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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런 갤러리는 꼴불견” 제발 에티켓 지키자

-시끄럽게 떠들거나 경기 중 통화하고 아무 때나 폰 갖다 대
-임시화장실 있는데도 코스에서 소변 보는 사람도 있어

'더 CJ컵' 대회에서 수많은 갤러리들이 챔피언 조 선수들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사진 제공: JNA GOLF)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국내 골프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이 에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한마디로 꼴불견 갤러리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지난 10월엔 큰 규모의 골프대회가 여러 번  열렸습니다. 10월 4~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선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열렸습니다. 여자골프 유일의 국가 대항전입니다.

그 다음 주엔 인천 영종도 SKY72 GC에서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나흘간 열렸지요. 그리고 10월 18~21일엔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국내 유일의 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이 개최됐습니다.

기자는 이 대회를 모두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자가 경기 중인 선수들을 따라 코스를 돌면서 살펴본 국내 골프 갤러리들의 경기 관람 수준은 아직 미흡했습니다. 일부 갤러리들은 아직도 ‘꼴불견’ 수준이었지요. 한마디로 개념이 없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꼴불견이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입니다. 이는 남녀 차이가 없었습니다. 일부 갤러리들은 그야말로 가관이었지요. 선수가 그린에서 퍼팅을 하고 공을 홀 가까이 붙이자 큰 소리로 ‘오케이’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에서 박성현 선수가 경기하는 홀에 몰린 갤러리들(사진 제공: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부부인지 커플인지 모르는 남녀가 그린 주변에서 선수들이 퍼팅을 준비하는 상황에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70세는 돼 보이는 남자 한 분은 그린 주변에서 갑자기 자신의 폰소리가 울리자 당황해 뒤로 물러났습니다. 갤러리로 코스에 올 때는 폰을 진동으로 해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마 이 분은 그걸 몰랐거나 잊어버렸을 것입니다.

또 다른 남자 한 분은 나인브릿지 9번홀 그린 옆 숲 언저리에서 큰 소리로 통화를 했지요.
마침 그린에선 선수들이 막 퍼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도 이 분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주변 갤러리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그린 주변 상황을 전혀 몰랐겠지요. 카트도로 바로 옆 그린에서 불과 5, 60m 밖에 떨이지지 않은 곳이라 아무리 숲 속이라 하더라도 소리는 새 나오기 마련이지요. 마침 그린 뒤편에 있던 갤러리 중 한 분이 통화를 그만하라고 제지를 하고 나서야 그 분이 통화를 멈췄습니다.

60대는 넘어 보이는 여자 한 분은 같은 골프코스 3번홀 페어웨이 옆 카트도로를 걸아가면서 큰 소리로 통화를 했습니다. 마침 그 홀 페어웨이에선 선수들이 두 번째 샷을 준비하고 있었지요. 주변의 몇몇 갤러리들이 제지하고 나서야 그 여자분은 머쓱해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정말 이 사람은 꼴불견 중에 꼴불견이었지요. 18일 ‘더 CJ컵’ 첫날 1번홀에서 선수들이 10분 단위로 출발했습니다. 5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티잉 그라운드 바로 뒤에 설치된 갤러리 관람석 뒤편에 앉아 자신의 폰으로 아예 현장 중계를 했습니다. 상대방은 분명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서너팀이 출발할 때까지 계속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다 마침 한국의 ‘맹동섭’ 선수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오자 “최민철 파이팅!”이라고 고함을 지르며 선수 이름까지 바꿔 부르는 꼴갑을 떨었습니다. 최민철 선수는 바로 앞 조에서 이미 출발한 뒤였는데도 말이죠. 그 남자는 자신도 멋쩍었던지 “최민철이 아니네...맹동섭이네”라며 혼자말로 중얼댔습니다. 그러고도 통화는 계속했습니다. 마침 1라운드라 갤러리들이 많지 않았지만 정말 꼴불견 중의 꼴불견이었습니다.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이민지 선수가 티샷을 할 때 티잉 그라운드 주변에 모인 갤러리들 중에는 양산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사진 제공: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서너명 혹은 대여섯명 씩 무리를 이뤄 골프장에 오는 갤러리들 중에는 일행끼리 서로 큰 소리로 얘기를 나누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들은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정말 밉상으로 비칩니다.
시도 때도 없이 폰으로 촬영하는 갤러리들은 아주 많습니다. 갤러리로 대회 현장에 왔으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감상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리면 경기를 온전하게 감상할 수 없습니다. 제발 앞으로는 사진은 좀 자제하고 경기를 지켜보며 감상하는 데 힘써 주기를 바랍니다.

극히 일부 갤러리들은 비도 오지 않는 데 양산을 펴고 다닙니다. 햇볕이 그렇게 싫으면 골프장에는 왜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런 분들이 그린 주변 갤러리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에서 앞 자리에 서서 양산을 펴고 있으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시야가 많이 가립니다. 제발 이런 매너 없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것도 남자분이 그렇게 하면 정말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얌체 없는 갤러리는 또 있습니다. 대회 주최측에서 갤러리들이 코스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페어웨이를 쭉 이어서 줄을 쳐 놓는데 일부 얌체족들은 그 줄 안쪽에 들어가 앉아 사진을 찍습니다. 대회 진행요원들이 오면 자기 뒤편에 있는 그 줄을 잡아 자기 가슴팍에 갖다 놓습니다. 자신이 줄 바깥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꼼수지요.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마지막 날 1번홀 주변에 수많은 갤러리들이 모여 있다.(사진 제공:'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더 꼴불견도 있습니다. 14일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 날 SKY72 GC 18번과 10번홀 사이 풀 숲에서 한 남자분이 10번 홀 쪽을 향해 소변을 보기까지 했습니다. 이곳은 나무 밑도 아니고 그냥 보통 사람들의 허리 높이까지 긴 풀만 있는 곳입니다. 자신은 괜찮다고 여겼는지 모르지만 사실상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알았을 것입니다. 큰 대회장엔 거의 대부분 임시 화장실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에티켓을 지켜줬으면 합니다.

일부 팬클럽 회원들도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14일 8번홀(파3)에서 자신들이 응원하는 선수가 티잉 그라운드에 나타나기 직전 20명 안팎의 팬클럽 회원들이 그린 주변으로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그리곤 미리 그 주변에 와 앉아 있던 갤러리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들끼리 떠들고 웃고 야단을 쳤습니다. 먼저 온 분들이 앉아 있으면 뒤로 가서 서 있든지 앞으로 가려면 조용조용하게 가서 앉는 게 예의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신들만 그 자리에 있는양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응원하는 선수가 홀아웃하자 또 왁자지껄 떠들면서 모조리 일어나 다음 홀로 가버렸습니다.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마지막날 박성현이 1번홀 그린에서 2번홀로 이동하고 있다(사진 제공:'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지금까지 여러 얘기를 했습니다만 요약하면 코스에선 떠들지 말아야 합니다. 폰은 진동으로 해 놓고 꼭 필요한 통화는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는 곳에 가서 해야 합니다. 일행끼리 큰 소리를 하지 말고 사진은 경기에 지장이 없을 때만 찍어야 합니다. 선수들이 샷을 하거나 그린에서 퍼팅을 할 때는 절대 찍어선 안됩니다. 소변은 꼭 화장실에서 보도록 해야겠지요.
우리나라의 골프 수준에 걸맞게 갤러리들의 에티켓 수준도 높아져야 하겠습니다. 제발 더 이상 꼴불견 갤러리는 되지 맙시다.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