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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우승상금만 32억 원, 총상금 1500만 달러 지구상 최고 상금 골프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2일 개막

-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보다 총상금과 우승상금 더 많아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려
-현 세계 랭킹 1~20위 선수 중 유일하게 타이거 우즈(11위)만 빼고 모두 출전
-임성재는 브라이슨 디샘보, 게리 우들랜드와 1, 2라운드 한 조에 편성돼 그의 달라진 위상 실감
-세계 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 2위 존 람, 3위 브룩스 켑카 한 조에서 격돌

[사진 제공 PGA 투어]'마의 홀'로 불리는 TPC 소그래스 17번 홀(파3)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쩐의 전쟁' 우승상금만 32억 원(270만 달러), 총상금 1500만 달러짜리 지구상 최고 상금 골프대회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에서 개막한다.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PGA(미국프로골프)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2019~2020 시즌 PGA투어 51개 정규대회 중 우승상금과 총상금에서 단연 1위다. 웬만한 정규대회의 두 배를 넘어선다.

총상금이 전년도 1250만 달러에서 250만 달러를 늘려 1500만 달러가 됐다.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토너먼트(4월) 1150만 달러, PGA챔피언십(5월) 1100만달러, US오픈(6월) 1250만 달러, 디오픈 1075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사진 제공 PGA 투어]2017년도 챔피언 김시우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 대회는 1974년 창설돼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역사가 짧다. 그러나 상금 규모와 코스 가치, 출전 선수의 격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 덕에 메이저대회급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린다.

2017년 이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했던 김시우는 “플레이어스 우승 이후 메이저 챔프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다”고 밝혀 이 대회의 위상을 방증했다.

김시우는 PGA투어 두 번째 우승을 이 대회에서 차지해 글로벌 스타로 컸다. 김시우에 앞서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50)가 2011년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진 제공 PGA 투어]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맥길로이

올해도 세계 최강의 골퍼들이 모두 이 대회에 나선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톱20’ 중 19명이 도전장을 냈다. 허리 통증으로 불참하는 11위 타이거 우즈만 빼고 모두 이 대회에 출전한다.

현 세계 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부터 2위 존 람(스페인),  3위 브룩스 켑카(미국) 등이 줄줄이 나선다.

우즈는 “등 통증이 아직 가시지 않아 휴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우즈는 4월 마스터스 타이틀 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2), 안병훈(29), 강성훈(33), 김시우(25), 이경훈(29)이 나선다.

[사진(게티이미지/맷 설리반) 혼다 클래식 FR 18번홀에서 경기를 마치고 관중에게 인사를 건네는 임성재

혼다클래식 우승에 이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위에 올라 세계랭킹을 23위까지 끌어올리고 페덱스컵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임성재는 브라이슨 디샘보, 게리 우들랜드(이상 미국)와 1,2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디샘보는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며 최근 열린 WGC-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둔 강호다. 우들랜드 역시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으로 올시즌 4회나 톱10에 들었다. 디샘보와 우들랜드의 세계랭킹은 14위와 17위다. 임성재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조편성은 단연 세계랭킹 1~3위인 로리 맥길로이-존 람-브룩스 켑카의 격돌이다.

[사진 제공 PGA 투어]타이거 우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주최하는 PGA투어는 전통적으로 세계랭킹 1~3위를 1, 2라운드에 같은 조로 묶는다.

맥길로이는 디펜딩 챔피언이며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5에 들었다. 람은 WGC-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했고 최근 5개 대회에서 4차례나 톱5에 들었다. 반면 켑카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81타를 쳐 극심한 난조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피트 다이 부부가 설계한 TPC 소그래스는 40년 전인 1980년 문을 연 36홀 골프장으로 스타디움 코스와 밸리 코스로 이뤄져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스타디움 코스는 선수들의 실력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137야드에 불과한 파3홀인 17번 홀은 아일랜드 그린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숱한 선수들이 볼을 물에 빠뜨려 좌절한 시그니처 홀이다.

[사진 제공 PGA투어]16번과 17번 홀 주변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많은 관중들

17번 홀은 호수에 떠 있는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하다. 매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면 수 천명의 관중들이 홀을 에워 싸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한다.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장면이 유독 이 17번 홀에서 많이 연출되는 것도 하나의 인기 비결일 것이다. 브룩스 켑카 또한 이 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한다.

‘메이저의 사나이’ 브룩스 켑카는 17번 홀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홀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아마 최근 몇 년 간 17번 홀에서 내가 최악의 플레이어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켑카의 17번홀의 기록은 썩 좋지 않다. 2014년부터 켑카는 17번 홀에서 총 15 오버 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플레이 한 선수 중 가장 안 좋은 기록이다.

[사진 제공 PGA 투어]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7번홀에서 티샷하는 브룩스 켑카

그 다음으로 안 좋은 기록은 자크 블레어로 9오버 파의 기록으로 켑카보다 6타나 낮다. 그리고 폴 케이시와 케빈 스틸맨이 8 오버 파로 뒤를 이었고, 토니 피나우가 7 오버 파를 기록 중이다.

켑카는 “소그래스에서 그 홀 만 빼면 다 괜찮다. 17번 홀에 티잉구역에만 서면 두려움이 앞선다. 하나도 안 즐겁다. 물에 서너 번 빠진 것 같다. 다른 17개 홀은 즐기면서 칠 수 있는데, 그 홀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17번 홀의 설계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잘 정리되어 전해져 온다. 골프장 건설을 위해 그 지역의 모래를 너무 많이 파 낸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던 피트 다이에게 부인인 앨리스 다이가 아일랜드 그린으로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17번 홀 그린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는 2001년 플레이어스 3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의 60피트짜리 더블 브레이크 퍼트 장면일 것이다.

일명 ‘Better than Most’로 불리는 이 장면은 중계 캐스터 개리 코크가 중계 방송에서 외친 이 말과 함께 최고의 장면으로 남았다.

그리고 2015년 리키 파울러의 마지막 라운드 17번 홀 3번의 버디도 인상 깊은 장면이다. 리키 파울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7번, 18번 홀 연속 버디를 통해 연장전에 참여하게 되었고, 연장 승부에서 17번 홀에서 2번의 버디로 우승을 차지하는 명승부를 보여주었다.

17번 홀은 지난 17년 간 150야드 이하의 파3홀 중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되었다.

2003년 이후 공식 시합에서17번 홀 티샷한 볼의 10.8%가 물에 빠졌다.

짐 퓨릭은 “16번 홀에서 플레이를 하다 17번에서 티샷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앞선 선수들이 어떻게 그린을 공략하는지, 공이 어떻게 튀는 지를 보는 것이다. 그린이 꽤 큰 편이고 그리 어려운 샷이 아니지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라는 중압감과 그린의 강도 때문에 시합 때는 평소와는 다른 그린이 된다. 그린 뒷 편의 6~8 야드는 없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거기에 공이 떨어지면 무조건 물에 빠진다. 이런 공간을 빼면, 그린이 작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홀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PGA 투어]최경주

올해로 47회를 맞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가장 우승을 많이 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미국)로 3승이다.

2승을 올린 선수는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프레드 커플스(미국), 스티브 엘킹턴(호주), 할 서튼(미국),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등 5명이다.

역대 최고령 우승자는 2005년 48세9개월14일의 나이로 우승한 프레드 펑크다. 최연소 우승자는 김시우(21세10개월16일)다.

올해는 디펜딩 챔피언인 맥길로이가 ‘징크스’를 깰지도 관심이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한 번도 타이틀 방어를 허용한 적이 없다. 디펜딩 챔피언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공동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