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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실종 13시간만에 북악산 숙정문 근처서 숨진채 발견

-시신 서울대병원 안치, 지지자들 몰려들어 애도
-서울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 실시 예정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한 구급차량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도착해 있다. (사진 : 연합)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 20분쯤 실종 13시간만에 서울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박 시장이 9일 오전 10시 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을 나선 이후 13시간만인 10일 새벽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시신은 경찰의 현장감식 절차를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오전 3시30분쯤 영안실에 안치돼 장례식장이 마련됐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서울시 )

 

오전 3시쯤부터 그의 지인과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응급의료센터 문 앞에 서서 이송차량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차량이 센터 앞에 도착하자 오열하며 “일어나라 박원순”, “사랑한다 박원순”, “미안하다 박원순” 등을 외쳤다. 경찰은 추후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당분간 서울시정을 이끌게 된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궐위된 경우 보궐선거 때까지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는 내년 4월7일에 실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현직 시장 재임 중 사망한 경우가 처음이라 이번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식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발인은 13일 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유언장 원본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고한석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이날 박 시장이 만년필로 쓴 자필 유서 전문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면서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썼다.

앞서 박 시장의 실종 사실은 당초 박 시장의 딸이 박 시장과 연락이 되지 않자 오후 5시 17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과 소방 당국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고,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박 시장은 공관을 나선 이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으로 향했다.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에 있는 CCTV에 박 시장의 모습이 담겼다. 경찰이 박 시장의 통화 내역과 위치를 조회한 결과, 박 시장은 오후 2시 42분 와룡공원에서 지인과 통화했고, 오후 4시쯤 서울 성북구 북악산에 있는 북악골프연습장에서 위치 신호가 끊겼다.
 
경찰은 오후 5시 30분쯤부터 기동대 등 경찰관 428명, 소방대원 157명, 수색견 8마리, 드론 3대를 투입해 밤 9시 30분까지 북악산 자락 일대를 수색했지만 박 시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경찰 등은 밤 10시 30분부터 2차 수색을 벌여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8일 오후 서울시청 소속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최근 박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 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변호사와 함께 9일 새벽까지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A씨는 2017년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하며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등 당시 정황을 자세히 진술했고, 더 많은 피해자가 있지만 박 시장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박 시장이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자신에게 보낸 개인적인 사진과 대화 내용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