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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서 생애 첫 우승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그룹 2타 차 따돌려

19일 인천 영종도 SKY72GC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서 우승한 함정우가 트로피를 들고 부모님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 제공: SK 텔레콤)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데뷔 2년 차 함정우(25)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대회인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했다.

함정우는 19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SKY72GC 하늘코스(파71, 704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샷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함정우는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3~2015년 국가대표를 지낸 함정우는 2014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 해 국군 체육부대로 입대한 함정우는 국군 체육부대 소속으로 KPGA투어와 KPGA 챌린지투어(2부 투어)에서 활동했다. 전역 후 코리안투어 QT에 출전했으나 2차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일본투어 큐스쿨에서 공동 7위를 차지하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주무대로 활동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는 작년에 데뷔, 13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통과했다. 작년 함정우는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함정우는 작년도 우승 없이 신인상을 수상했고 올해 다시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함정우가 시상식이 끝난 뒤 프레스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환한 얼굴로 답변하고 있다.(사진 제공:SK텔레콤)

함정우는 올 대회도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뛰어올라 작년과 마찬가지로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았다. 함정우는 경기 초반 빼어난 샷을 선보이며 버디 사냥에 성공했다.

2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친 친 볼이 홀 약 50cm 거리에 멈췄고 결국 버디를 낚았다.  5번 홀(파4)에서는 티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린 뒤 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중간합계 13언더파로 달아났다.

그러나 뒤이은 6번 홀(파5)과 8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6번 홀에서는 세 번째 친 볼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레귤레이션 온에 실패했다. 결국 약 7.5m 거리의 파 퍼트에 실패한 함정우는 첫 번째 보기를 기록했다. 이어 8번 홀에서는 약 2.5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다시 보기를 기록했다.

함정우가 주춤하는 사이 공동 선두로 나섰던 이수민은 2번 홀(파4)과 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고, 4번 홀(파3)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함정우와 1타 차로 밀려났다.

정지호는 1번 홀(파4)에서 버디, 3번 홀(파5)에서 샷 이글,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4타를 줄이고 맹추격했지만 6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고, 역시 함정우와는 1타 차로 따라잡지 못했다.

추격자들이 잠잠한 틈을 타 함정우는 11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낚았고,13번 홀(파4)에서 승기를 잡았다. 홀과 약 120m 거리에서 친 볼이 홀로 빨려들어가며 샷 이글이 됐고, 2위 그룹과 3타 차, 단독 선두로 질주했다.

함정우가 대회 4라운드 13번 홀에서 샷 이글을 한 뒤 두 손으로 'V'자를 만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사진 제공:SK텔레콤)

그러나 함정우는 16번 홀(파3)에서 티 샷한 볼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며 다시 보기를 하며 2타 차 선두가 됐다.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친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 때 2타 차로 추격중이던 이수민이 레귤레이션 온에 성공해 3m 이내의 버디 퍼트를 남겼고 이수민이 버디, 함정우가 보기를 기록한다면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함정우는 위기 상황에서 완벽한 어프로치 샷으로 볼을 홀과  60cm  안팎 거리에 붙인 다음 파 퍼트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함정우는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떨린다"고 했다.

함정우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이 대회 최종일 5오버파를 치며 우승을 놓친 아픔도 말끔히 씻었다. 함정우는 "솔직히 지난해 기억 때문에 불안감도 들었다. 중반까지 퍼팅도 안 맞았다"며 "그래도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맞아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이날 상의 우측에 숫자 ‘77’이 새겨진 옷을 입고 나온 함정우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 때 스코어다. 일부러 제작한 건 아니고, 의류 후원사의 브랜드다"며 "그래도 77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작년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첫 우승을 달성한 함정우는 "다음 목표는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고, 꾸준히 성적을 내서 대상도 차지하고 싶다"고 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맹추격했던 정지호는 후반 모든 홀에서 파를  해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에 그쳤다. 이수민도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1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함정우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사진 제공: SK텔레콤)

다음은 함정우와 일문일답.

Q. 우승 소감은.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떨리기만 하다.(웃음) 일단 주위의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전반에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11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13번 홀에서 샷 이글을 잡았던 게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Q. 13번홀 샷 이글 상황은.
"핀까지 128야드 정도 보고 쳤다. 공 위치가 좋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피칭 웨지로 낮게 눌러 쳤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 그 순간은 정말 닭살이 돋았다."

Q. 샷 이글 후 우승에 대한 확신이 들었나.
"그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17번 홀에 들어서면서 ‘파만 기록하자’고 다짐했다. 파를 잡은 후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지난해 이 대회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지만 부진하면서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를 하면서 지난해 생각이 나지는 않았나?
"솔직히 지난해 기억 때문에 불안감도 들기도 했다. 경기 중반까지 퍼트도 안 맞아 고생했다. 중압감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내 플레이만 펼치다 보면 찬스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맞아 우승까지 이뤄냈다."

Q. 상의 우측 상단에 7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나.
"지난해 최종라운드에서 내가 적어낸 스코어다.(웃음) 일부러 제작한 건 아니다. 이렇게 옷이 나왔다. ‘지난해 아쉬웠던 기억을 떨쳐내자’는 각오로 오늘 이 옷을 입고 경기했다."

Q. 지난해와 올해 플레이에 차이가 있다면.
"2018년에는 함께 경기하는 선수들의 스코어를 신경 썼다. 성격은 활발하고 낙천적인데 그랬다(웃음). 그들이 버디를 하면 나도 버디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내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나만의 흐름을 가지고 경기를 했어야 했다. 올해는 상대 선수를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신경 쓰고 있다. 국가대표 시절 에이스도 아니었고, 그동안 뛰어난 성적을 냈던 적이 없어서 스스로를 낮췄던 것 같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웃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웨지 샷이 좋아졌고 드라이버 샷 거리가 약 20야드 정도 늘었다."

Q. 우승 상금은 어디다 쓸 계획인가.
"음… 먼저 고생하신 부모님께 여행 경비로 드릴 생각이다."

Q. 이번 시즌 목표는.
"생각보다 첫 승을 빨리 거뒀다.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우승 전에는 1승과 덕춘상(시즌 최저타수상)을 받는 것이었다. 이제는 한국오픈에서 우승하고 싶고, 더 욕심을 내자면 한 시즌 동안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둬 대상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