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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투어 프로 출신으로 피팅전문가로 나선 분당 스카이프로(SKYPRO)맞춤골프클럽 대표 서한석

서한석 대표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서한석(41). 그는 분당 스카이프로(SKYPRO) 맞춤골프클럽 대표다. 주니어 선수를 거쳐 한때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코리안투어와 싱가포르 투어에서도 뛰었던 프로 출신이다.
투어 프로 생활을 마치고 레슨프로로 일하다 지난해 초부터 역시 KPGA 프로인 아버지 서재선(65) 씨의 일을 돕다 9월 피팅숍과 실내 골프연습장을 겸한 골프클럽을 차려 독립했다.
그는 일찍부터 피팅을 배워 선수 생활 땐 자신의 클럽은 물론 친한 선수들의 클럽도 피팅을 해주곤 했다.
국내엔 1천여 개가 넘는 골프 피팅숍이 있지만 투어 프로 출신이 직접 피팅을 해주는 곳은 찾기 힘들다. 그만큼 그는 독특한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는 투어 생활을 해본만큼 피팅에도 자신이 있다. 고객들에게 정확한 데이터와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 제작’을 해준다.

서한석 대표가 드라이버 피팅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 이민 갔을 때 골프에 입문했고 한국에 돌아와 주니어 선수로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뉴질랜드에 전지훈련을 가서 그곳에서 피팅을 배웠다.

그가 골프를 처음 배운 것은 열 살 때다. 여덟 살 때 가족이 모두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간 뒤 그곳에서 그는 골프에 입문했다. 아버지가 그를 가르쳤다. 아버지는 일찍부터 골프를 배운 고수이자 골프마니아였다. 나중엔 자녀 골프교육을 위해 직접 프로 자격증까지 딴 열혈 학부모였다.
미국에서 7년을 지내고 가족들은 귀국했다. 그는 아버지와 고 안영홍 프로에게 지도를 받았다. 인천관교중학교와 제물포고에서 주니어 선수로 뛰며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1999년엔 KPGA에 입회했다.
그가 선수 생활을 하며 피팅을 배운 것은 뉴질랜드에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다.
1996년께 북섬 로토루아(Rotorua)에 3개월 간 적이 있는 데 그때 알게 된 브랫 빌링턴 프로에게 피팅을 배웠다. 그는 호주인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피팅숍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 인천 서구청 옆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21세기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던 손님들의 골프채를 조사해보니 대부분 스윙 웨이트나 사프트 강도 등이 제각각이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골프채로 치고 있었다.
그는 그때부터 본인 채는 물론 친구들의 채도 직접 피팅을 했다. 그가 고등학생 때였다.

서한석 대표의 아버지인 서재선 프로가 아들과 함께 개발한 스윙연습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퍼터 피팅도 별도로 배웠다. 아버지와 함께 독특한 ‘스윙연습기’도 개발했다. 이 스윙연습기로 스윙을 해보면 팔로 스윙을 하는 사람들은 힘이 저절로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워낙 가벼워서 몸에 힘 빼기가 좋다.

그는 후에 퍼터 피팅도 배웠다. 경기도 오산에 있는 골프용품회사 ‘사이코’에서였다. 퍼터 피팅은 일반 클럽 피팅과 달랐다.
그는 “퍼터 피팅은 알수록 재미 있고 어렵다. 퍼터 피팅은 일반 클럽 피팅과 확실히 차이가 있다. 클럽헤드스 윗면에 줄을 몇 개 긋느냐에 따라 타깃을 보는 각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퍼터는 샤프트 넥(Neck)에 따라 △일자형(Straight Type) △프론트형(Front Type) △백 넥형(Backneck Type)이 있는데 에이밍(Aiming)에 차이가 많다. 일반적으로 골퍼의 30% 정도는 홀보다 오른쪽, 60%는 왼쪽, 그리고 나머지 10%는 가운데를 겨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현재 한국의 아마추어나 프로들이 필요 이상으로 골프채를 강하고 무겁게 쓴다고 했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채를 쓴다는 말이다.
그는 “골프클럽은 스윙을 할 때 헤드무게를 잘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몸에 힘이 빠져야 한다. 힘을 빼고 치면 공도 멀리 나가고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을 멀리 보내려면 힘을 주고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몸에 힘을 빼고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게 스윙을 연습할 수 있는  ‘스윙연습기’를 개발했다. 기존의 스윙연습기와는 전혀 다르다. 기존 연습기는 골프클럽보다 훨씬 무겁거나 좀 더 무거운 것이 많다. 그러나 그가 아버지와 함께 개발한 스윙연습기는 아주 가볍다. 무게가 190g 정도다. 일자형 그라파이트 샤프트 끝 부분에 테니스공 만한 부드러운 스폰지 재질의 고무공을 샤프트가 꿰뚫고 지나가게 달아놓았다. 물론 그립도 있다. 아주 가벼워 몸에 힘을 줄 필요가 없다.
그는 “이 스윙연습기로 스윙을 해보면 팔로 스윙을 하는 사람들은 힘이 저절로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워낙 가벼워서 몸에 힘 빼기가 좋다. 몸에 힘을 빼면 몸 회전이 잘 되고 회전력도 강해진다.”고 했다.

서한석 대표가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자체 개발한 샤프트와 그립을 쓰면서 아주 정확하게 스윙 웨이트 등을 고려해 피팅을 맞춤 제작해 줌으로써 다른 피팅숍과는 다른 변별력을 갖고 있다.

서 프로가 피팅해 주는 샤프트와 그립은 다양하지만 주로 ‘SKYPRO’ 샤프트와 ‘K-FUJIMOTO’ 그립이다.
SKYPRO 샤프트는 서재선 씨가 직접 개발한 것이다. 현재 부산에 있는 업체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생산하고 있다.
서학선 프로는 “SKYPRO 샤프트 원단 자체가 아주 좋다. 나는 투어 생활을 할 때도 SKYPRO 샤프트를 썼다. 써 보니 정말 좋았다. SKYPRO 샤프트를 써 본 손님들의 반응도 아주 좋다.”고 했다.
K-FUJIMOTO 그립도 서재선 씨가 개발한 것이다. 이 그립은 클럽 헤드 무게를 잘 느낄 수 있고 그립을 잡았을 때 뒤틀림이 적다.
서재선 씨는 기자에게 K-FUJIMOTO 그립을 끼운 골프채와 다른 브랜드 그립을 끼운 골프채를 잡아보며 뒤틀림이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라고 했다. 기자는 확실히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일반 브랜드 그립을 끼운 골프채도 그립에 새긴 브랜드명이 위쪽으로 오도록 잡지말고 옆으로 오도록 잡으니 골프채가 뒤틀리지 않고 훨씬 단단하게 잡을 수 있었다. 서재선 씨는 그 비밀을 알고 K-FUJIMOTO 그립을 개발했다고 한다.
서학선 프로는 “자체 개발한 샤프트와 그립을 쓰면서 아주 정확하게 스윙 웨이트 등을 고려해 피팅을 맞춤 제작해 줌으로써 다른 피팅숍과는 다른 변별력을 갖고 있다. 투어 프로 출신으로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자부심을 갖고 피팅을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서학선 대표(사진 오른쪽)와 아버지 서재선 프로(사진 왼쪽)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서학선 프로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모두 프로다. 뿐만 아니라 작은 아버지와 사촌 여동생 둘까지 합쳐 6명이 프로 골퍼다. 아버지가 골프연습장과 피팅숍을 겸한 매장에서 맞춤 레슨을 해주는 것을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본인도 그걸 원해 사업을 시작했다.

서학선 프로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모두 프로다. 뿐만 아니라 작은 아버지와 사촌 여동생 둘까지 합쳐 6명이 프로 골퍼다.
여동생 서유진(39) 씨는 KLPGA 프로 출신으로 LPGA 2부 투어에서 뛰다 지금은 레슨 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작은 아버지 서재필(61), 사촌 여동생 서희진(35), 서진(33)도 각각 KPGA와 KLPGA 프로다.
서재선 씨는 “미국에 이민을 갔을 때 미국 프로들과 공을 치고 나면 그들이 프로숍으로 데려가서 피팅하는 것을 보여줬다. 그때 확 끌렸다. 그 후 귀국해서 클럽헤드를 제작해 손님들에게 판매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또 프로 선수나 연예인 등 유명인들에게 골프채도 직접 만들어 주기도 했다. 2003년께는 분당에서 골프연습장과 피팅숍을 겸한 매장을 운영했는데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했다.
당시엔 피팅숍이라고 해봐야 구석에서 조그맣게 가게를 차려 놓고 피팅을 해주던 시절이었다.
서재선 씨는 “금융 위기가 왔지만 그래도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요즘은 피팅 자재가 다양하고 많다. 단가도 많이 올랐다. 한때는 가맹점을 5개까지 늘려 피팅 전문가를 6개월 교육을 시켜 배출했다. 그 가운데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서재선 씨는 피팅을 한 지 22, 3년이 됐다. 지금도 20년 전에 만들어준 골프채를 안바꾸고 그대로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립만 바꾸러 온다.
그러나 피팅숍이 늘어나 현재는 전국에 1천여 개가 넘는다. 그는 “4년 전 이렇게 해선 안되겠다 싶어 생각해 낸 게 바로 맞춤 레슨이다. 골프채를 아무리 잘 만들어줘도 스윙을 잘못하면 안된다. 그래서 맞춤 레슨을 시작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지금까지 그가 맞춤 레슨을 해 준 사람만 350명이 넘는다. 1시간 씩 10회 해주는 레슨이다.
그는 “피팅숍에 골프 연습 타석이 있고 레슨까지 해주니 매출액이 늘어났다. 아들 서한석 프로가 자신의 블로그에 ‘기적의 레슨’이란 제목으로 아버지의 레슨 방식을 소개해줬다. 그게 사실 서 프로가 새로 매장을 열고 피팅을 하게 된 동기가 됐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