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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하위 70% 1천478만가구에 재난지원금…7.6조 원포인트 추경

- 재산세 과표 합산액 9억·금융소득 2천만원 이상 가구는 컷오프
- 적자국채 발행 없어…공무원 인건비 삭감, 국방·SOC 사업비 깎아
- 홍남기 "국회서 긴급재난지원금 소득하위 70% 지원기준 유지 노력"

지이코노미(G-ECONOMY) 방제일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득 하위 70% 이하 1천478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7조6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5번째이자 올해 들어 2번째인 이번 추경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포인트 추경이다.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전액 지출구조조정과 기금 재원을 통해 마련됐다. 한해에 두차례 추경이 편성된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정부는 16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제2회 추경안'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왼쪽부터 김강립 복지부 차관, 진영 행안부 장관, 홍남기 부총리, 구윤철 기재부 차관,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 [사진=기획재정부]

7조6천억원에 달하는 이번 추경안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전액 사용된다.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지방비 2조1천억원을 합쳐 모두 9조7천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이하 1천478만 가구에 가구원 수별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 1인 가구는 40만원, 2인 가구는 60만원, 3인 가구는 80만원, 4인 이상 가구는 100만원을 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합동브리핑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100% 전국 가구에 대해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소득 하위 70%라는 지원기준은 정부가 긴급성, 효율성, 형평성과 재정 여력을 종합 고려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기준이 국회에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는 총선과정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청와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원 대상 여부는 올해 3월말 기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직장가입자 가구의 경우 본인부담 건보료가 1인 가구는 8만8천344원, 2인 15만25원, 3인 19만5천200원, 4인 23만7천652원 이하면 지원 대상이다. 4인 기준으로 지역가입자 가구는 25만4천909원, 혼합가구는 24만2천715원 이하여야 한다.

다만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가구원의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금액이 9억원을 넘어서거나 금융종합소득세의 부과기준이 되는 금융소득 연 2천만원 이상 가구는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지방자치단체가 활용 중인 전자화폐나 지역상품권 등으로 지급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분담 비율은 8 대 2(서울은 7대 3)다.

정부는 추경 재원 7조6천억원 전액을 국채 발행 없이 지출구조조정과 기금 재원을 활용해 마련했다.

세출사업 삭감(3조6천억원),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외국환평형기금 지출 축소(2조8천억원), 기금재원 활용(1조2천억원) 등을 총동원했다.

먼저 공공부문 고통분담 차원에서 휴가 소진 등을 통해 공무원 연가보상비(3천953억원)를 전액 삭감하고, 공무원 채용시험 연기 등으로 인건비(2천999억원)를 줄였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입찰·계약 지연 등으로 인한 사업비를 조정(2조원)하고 집행이 어려운 사업(3천억원)을 감액했다.

삭감한 사업비를 부문별로 보면 국방(9천47억원), 사회간접자본(SOC)(5천804억원), 공적개발원조(2천677억원), 환경(2천55억원), 농·어업(1천693억원), 산업(500억원) 등을 각각 깎았다.

국방 사업비는 F-35(3천억원), 해상작전헬기(2천억원) 이지스함(1천억원) 등 방위력 개선사업 분할납부 일정을 늦추면서 가장 많이 조정했다. SOC 사업비는 철도사업의 연차별 투자계획을 변경(5천500억원)했다.

이외 금리 하락에 따른 국고채 이자 절감분(3천억원)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난방연료비·유류비 감액분(2천억원)도 동원했다.

환율 상승으로 원화자산 필요성이 낮아진 점을 감안,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외국환평형기금 지출을 2조8천억원 축소하고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과 주택도시기금, 농지관리기금 재원을 활용해 1조2천억원을 마련했다.

이번 2차 추경안으로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대책 규모는 모두 150조원에 이르게 된다.

홍 부총리는 "이번 추경에 더해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민생기반을 지켜내고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도산, 실업을 최소화하며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력, 복원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적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고용충격에 대비해 관계부처가 마련중인 추가대책이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

이번 2차 추경으로 총지출은 1차 추경 당시보다 4조원 늘어난 527조2천억원에 달했지만, 총수입은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의 일반회계 전출금 덕에 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본예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은 12.3%로 확대됐다.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채무는 815조5천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41.2%로 1차 추경 당시와 같지만,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조5천억원(총수입-총지출)씩 늘어난 각각 45조원, 85조6천억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3%,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3%로 0.2%포인트씩 확대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올해 IMF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4.7%)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선다.

정부는 이날 이번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해 5월 초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