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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 홀에서 8번 아이언, 88번 볼로 잡은 행운, 한국잡지협회 정광영 회장

-6월 9일 제주 테디밸리에서 20년간 꿈꿔 오던 첫 홀인원 경사 맞아

정광영 회장이 홀 안에 있는 골프공을 확인한 뒤 핀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8'자 행운이 겹쳤다. 8번 홀에서 8번 아이언클럽, 88번 골프공으로 홀인원(Hole in one)을 한 행운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그것도 20년간 꿈꿔 오던 생애 첫 홀인원이다. '8자' 네 개가 겹치면서 꿈에 그리던 홀인원을 한 주인공은 바로 한국잡지협회 정광영(58) 회장.

지난 6월 9일 제주 테디밸리골프장(서귀포시 안덕면 한창로 365) 테디코스에서다.  이틀 전인 7일부터 한국잡지협회 발행인들의 연중 행사인 여름 세미나를 마치고 회원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한 라운드를 할 때였다. 동반자는 백종운, 이락순, 오세현 씨.

전날 행운권 추첨 때 받았던 'Z1(제트원)88' 골프공이 행운의 시초였다. 정 회장은 이 골프공 1다즌(12개, 3개들이 4개)을 받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회원들에게 3개는 나눠주고 1개들이(3개)로 이날 플레이를 했다. 처음 쳐 보는 골프공이었지만 타구감이 좋았다.

테디코스 8번홀. 파3홀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고저차는 6m로 약간 오르막 홀이다. 전장 199m지만 이날 레귤러 티에서 홀까진 115m였다. 그린 앞 왼쪽에 2개의 벙커, 그리고 그린 오른쪽에 1개의 벙커가 놓여 있지만 크게 까다롭지는 않는 홀이다. 홀은 그린 중앙.

그는 평소보다 약간 긴 클럽을 빼들었다. 미즈노 8번 아이언클럽이었다. 그린 앞 왼쪽 벙커의 오른쪽 끝을 보고 가볍게 쳤다. 제대로 쳤다고 생각한 순간 공은 그린에 떨어져 오른쪽으로 굴러갔다. 돌아서려는데 경기도우미(캐디)가 "회장님,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간 것 같아요."라고 소리쳤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린으로 뛰어가는 경기도우미를 따라 잰 걸음으로 그린으로 향했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이 밀려왔다. 그린에 가보니 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홀안을 들여다 봤다. 공은 그곳에 있었다. 그 순간 온몸이 짜릿했다.  마침 경기도우미가 홀 앞에 타월을 깔아줬다. 그는 홀을 향해 넙죽 절을 했다.

20년간 품어온 한을 푼 것이다.

정 회장의 홀인원을 증명하는 인증서

정 회장은 "그동안 동반자 8명의 홀인원을 지켜보면서 내 자신이 홀인원을 하지 못해 늘 아쉬웠다. 이번에 그 한을 풀었다. 더구나 잡지협회 회장 재임 중에 개최한 행사에서 홀인원을 해 더 좋았다. 협회 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인 것 같다. '홀인원을 하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데 이 기운이 잡지협회 전 회원사에 전달돼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밤 꿈 속에서 지난 2월 돌아가신 어머님을 만났는데 나에게 영감을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골프 구력 20년에 베스트 스코어가 72타인 싱글 핸디캡 골퍼이자 골프마니아다. 요즘은 주로 주말을 이용해 주 2, 3회 정도 필드에 나가 라운드를 즐긴다.

그는 경기 여주에 있는 솔모로CC 동코스 12번 홀에서 이글(Eagle)을 한 후 3주가 지난 뒤 이글 기념 라운드 때 같은 홀에서 또 이글을 하기도 했다. 우연치고는 참 신기한 우연이다.

정 회장은 이번 잡지협회 발행인 세미나에서 회장 재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 협회의 경우, 세미나에서 차기 회장으로 입후보를 원하는 회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이 관행이라 뜻을 밝히게 됐다. 주변 회원들의 연임 권유도 있었고, 일을 하다 보니 2년 임기로는 계획했던 사업을 모두 마무리하기에 좀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이 홀인원을 한 뒤 동반자들과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

정 회장은 1995년 '건축세계'를 창간해 건축, 인테리어, 조경,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매진해 왔다. 잡지 창간 후 2년 남짓 지난 시점에 찾아온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로 회사가 폐업 위기를 맞았으나 그동안 축적해온 콘텐츠를 들고 세계 여러 곳의 유명 도서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발로 뛰는 영업과 홍보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깨닫고 돌파구를 찾던 중 종이책도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한글과 영문으로 된 잡지를 출판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독일 프랑크프르트 국제도서전, 중국 북경국제도서전, 미국 워싱턴국제도서전 등을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이제는 각국에서 많은 호흥을 얻고 도서 수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아직도 젊은 패기와 열정이 가득하다.

정 회장은 이번에 기록한 홀인원으로 500만원의 홀인원 축하보험금도 받게 됐다. 그는 홀인원 기념으로 Z1(제트원) 골프공에 '홀인원 기념, 2018. 6. 9 테디밸리 8번홀. 정광영 한국잡지협회 회장'이란 기념 문구를 찍어 주변에 나눠주기도 했다.

'꿈은 이뤄진다'고 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정 회장은 홀인원을 하겠다는 꿈을 찾아 쉼 없이 달려오다 그 꿈을 마침내 이뤘다. 그의 또 다른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