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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상사태, 국가 존망이 달려 있다

-'코로나19' 이겨내는 데 온 힘을 모으자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 나라, 아니 온 세계가 위험하다. 이런 추세로 가다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희생될지 알 수 없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 끝날 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발원지인 중국에선 진정 기미가 보이지만 다른 나라에선 오히려 더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13일 현재 두 달도 안돼 확진자가 8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자만 70명 선이다. 전 세계 확진자도 12만 명을 넘었다.
이번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오던 WHO(세계보건기구)도 12일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젠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전쟁 아닌 전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전쟁이다. 그래서 더 어렵고 힘든 싸움이다.
이 전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그것도 오래 끌어선 안된다. 오래 끌면 이겨내더라도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국가 존망(存亡)이 걸려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코로나19 관련 일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 왈가왈부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일단 이 전쟁부터 끝내자. 그래야 답이 나온다. 희망이 있다.
그래서 제안한다. 정부는 즉각 국가위기관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전쟁을 치러야 할 정부가 평시 체제로 대응할 순 없다. 그러면 백전백패(百戰百敗)다. 보나마나다.
국가위기관리체제에선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정확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 전문가라야 한다. 어중이떠중이들은 절대 끼워줘선 안된다.
그러면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잡음만 생긴다. 무엇보다 그릇된 결정을 할 위험이 크다. 리더십이 중요한 때다. 예로부터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이 난국을 이겨낼만한 리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명확하게 입증된 사실이다. 어떤 일이든 전문가가 있어야 쉽게 해결한다. 벽에 못을 하나 박더라도 평소 박아본 사람이 잘 한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코로나19와 전쟁에서도 전문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누가 전문가인가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방역관계자들이 대구 신천지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 최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전선에서 적과 마주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장병들과 똑같다. 그들의 눈물겨운 희생은 어떤 보상으로도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 더 이상 그들의 등 뒤에서 비아냥되는 몰지각한 이들이 없기를 바란다.
전쟁엔 사람과 물자가 있어야 한다. 전선에서 직접 싸우는 병사 외에도 후방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또 전쟁에 직접 쓰이는 군수품은 물론이고 여러 물자가 충분하게 공급돼야 한다. 일선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이 착용할 방호복이나 마스크 등이 부족하다고 하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는 전투를 벌이는 병사에게 총을 주지 않고 맨손으로 싸워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이 갖춰야 할 방호복이나 마스크, 장갑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식사, 잠자리도 잘 챙겨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힘을 내서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피곤하며 잠도 부족한 데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먹는 것도 부실하면 버틸 수 있겠는가.
지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진은 말할 것도 없고 역학조사관계자, 방역종사자, 경찰관, 소방관, 관계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내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해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보내야 할 때다. 그들이 버티지 못하면 우리는 이 전쟁에서 지고 만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지자체들도 초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은 전쟁터의 중심이다.
그칠 줄 모르고 매일 쏟아져 나오는 확진자로 더 이상 자체 역량으론 버티기가 힘들 정도다. 보기에도 처절하다. 여기저기서 의료진이 모여들고 자원봉사자들이 몰려 힘을 보태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앙정부는 좀 더 세심하게 지원책을 강구하고 다른 지자체들도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또 그간의 시행착오를 참고해 향후 방역이나 치료도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해 하루빨리 이번 사태를 끝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싸움은 더 힘들어지고 손실도 늘어나게 된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해야만 할 일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실익이 없다”는 식의 답변으론 곤란하다. 때를 놓치고 뒤늦게 실익을 따지는 어리석은 짓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실수는 한번으로 족하다.
마스크 생산이나 판매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마스크 2개 구입하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고 몇 시간을 기다려서도 구입하지 못하는 일이 계속돼선 안된다.
찾아보면 그보다 훨씬 수월하고 간편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일부 시·군·구에선 행정조직을 통해 마스크를 신속하게 공급하고 있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의료진들이 중증 확진환자를 옮기고 있다.

재난 기본소득을 지원하는 문제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찬반 논란이 많다. 주자는 쪽과 줘선 안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그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돈이 아닌 이상 모두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 막상 쓰기는 쉽지만 메꾸기는 어렵다.
이런 어수선한 시국엔 온갖 근거없는 소문이 나돈다. 그 중에 대부분은 거짓이다.
특히 요즘처럼 SNS가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선 한 사람이 퍼뜨린 가짜뉴스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 마구잡이로 퍼나르기를 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이런 소문을 퍼뜨리거나 옮겨선 안된다.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 지 안다면 결코 그런 일은 해선 안된다.
코로나19가 말끔하게 없어질 때까지는 크고 작은 모임도 하지 말자. 그게 자신도 지키고 우리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꼭 하고 가급적 말은 삼가자. 요즘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통화를 하거나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몰지각한 행동이다. 꼭 통화를 하고 얘기를 해야 한다면 짧게 끝내자. 식당에서도 식사만 하면 되는데 쓸데없는 얘기로 옆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발 조용히 식사만 하자. 이런 때는 별 수가 없다. 불편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감염 증상이 있다 싶으면 제발 스스로 조심하자. 증상이 있는데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주위 사람들까지 다 피해를 입는다.
개인 위생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자신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자신이 지키지 않는 생명을 남이 지켜주지 않는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그게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