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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의 포효, KPGA 하반기 첫우승 기록 이재경 선수

“아직까지 실감 안 나는 우승...다음 대회 좋은 성적 발판 삼을 터”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PGA) 하반기 첫대회가 열린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CC.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는 신인 이재경과 올 시즌 1승 통산 2승의 전가람, 통산 1승의 박성국이 경기를 펼쳤다.

2라운드까지 1타차 선두를 지키며, 최종라운드에 선 이재경이지만 전반기 성적과 올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전가람과 박성국의 우승을 점친 것이 사실.

전반 9홀 2타를 줄이며 쾌조의 스타트를 펼친 이재경이 10번 홀 드라이브샷 OB와 함께 더블보기를 범하자, 전문가들의 예측은 맞는 듯했다. 승부처는 15번 홀.

14번 홀에서 1.5m 버디를 잡은 이재경은 15번 홀 4m 파 퍼트를 통해 우승의 발판을 마련 데뷔 첫해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KPGA 하반기 첫대회 아라미르CC 오픈에서 우승 후 환호하는 이재경 선수

- 아라미르CC에서의 우승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내 안의 무엇인가가 솟아 나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상시 저를 지도해주시는 김기환 프로께서 ‘내성적이다’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우승 당일 포효하는 제 모습이 ‘짐승 같았다’ 놀리곤 하십니다(웃음). 정말 좋았습니다.”

-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면서, 많은 압박을 받았을 텐데 승부처라고 생각되는 순간은?

“수만 번의 스윙 연습을 하고 그 자리에 섰으면서도 매번 똑같은 스윙을 한 적은 없는 듯합니다. 시합도 마찬가지인데 잘되는 날은 제 스윙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안되는 날일수록 생각이 많아지고요.

최종라운드가 치러진 1일도 크게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제 플레이에 집중했습니다.

10번 홀 드라이버샷 OB가 나면서 잠깐 여러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걸 추스른 게 15번 홀 4m가량의 파 퍼팅이었습니다. 홀인 시키며 우승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우승 후 마음가짐이 바뀐 게 있는가?

“사실 지금도 우승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올 상반기 성적이 안 좋아 이번 대회 목표는 탑텐이었습니다. 우승을 통해 골프가 왜? 멘탈이 중요한지 더욱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도 연습을 하면서 ‘나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스윙에 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도해주시는 김기환 프로나 선배들이 우승을 기록한다는 게 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지를 알 듯합니다. 

우승의 기쁨과 함께 만끽한 우승 DNA를 몸 안에 각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골프와 인연은 언제 맺었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처음 가봤고 졸라서 스윙했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그날 밤새도록 골프만 생각나더라고요. 부모님을 졸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주신 부모님이 4학년 때는 저에게 맞는 피팅 클럽을 제작해주셔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 중학교 입학과 함께 인천으로 올라와서 선수의 길을 걸었습니다.

국가대표를 거쳐 19살에 프로 데뷔 올해부터 KPGA 투어에 나섰습니다.”

- 우승 후 바로 PGA 도전을 발표했는데. 일정과 목표는?

“대회 우승과 별도로 PGA 진출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 형과 국가대표 생활을 같이하며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저를 후원해주신 큰아버님도 늘 저에게 큰무대를 강조하셔서, 마음속 목표는 언제나 PGA였습니다.

2018년 겨울부터 PGA 진출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해왔습니다. 일단 비거리를 늘리고 쇼트 게임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PGA라는 무대의 부담감을 버리고 저에게 집중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성재 형과 플레이했던 순간도 다시 이미지로 복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재 형은 일본투어와 PGA를 통해 더욱 실력이 향상되었지만, 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좋은 선배가 있다는 점이 저에겐 큰 재산이고요, 한국 남자골퍼들의 수준도 이제는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기에 저도 어느 정도 자신은 있습니다.”

김시우 선수를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다는 이재경 선수는 현재 김기환 프로의 지도를 받고 있다. 지난 5월의 매경 오픈 이후 인연이 된 김기환 프로에 대해 이재경 선수는 “교과서적인 스윙을 넘어 저만의 스윙을 찾게 해줬다.”라며 “상반기 경기가 안 풀릴 때는 직접 캐디백을 메고 저를 지도해주셨다.” 이야기한다.

모든 프로선수가 꿈꾸는 ‘프로 첫승’을 신고한 이재경 선수는 9월 미국 PGA 도전을 위해 출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