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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골퍼가 있듯 진상 캐디도 있다

-전문성을 높이고 직업정신에 투철해야 진상 캐디 면한다.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렸던 '인터내셔널크라운' 골프대회 경기장면(사진:G-ECONOMY)

 

[데스크칼럼] 진상 골퍼. 한마디로 제멋대로인 골퍼다.
무례하고 억지를 부리는 골퍼다. 가장 흔한 유형이 캐디(경기보조원)에게 막말을 하고 성질을 부리는 타입이다.
말 그대로 갑질이다. 이런 진상 골퍼를 만나면 캐디는 하루를 잡친다. 동반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진상 골퍼만 있는 게 아니다. 진상 캐디도 있다.
“요즘 캐디들은 공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잘 보지도 않는다”
“공을 찾아주는 캐디를 보기 힘들다”
“캐디 눈치까지 봐야 하니 피곤하다”
“골프채를 제맘대로 갖다준다. 채를 바꿔달라고 해도 못들은 척 한다”
“캐디가 너무 쌀쌀맞다. 말을 부치기도 힘들다”
“플레이를 빨리 하라고 너무 다그치는 바람에 공을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
“코스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물어보면 귀찮아 한다”
“스코어도 정확하게 적지 않고 고쳐달라고 하면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
“본인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대충 넘어가니 뭐라 불러야 될지 난감한 적도 있다”
“그늘집에서 사라진 캐디가 손님들이 한참 기다리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캐디가 무슨 일이 있는 지 자꾸 폰을 들여다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티샷한 공이 OB라고 해서 가보니 OB가 아니었다”
“초보 골퍼를 만나면 자신이 프로인양 레슨을 하기 바쁘다”
“무슨 불만이 그리 많은지 라운드 내내 인상을 쓰고 있는 것 같아 불편했다”
“캐디가 남은 거리도 제대로 모르고 타깃 방향도 엉터리로 알려준다”
...
 
캐디가 전동카트를 운전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G-ECONOMY)

 

골프장 하우스 캐디들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도 갖가지다. 물론 친절하고 본업에 충실한 캐디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 골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진상 캐디도 분명 있다.
골퍼가 캐디에게 예의를 지켜야 하듯 캐디도 골퍼에게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더군다나 캐디는 골퍼가 경기를 안전하게 잘 마칠 수 있도록 조언하고 돕는 게 업무다. 그게 본업이다.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을 보조하는 캐디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골프룰에 명문화된 것은 없다.
이는 아마도 영국이나 미국 등지에선 아마추어 골퍼들이 평소 플레이를 할 때 대부분 캐디 없이 경기를 하는 관행 때문일 것이다.
골프룰에 명시된 규정은 주로 프로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전문 캐디들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엔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캐디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캐디 없이 플레이하는 노캐디제를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골퍼가 캐디를 선택해서 쓰는 게 아니라 싫어도 써야만 하는 것이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캐디는 라운드를 하기 전 골퍼들에게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키고 골프 코스를 안내하며 전동카트를 운전한다. 또 골퍼들에게 골프채를 갖다주고 홀까지 남은 거리와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린에선 공을 닦아주고 퍼팅라인이나 브레이크를 봐주기도 한다. 플레이어를 대신해 스코어도 대신 기입해 준다.
이런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대가로 캐디피를 받는다. 반면 골퍼 입장에선 캐디피를 내는만큼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캐디가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하거나 골퍼들에게 불쾌하게 대했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다. 전문성과 직업정신이 결여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캐디는 골프장 이미지를 좌우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다. 캐디가 잘못하면 캐디 자신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골프장 이미지도 좋지 않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사례 중 일부는 골프장측에 책임이 있는 것도 있다. 예컨대 한 팀이라도 더 내보내 매출을 늘리려는 골프장측 욕심 때문에 캐디들이 골퍼들에게 빠른 경기 진행을 닦달하다 욕을 먹기도 한다.
진상 캐디 문제를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전문성을 높이고 직업정신을 투철하게 갖도록 골프장측과 캐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나아가 캐디자격증제 도입도 검토해 볼만하다. 캐디 전문성과 능력에 따라 몇 가지 등급으로 나누고 그에 따라 캐디피도 차등으로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캐디 수급 문제 해결과 관련해 노캐디제 도입 등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독자 여러분,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