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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화학-SK이노베이션, 기자는 기사만 씁니다.?

-LG화학-SK이노베이션,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불똥?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좌),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우) [사진=양 사 홈페이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격화되며 점차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 들면서다. 

양 사의 주장과 별개로 우리나라 대표 대기업의 소송전은 국민의 관심 사항이며 기자들에겐 무거운 주제이고 매일 쏟아지는 취재 경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 등 기자들은 쉴 틈이 없다. 기자 입장에선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최근 LG화학 측의 대응에 기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취재에 대해 너무 예민하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온다. 

기사의 내용이나 전체적인 취지와 상관없이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날카롭게 대응하며 기사 편집의 방향성에 간섭하려는 느낌마저 든다. 심지어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마치 경쟁사가 친한 언론사를 활용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은근히 내비치기도 한다. 

마치 언론을 기업의 홍보실로 여기는 듯한 불쾌한 주장도 여과없이 강조된다. 

물론 본지는 작은 인터넷 매체이기에 LG화학의 주장처럼 경쟁사와의 관계가 돈독한 언론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사를 쓰고 항의 전화만 받았을 뿐이다. 반론이 아니고 항의다. 

타 매체 후배 기자 역시 반론이 아닌 비난을 받고 검언유착이 아닌 금언유착이 더 문제라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두 대기업의 소송을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알리는게 언론의 역활일 것이다.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도 소송전에 돌입하면 어렵고 복잡한게 사실인데, 세계적 반도체 기업들의 특허 및 기술유출 소송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당연히 기자들은 많이  취재하고 많이 만나고 들어보고 쓸 수 밖에 없다.

굳이 누구 편인지를 편가르기한다면 적어도 본지는 독자의 편이다. 

LG화학의 보도자료처럼 경쟁사가 언론도 이용하더라는 억측을 펼치기 전에 친하든 안친하든 기자의 취재와 기사에 반론을 해주는게 옳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관계자의 코멘트에 그치더라도 말이다. 

기레기, 기더기가 판치는 세상에도 대부분의 기자는 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LG화학도 자신의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소송에 집중하고 쓸데없는 논쟁으로 새로운 기레기들을 양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소송에 집중해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기자는 취재하고 기사를 승부하면 그만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도움될 수 있는 두 대기업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