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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한국의 차세대 PGA스타들에 주목하다

- 웹닷컴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더 높은 미래를 목표로 하는 임성재, 이경훈
- 데뷔 시즌1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으로 상금 1위 통과를 바라보고 있는 임성재
- 3번의 준우승, 5번의 탑10을 기록하며 3년간의 웹닷컴 투어 생활을 마무리 하려는 이경훈

[골프가이드  조도현 기자] PGA 투어는 독특한 면모를 가진 두 명의 한국선수를 주목하고 있다. 한 선수는 슬리브에서새 공을 꺼낼 때마다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한 선수는 가수의 길을 걸어도 될 정도의 노래 실력을 지니고 있다.  골프채를 쥔 ‘히든싱어’인 것이다.

얼핏 얌전해 보이는 두 선수는PGA 투어에서 한국 골프 스타 계보를이어갈 차세대재목들로 손꼽힌다.비록 아직까지 많은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다음 시즌 PGA 투어 카드를 획득할 확률이 아주 높다.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두 차례 PGA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김시우 선수는 “저도 한국 선수지만, 세계 무대에서 많은 한국선수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한국 선수들이 이뤄낸 것들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고, 앞으로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 이름을 떨치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물건의 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하고, ‘히든싱어’라 불릴만한이 두 선수는 누구일까? 바로 임성재, 이경훈 선수이다. PGA 투어는 전 세계의 팬들에게 이 두 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조만간 PGA 투어에서 이들의 이름이 자주 언급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PGA TOUR-Ryan Young)본인의 데뷔전인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에서 우승 축하를 받고 있는 임성재

두 선수들의 독특한 면모를 보기 전에, 골프에 대한 재능부터 소개하려 한다.이들은 웹닷컴 투어에서부터 스타가 될 조짐을 보였다. 올 시즌 웹닷컴투어바하마 그레이트엑수마 클래식에서는 두 선수 앞에 놓여진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임성재 선수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이경훈 선수가 18번 그린에서 물을 뿌리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Gettry Images-Stacy Revere)티샷하고 있는 임성재

임성재 선수는 PGA투어 사상 16번째로데뷔전에서 우승한 선수가 되었으며(PGA 투어 및 웹닷컴 포함), 이는 웹닷컴 투어에서 제이슨데이(Jason Day)에 이어 두 번째로어린 나이(19살)의 우승 기록이었다. 이경훈 선수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친해졌어요. 저는 올해로3번째 시즌에참가하고 있는데, 임성재 선수에게 코스에 대해 조언해주고 궁금해 하는 점도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임성재 선수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 제 도움이 필요할지는 잘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뛰어난 모습은 이경훈 선수에게서도 볼 수 있다. 이경훈 선수는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현재 웹닷컴 투어 상금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혜성처럼 등장한 임성재 선수보다 3단계아래의 순위다. 웹닷컴 투어 정규 시즌이 끝나면 상위 25명의 선수들은 자동으로 PGA 투어 시드를 확보하게 되는데, 이 둘은 다음 시즌 PGA 투어로의 승격이 확실시 되고 있다.

두 선수의 특별한 우정은 2016, 2017시즌을 함께한일본투어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웹닷컴 투어에서도 함께 시즌을 보냈고, 앞으로는 PGA 투어에까지 진출하여 우정을 이어갈예정이다. 이렇듯 오랜 시간 함께해온 두 사람은걸어온 길 또한 비슷한 듯 하다.

임성재 선수는 사춘기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골프 영재의 면모를 보였다. 4살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연습장에 다녔고, 불과 3년 뒤에자신의 클럽 세트를 가졌다. 그는생애 처음 참가한 공식 대회 첫 라운드에서 77타를 기록했는데, 그때 앞으로도 골프의 길을 걷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PGA TOUR-Keyur Khamar)본인의 아이언 샷을 응시하고 있는 이경훈

이경훈 선수는 프로 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골프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연습량도 많지 않았다. 10대 시절, 18홀을 걸어 다니면 살을 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골프를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자신이 골프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경훈 선수는 “골프가 살을 빼는데 막연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골프장에 저를 처음 데려 갔을 땐 운동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어릴 때 덩치가 상당히 컸었는데,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골프를 계속해보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특히 공이 하늘로 솟구치는 게 너무 멋있어서 선수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자신이 친 공이 하늘로 솟구치는 것처럼 그의 실력도 부쩍 늘었다. 10미터 정도의 짧은 샷으로 시작해 풀 스윙을 하는 단계까지 발전하면서 또래 친구들보다 월등히 빠른 성장을 보여주었고, 결국 프로선수의길을 걷게 되었다.

두 선수가 프로 골퍼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다르지만, 공통의 핵심 요소를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미소’다. 미국의 스콧랭글리(Scott Langley)선수는 “두 사람을 보면 언제나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어요.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말이죠. 두 사람이 얼마나 친절한지는 그 미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랭글리 선수가 말했듯 두 선수는 골프와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대회의 마샬들은이경훈 선수 옆에 약혼자인 유주연씨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늘 붙어 다니는 이 커플은 12월 15일에 결혼할 예정이다. 반면 임성재 선수는 토너먼트에서 부모님과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한국의 일상생활과는 판이하게 다른 먼 이국 땅에서의 생활에 이러한 유대관계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여러 투어를 다니며 다양한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언어장벽과 향수병은 때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이경훈 선수는 “미국에서는 집 없이 호텔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죠. 하지만 이런 생활방식에 익숙해졌고 곧 결혼할 사람이 옆에 있어서나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호주의 브렛드류위트(Brett Drewitt) 선수는 “몇 주 전에 임성재 선수와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선수와 경기를 한다는 건… 글쎄요, 스윙이 정말 리드미컬하고 부드러웠어요. 매번 똑같습니다. 솔직히 말해플레이를 잘 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의 스윙은언론을 매혹시키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PGA 투어 프로들도 주목하게 만든다. 공식 세계 골프 랭킹 115위인 임성재 선수는 PGA 투어를 대표하는 한국인 스타 김시우 선수의 길을 따르고 있다. 26살인 이경훈 선수도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경훈 선수는 올시즌 3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5번의 탑 텐을 기록하였고, 일본 투어 2승과 한국 투어 1승도기록한 바 있다.

임성재 선수는 “여기서는 어떤 선수든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PGA 투어는 꿈의 투어에요. 타이거 우즈 같이TV에서나 볼 수 있는 훌륭한 선수들과 같이 경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죠.”라고 전했다. 이어“부족한 부분은 연습하려 하지만, 제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아요.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경기를 하고 싶어요. 생각이 너무 많은 상태에서 경기를 하면 제 잠재력을 다 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려고 해요.” 라고 덧붙였다.

임성재 선수가 PGA 투어에 진출하게 되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던 김시우 선수와는 우정 어린 경쟁을 이어가게된다. 두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 함께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중학생인 임성재 선수가 제주도에서 “Dreamers Kids” 프로그램에 함께 참가하고 있을 때 김시우 선수는 고등학생이었다.
김시우 선수는 “성재는 초등학생 시절 경기에서 늘 만나곤 했는데, 이제는 둘 다 나름의 경력을 쌓고 US 오픈에도 같이 출전하게 되었네요.성재 경기를보니 정말 멋지더라고요. PGA투어에도 빨리 진출 했으면 해요. 그러면 투어 생활이 훨씬 더 재미있어 질 거 같아요.” 라고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골프 이야기를 벗어나 본 글 처음에 언급한 두 선수의 ‘독특한 면모’로다시 화제를 옮겨보자면, ‘히든싱어’는 바로 이경훈 선수다. 임성재 선수에 비해 조금 덜 내성적이고, 나이는 조금 많은 이경훈 선수는 자신의 독특한 ‘특기’가 알려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노래를 더 잘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만일 골프를 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했던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나, 소녀시대의 앨범 같은 한국 음악을 열심히 따라 불렀다면 지금쯤 가수가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웹닷컴 투어의 자기소개 페이지에 자신이 만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싸이라고 밝힐 만큼 그 경험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으며(두 사람은 서울 콘서트 장에서 알게 됐다), 좋아하는 노래는 두말할 것 없이 ‘강남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임성재 선수는 “전 냄새를 잘 맡아요. 특히 골프공같이 새 물건인 경우 항상 냄새를 먼저 맡아 봅니다. 저도 이게 특이한 버릇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본인에 대해 소개했다.

임성재 선수의 버릇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제주도가 고향인 임성재 선수의 후각이 다른 사람들 보다 좀 더 예민할 수도 있고, 우레탄이나 신소재로 만든 골프공 냄새에 자연적으로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임성재 선수는 자신의 인생을 여기까지 끌고 와 준 골프라는 스포츠에 개인적인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골프 코스 안팎에서 두 선수의 재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준비가 완료되었다. 퍼포먼스를 즐기는 이경훈 선수는 더 크고 화려한 PGA 투어 무대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것이고, 임성재 선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골프 토너먼트 장을 둘러 싼 분위기를 즐기게 될 것이다. PGA 투어뿐만 아니라 이제 전 세계 골프 팬들의 눈과 귀가 한국에서 온 이 두 젊은 선수에게 모아지고 있다.

(자료제공 = 스포티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