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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카트비, 문제 있다...-전동카트비 대폭 내리고 카트선택제 실시해야

-18홀 기준 전동카트 1인당 2~3만 원은 폭리

지난해 클럽나인브릿지 제주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대회 1라운드에서 브룩스 켑카와 김시우의 뒤를 수많은 갤러리들이 따르고 있다.(사진 :G-ECONOMY)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국내 골프장 전동 카트비(카트 사용료)가 너무 비싸다. 현재 운영중인 국내 골프장의 5인승 전동 카트비는 18홀 4인 기준 9만 원 안팎이다. 비싼 곳은 10만 원, 싼 곳은 8만 원이다. 12만원을 받는 곳도 2군데가 있다. 골퍼 1명으로 따지면 2만~3만 원이다. 3명이 이용할 경우엔 부담이 더 크다.

이게 과연 적정할까.
전동 카트는 1대당 가격이 800만~1천300만 원이라고 한다. 1천300만 원으로 잡고 하루 1팀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145일이면 구매비를 뽑는다. 145일이면 5개월이다. 여기에 소모품이나 배터리 교체 비용, 관리비까지 감안한다 해도 넉넉잡아 7, 8개월이면 투자비용은 모두 회수할 수 있다. 비나 눈이 오고 또 추위 때문에 골프장이 쉬는 날을 뺀다고 해도 1년이면 해결된다. 적어도 산술적으로는 그렇다.
카트 수명을 5년으로만 잡아도 구입 후 1년을 빼고 나머지 4년은 큰 지출 없이 그대로 남는 장사다. 1년 365일 중 200일, 하루에 1팀만 카트를 사용한다고 치면 연간 1천800만 원이 남는다. 4년이면 7천200만 원이다. 연간 영업일수가 250일이 되면 2천250만 원, 4년이면 9천만 원이다. 영업일수가 이보다 더 늘어나거나 카트 수명이 5년을 더 넘기게 되면 카트 1대에서 얻는 순수입이 1억 원을 돌파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골프장측에선 이보다 더 좋은 돈벌이 수단이 없다.
대개 골퍼들은 그린피가 싼 골프장을 선호한다. 물론 그린피에 관계 없이 좋은 골프장만 찾는 이들도 있다. 돈 많은 사람들이야 돈에 신경 쓸 이유가 없으니 그린피가 비싸고 싸고는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그린피에 민감하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한 푼이라도 싼 골프장에 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린피에 대해선 그렇게 민감한 골퍼들도 카트비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무디다. 무뎌서 무딘 게 아니다. 회원제고 대중제고 간에 카트비가 거의 일정하다. 게다가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본인이 카트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해도 카트를 타지 않고는 골프를 할 수가 없게 돼 있다. 카트사용이 의무화돼 있기 때문이다.
 
5인승 전동카트(사진은 본문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 :G-ECONOMY)

 

골프장측에선 골퍼들의 편의를 위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전동 카트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물론 전동 카트가 꼭 필요한 골퍼가 있다. 걸어다니면서 골프를 치기가 힘에 부치거나 걷는 걸 싫어하는 골퍼들은 전동 카트를 이용하면 좋다. 그러나 전동 카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전동 카트를 사용하지 않고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일방적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전동 카트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골프장측이 카트 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회전율을 높여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이다. 카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경기 진행 속도가 떨어져 하루에 받을 수 있는 팀 수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그만큼 골프장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한 팀이라도 더 받아야 수입이 늘어나는 현실을 골프장측이 간과할 리 없다.
골프장측에선 회전율을 높여 그린피 수입도 늘어나고 카트비도 더 챙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카트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다. 골퍼 선택에 따라 카트를 사용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카트비가 무료인 곳도 있다. 일본은 많은 골프장이 카트비를 받지 않고 있다. 국내 골프장과는 상당히 다르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카트비를 받지 않는 골프장이 있다.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CC, 딱 한 곳이다. 그럼 군산CC는 왜 카트비를 받지 않고도 큰 문제 없이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을까. 달리 얘기하면 카트비를 받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다른 골프장은 꼭 카트비를 받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주 비싸게...
우리나라는 골프 강국이다. 여자골프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국이요, 남자골프도 몇 손가락 안에 든다. 그런 위상에 걸맞게 국내 골프장 운영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카트비가 적정한지도 그래서 검토가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카트비를 대폭 내리고 카트선택제까지 실시한다면 더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