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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철인들, 하루 180홀 불가능에 도전하다 ③

- 16시간 46분에 도전을 끝낸 골프 철인들

오전 휴식 후 옷을 갈아입은 골프 철인들 [사진=조도현 기자]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동이 트고도 그들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윽고 아침 10시 무렵 그들은 아침 식사와 더불어 꿀맛 같은 휴식을 갖고자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이들은 지난 새벽 9시간 동안 144홀을 돌았다. 144홀을 돈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팀의 리더격인 봉명식씨의 리더십에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골프 철인들은 조금 힘이 부쳐도 144홀을 돌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144홀을 돈 이유에 대해 그들은 두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첫째는 내년 200홀의 예행연습이다. 그들의 목표는 올해 180홀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내년 200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둘째는 오전과 오후에 돌 시간 단축과 더불어 라운드가 예정된 다른 골퍼들의 라운드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도전도 중요하지만 다른 골퍼들의 라운드도 존중하는 골프 매너를 겸비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 자리가 끝나고 그들은 지난 밤 땀으로 범벅이 된 몸과 골프복을 갈아입으러 락커로 향했고 조금의 휴식 후에 다시 그들은 남겨진 36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도전을 마치고 축하의 꽃다발을 든 골프 철인들 [사진=조도현 기자] 

그들의 도전은 오후 5시께가 돼서 끝났다. 정확히는 16시 46분, 그들의 도전이 끝났다. 마지막 홀을 마무리한 그들의 모습에는 지친 기색이라고는 크게 없어보였다. 리더인 봉명식 씨와 팀에서 가장 젊었던(?) 윤차용 씨는 18홀 더 돌 수 있다고 호기롭게 말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도전이 끝난 후 클럽하우스에 모인 이들은 만찬 및 시상식을 진행했다. 16시 46분, 지난 해 보다도 1시간가량 더 빠르게 도전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렇게 시간 단축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인 골퍼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보성CC의 코스 세팅과 그들에게 기꺼이 먼저 샷을 하게 해준 성숙한 골프 문화도 큰 몫을 했다. 

그들은 시간 단축을 위해 자신보다 앞선 홀에서는 치는 골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라운드를 하던 골퍼들은 기꺼이 양보를 해줄 뿐 아니라 그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런 도전을 응원하고 사랑하는 성숙한 골프 문화로 인해 더욱 힘을 얻은 골프 철인들은 대기록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16시간 46분이라는 초유의 대기록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도전을 마치고 인정서를 받은 골프 철인들 [사진=조도현 기자] 

시상식에 모인 이들은 인증서를 받으며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도전이 끝난 후 이뤄진 만찬에서 봉명식 씨는 “내년에도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을 보다 기대해 달라”는 말과 더불어 “고생해주신 보성CC 관계자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해 준 다온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처음 참가했던 김경용 씨는 도전을 끝낸 소감으로 “몇몇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앞선 선배들의 조언과 골퍼들의 응원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보다 나아진 모습으로 도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루 180홀, 불가능에 도전했던 그들의 길었던 하루는 모두 끝마쳤다. 도전의 끝마친 후 고생한 보성CC 관계자와 골프 철인들은 악수와 포옹으로 도전의 종지부를 찍었다. “내년에는 반드시 200홀을 정복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보성CC를 떠난 골프 철인들,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