프를 치는 것.”이라고 했다.

주소향 씨가 홀인원을 한 직후 볼을 손에 들고 동반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좌로부터 홍철기, 주소향 부부. 오른쪽은 정옥자, 남현호 부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만큼 앞으로 이 부부가 또 어떤 행운을 맞을지 궁금

부부 중 한 사람도 홀인원을 하기 어려운데 부부가 그것도 같은 날 함께 라운드를 하면서 1시간여 차를 두고 차례로 홀인원을 하는 것은 확률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그런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인생을 살다보면 그런 일이 드물지만 일어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수학적으론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현실에선 얼마든지 일어난다. 그게 골프고 인생이다.
주소향, 홍철기 부부는 꿈 속에서나 벌어질 만한 일을 직접 겪었다. 이번 부부 홀인원 경사를 계기로 이 부부가 앞으로 또 어떤 행운을 맞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보성CC, 홍철기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