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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최나연을 꿈꾼다” 한국골프대학 이민경

 

 “정석의 길을 걷게 도와준 부모님, 이젠 빛을 볼 차례입니다”

한국골프대학 이민경

취재 심용욱 기자 / 사진 임한별 <의상협찬: MTG골프 / 장소협찬: 한국골프대학, 청우GC>

이번호는 특별한 선수를 만났다. 그 주인공은 한국골프대학(강원도 횡성 소재) 2학년에 재학중인 이민경 선수(20)다. 허리사이즈가 23인치도 채 되지 않는 요정 같은 몸매의 소유자다. 그녀를 보는 사람마다 “운동 선수 맞아?”, “저 몸에 어떻게 힘을 쓰고 다니나”하며 걱정의 소리를 한다. 하지만 그녀가 스윙을 시작하는 순간, 너무나 유연하고 힘찬 모습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예체능 집안의 완벽주의 그녀
이민경 선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예체능 집안의 자녀였다.
어릴 때부터 예술에 일가견이 있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큰언니는 가야금, 둘째언니는 아쟁 등 예술의 길을 걸어왔다.
반면 땀 흘리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이 선수는 태권도, 수영, 스키, 스케이트, 쿵푸 등 각종 스포츠를 섭렵했다. 이른바 ‘다재다능한 집안’이다.
초등학교 5학년,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집 앞 골프연습장에서 채를 처음 잡아본 그녀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무려 170야드나 날아가는 것에 매력을 느껴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과연 어떤 생각과 사고방식으로 선수에 임하고 있을까?
어떤 것이던 한번 빠지면 그에 대해 정밀분석하고 완벽히 다 알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선수는 제대로 된 골프를 배우기 위해 전라남도의 함평골프고등학교로 입학했다.
졸업 후 우리나라에 처음 골프대학이 생긴 것에 기뻐하며 주저 없이 한국골프대학을 선택했다.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기를 배워 보고픈 간절함이 맞아 떨어짐 셈이다.
그녀는 한국골프대학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골프에 대해 연구했고 많이 생각하며 연습에 임했다.
이 선수는 계속해서 골프에 관한 모든 커리큘럼을 이수중이며 또한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선수에 있어 골프학교의 커리큘럼은 ‘씨앗’과도 같다고 봅니다. 무조건 볼만 열심히 친다고 되는게 아니죠. 순간 실력이 늘어 ‘반짝 스타’가 될 수 있겠지만 체계적인 이론 등 기본기가 튼실치 못하면 언젠가 한계에 도달해 넘어설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최나연 선수가 될 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6시에 일어나 조깅을 하며 체력을 기르는 이민경 선수의 강점은 ‘일관성’이라 할 수 있다.
몇 시간을 쉬지 않고 연습해도 스윙의 템포나 동작, 모양에 전혀 변함이 없다.
특히 드라이버 샷은 수십 번을 쳐도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무난히 목표에 안착 시킨다. 구질 또한 자유자재다.
“저는 오래전부터 간결한 스윙을 추구했습니다. 골퍼에게 필요이상의 과도한 백스윙과 코킹은 일관성에 많은 지장을 준다고 봅니다.
비거리 또한 ‘어쩌다 한번 잘 맞는 경우’를 제외하곤 오히려 훨씬 안 나간죠”
이처럼 이 선수는 강한 체력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스윙을 바탕으로 오버스윙을 배제하며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인의 거리나 탄도 등을 잘 활용해 특정지형이나 상황에서 코스매니지먼트 감각이 남다르기로도 유명하다.
반면, 그녀는 자신의 단점으로 멘탈을 꼽는다.
아무리 기계적으로 볼을 칠 수 있는 선수라 해도 막상 중요한 순간의 숏 퍼트 상황이 오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평소와 똑같이 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면 울상 짓는 일도 허다하다.
“제 단점을 고치기 위해 학교전공과목인 ‘골프심리학’ 강의 때 중요한 부분을 메모 해놓고 시도 때도 없이 꺼내 숙지하고 있어요.
나아가 시합 때도 메모장을 지니고 다니면서 언제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항상 노력한답니다”
이민경 선수는 ‘한국여자골프의 간판’ 최나연을 롤모델로 꼽는다.
그러고 보니 이 선수 역시 최나연 선수처럼 마른몸매의 소유자라 그런 것일까. 닮은 부분들이 느껴진다.
“최나연 선수는 마른 체격이면서도 무난히 260야드를 날립니다.
그 비결중 하나는 하루 1,000개 이상의 볼을 치면서 자연스레 팔이 길어져 큰 아크 스윙을 하게 된 데 있다고 봐요.
또한 주변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기 때 발산되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정말 많이 닮고 싶어요”




 

전생에 골프와 결혼했었다(?)
취재가 끝나고 이 선수는 서둘러 학교가 있는 강원도로 떠날 채비를 갖췄다.
분명 오랜만에 만난 어머니와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고 싶었을 터인데, “한번 약해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라며 자신의 신조를 밝히며 준비를 서둘렀다.
그녀의 목표는 우선 내후년 안으로 프로에 입문하는 것이다. 그간 기본기를 튼실히 하는 과정에 입문시기를 약간 늦췄다.
후에는 국내정상까지 오르고 더 나아가 US오픈까지 제패하는 것이 그녀의 최종목표다.
“전생에 저는 ‘골프와 결혼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골프의 ‘영원한 신부’인 셈이죠. 이 자리를 빌어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부모님께 감사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날개를 펼칠 때가 왔고 반드시 빛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자신감으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찬 그녀가 노력의 결실을 맺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심용욱 기자 / shimyongwook@naver.com 
<사진=MK스포츠 임한별 / 의상협찬: MTG골프 / 장소협찬: 한국골프대학, 청우G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