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나긴 재활에서 복귀한 최나연...7언더파 부활의 기지개 활짝 펴

- 허리 부상 등으로 긴 시간 재활, 파운더스컵 복귀
- 1라운드 버디만 7개 무결점 플레이로 부활 예고
- 고진영 공동 선두, 박성현 공동 6위 산뜻한 출발

최나연이 LPGA 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골라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사진=연합뉴스]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겨울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구슬땀을 쏟아낸 최나연이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골라내 7언더파 65타를 치며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부상으로 LPGA 투어 생활을 중단하고 긴 휴식기를 가졌던 최나연 1라운드를 마치고 "첫 홀에서 무척 떨렸는데, 끝나고 나니 좀 더 낫다. 내일은 더 편해질 것 같다"면서 "스코어에 만족한다. 그냥 좋다"고 말했다.

2010년 LPGA 투어 상금왕·평균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보낸 최나연은 2016년께부터 부진의 시기를 겪었다. 허리 디스크가 악화하는데도 대회를 계속 출전하며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어졌고, 결국 지난해 4월부터 LPGA 투어에 병가를 내고 쉬었다. 11개월 만의 복귀전인 이 대회에서 그는 첫날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공동 2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나연은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상쾌한 출발을 시작했다. 이어 5번(파5)과 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는 더욱 안정된 경기를 펼쳤다.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냈다.

이후 13번(파4)과 15번(파5), 17번홀(파3)에서 징검다리 버디에 성공했다. 7개의 버디 중 파5 홀에서 2개, 파4 홀에서 4개, 파3 홀에서 1개씩을 기록했을 정도로 고른 경기력을 보였다. 내용도 좋았다. 14개의 티샷 중 13개를 페어웨이에 적중시켰고, 평균 거리는 261야드를 보냈다. 그린 적중률은 77.7%로 티샷의 정확성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퍼트를 25개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각을 많이 끌어올렸음을 엿볼 수 있었다. 벙커에도 한 차례 빠졌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을 정도로 집중력도 잃지 않았다. 

최나연은 "2015년부터 부상이 반복됐다. 드라이버 입스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저도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부상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그런데도 계속 골프를 하니 스윙은 점차 나빠졌고, 멘털도 망가졌다. 그래서 휴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로지 골프만 생각하다 보니 '번 아웃' 됐던 것 같다. 로봇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몸을 다시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푹 쉬면서 재활과 코어 운동, 스트레칭, 필라테스 등을 한 게 통증을 줄이고 몸을 다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게 최나연의 설명이다. 여기에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정신적으로도 '치유의 시간'을 보냈다.

최나연은 "골프를 잊으려 한국, 미국이 아닌 곳을 다녔다. 유럽에서 5∼6개국을 다녔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차를 반대 방향으로 탄다거나, 기차에서 6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4∼5개월 지나니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게 되고, 골프가 그립더라. 매일 치지는 않고 2주에 한 번 정도 치다가,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고 치기도 했다"면서 "진지하게 말고, 재미있게 치고 싶었다. 오늘도 즐겁게 쳤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으로 최나연은 골프에 매달리던 자신을 내려놓고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중이다. 최나연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쓴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샷 실수를 하더라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다음 샷, 내일, 다음 대회가 있으니까"라며 "모든 걸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날이라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지 않았다.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 골프는 재미있는 경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진영(24)이 7언더파 65타를 쳐 최나연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고, 박성현(26)은 1타 뒤진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대회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5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