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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겐 이길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쉬켄트에 있는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 11번 홀 티잉구역에서 그린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저 멀리 천산산맥의 눈 덮인 웅장한 능선이 보인다. 천산산맥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 4개국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맥이다. 동서 길이가 2500km, 남북 300km로 평균 해발은 5000m, 최고봉은 7435m 포베다산(Pobeda Mt)이다. 일년 내내 녹지 않는 만년설이 덮여 있어 중국에선 백산, 또는 설산이라고 불렀다. (사진 촬영=2019년 3월 31일 오전 11시 30분 김대진 편집국장)

어느새 4월이다. 바야흐로 봄 기운이 완연하다. 5일은 청명(淸明)이다.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이다. 24절기 중 다섯 번째다. 마침 음력 3월 초하루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고 했다. 그만큼 만물이 왕성하게 생장하는 시기다.
청명엔 봄비가 내리고 봄일을 시작한다. 봄밭갈이와 가래질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보름 뒤엔 곡우(穀雨)다.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다.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다. ‘곡우물’을 먹으로 가는 때도 바로 이즈음이다. 삼남 지방에서 하던 풍습이다. 곡우물은 주로 산다래와 자작나무 또는 거자수, 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 거기서 나오는 물을 말한다. 그 물을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해 약수로 먹는다.

이젠 골프장 잔디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곧 초록 물결이 일 것이다. 꽃도 흐드러지게 필 터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철쭉에서부터 이름 모를 꽃까지.
올초엔 유난히 가물었다. 때문에 잔디가 더디 난다. 안타깝지만 기다려야 한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초목은 더욱 푸르다. 하루라도 더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린 골퍼들이 많다. 골퍼들 뿐 아니다. 삶이 팍팍할수록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 많아진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쉬켄트에 있는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 중앙에 있는 로하드호수.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골프텔과 빌라이며 오른쪽에 보이는 나뭇가지가 흰 것은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와 나뭇가지에 싸놓은 변 때문이다. 로하드호수는 규모도 크지만 물이 맑고 깨끗하다. (사진 촬영= 2019년 3월 31일 13시 20분 김대진 편집국장)

봄은 소생(蘇生)이다. 생명을 살린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도 “4월은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꽃피우고...”라고 했다. 그의 시, ‘황무지’에는 그런 구절이 있다.
봄은 밝고 따뜻하다. 그대로가 ‘희망’이다. ‘봄’이라는 말만 들어도 때로 위안이 된다.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봄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봄을 기다린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쉬켄트에 있는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에선 3월 29일부터 사흘간 '제2회 우즈베키스탄 오픈국제골프대회'가 열렸다. 작년 3월에 열린 1회 대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대회다. 올 대회에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중국, 한국 등 6개국에서 74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29일 개막식에서 참가 선수들이 골프연습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촬영 = 2019년 3월 29일 오전 10시 43분 김대진 편집국장)

4월엔 골프 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KPGA 코리안투어와 KLPGA 정규투어가 각각 국내 개막전을 치른다.
KPGA 코리안투어는 18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CC에서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이 개막한다. 올해는 17개 대회에 146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다. 10억원 이상 대회가 9개나 된다.
KLPGA 정규투어는 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롯데렌트카 여자오픈’을 개막한다. 시즌 내 29개 대회에 총상금은 226억원이다. 남자 투어보다 대회수는 12개, 총상금은 80억원이 더 많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쉬켄트에 있는 레이크 사이드 골프장 6번홀 전경. 이 골프장은 1인 1캐디제로 운영되며 골프백을 수동 카트에 싣고 캐디가 끌고 다닌다. 잔디가 고르지 않아 페어웨이가 깨끗하고 고르게 보이지 않는다.(사진 촬영=2019년 3월 31일 15시 30분 김대진 편집국장)

선수들의 마음도 한창 설레일 때다.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심정일 터다. 누구나 1등으로 골인하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다. 언제나 1등은 단 한 사람이다. 그게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 겨울 누가 더 많이 땀을 흘렸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투어 선수에게 우승은 지상 목표다. 그러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누구는 밥 먹듯이 하는 우승도 다른 누구에겐 ‘신기루’일 뿐이다.

선수가 우승에 목말라 하면 여유가 없어진다. 생생한 증언이 있다.
“(마음을 내려 놓고 나니) 골프장 풍경이 눈 안에 들어왔다” 강수연 프로의 얘기다. 국내에서 8승을 거두고 미국에서 10년간 1승을 거둔 뒤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을 때다.
일본에서 1, 2년 뛰다 은퇴할까도 생각했던 강수연은 그후 3승을 거두고 작년 은퇴했다. 그는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겐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삶도 다르지 않다. 즐기는 사람이라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독자 여러분,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