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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4차 연장 끝에 ‘샷이글’로 프로 데뷔 첫 승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각종 대회 휩쓴 골프천재, 2014년 미국 '마스터스'에도 출전한 적 있어
-프로 데뷔 후 성적 부진으로 한때 시드까지 잃었다 올 시즌 다시 1부 투어 합류

이창우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사진:KPGA)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이창우(27.스릭슨)가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원)’에서 네 번째 연장 접전 끝에 샷이글로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이창우는 27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 동, 서코스(파72. 7,126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4라운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를 기록, 전재한(30.도휘에드가), 김태훈(35)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김태훈이 보기를 했고 이창우와 전재한이 파를 해 승부는 두 선수의 대결로 압축됐다.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과 핀 위치만 바꾸고 이어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이창우와 전재한은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해 연장 4차전까지 이어졌다. 

연장 네 번째 홀에서 전재한은 세 번째 샷한 공을 그린 위로 올렸고 이창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약 85m 거리의 세 번째 샷한 공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는 극적인 ‘샷이글’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창우가 연장 네 번째 경기에서 샷 이글을 해 우승을 확정 지은 후 홀에 있던 공을 꺼집어 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사진:KPGA)

 

이창우의 이번 우승은 아마추어 시절인 2013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약 7년만의 우승이고 2014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거둔 우승이다. 또한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치른 연장전에서 기록한 승리다.

이창우는 경기 후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기쁘다”며 “첫 번째 홀에서부터 보기를 해서 그런지 경기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대한 정신을 부여잡고 경기했다. 우승을 통해 ‘이창우가 돌아왔다’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샷이글 상황에 대해 “핀까지 약 85m 정도 남았고 오늘 그 위치에서 60도 웨지로 샷을 하면 감이 좋았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60도 웨지를 잡았고 정확하게만 치려고 했다. 들어갈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때부터 화려한 경력으로 ‘한국프로골프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던 이창우는 2014년 투어에 첫 발을 내딘 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톱10 피니시 1위에 올랐다. 또한 그 해 ‘KPGA 덕춘상(최저타수상)’을 수상했고 제네시스 포인트는 2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2019년에는 시드를 잃고 2부투어인 ‘KPGA 챌린지투어(현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했다. ‘KPGA 코리안투어 QT’를 통해 올 시즌 다시 투어로 복귀했다. 이번 우승 전까지 7개 대회에서 톱10에 3회 진입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그는 “연습을 게을리했다. 골프 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노력했다”며 “투어에 데뷔한 이후 지금 ‘스릭슨투어’로 불리는 2부투어에서 경기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다. 하지만 현실로 찾아왔고 내 자신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스릭슨투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서 ‘이창우 선수, 다시 올라가야죠’라는 말과 함께 사인을 요청한 적도 있다.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창우가 시상식 후 우승트로피를 앞에 놓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KPGA)

 

이창우는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와 제네시스 상금순위에서 모두 2위로 올라섰다. 바로 다음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 종료 뒤에는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 상위 3명에게 미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더 CJ컵’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이에 이창우는 “사실 올 시즌 목표는 시드 유지였다.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둬 한동안 목표가 없었는데 최근 다시 세운 목표가 ‘더 CJ컵’ 출전이다”라며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끝나고 정해지기 때문에 일단 ‘제네시스 챔피언십’까지는 그 대회에만 집중하겠다. 그리고 시즌 다승도 한 번 노려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전재한이 연장전에서 퍼팅을 하기 앞서 퍼팅 라인과 브레이크를 살피고 있다.(사진:KPGA)
김태훈이 힘차게 벙커 샷을 하고 있다.(사진:KPGA)

 

연장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전재한과 김태훈이 나란히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고 김성현(22.골프존), 함정우(26.하나금융그룹)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높은 코스 난도 속에 최종라운드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5명뿐이었다. 2020 시즌 최저 기록이다. 또한 나흘 동안 연속으로 타수를 줄인 선수는 한 명도 없었고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총 버디 수는 984개에 불과했다. 

KPGA 코리안투어는 10월 8~11일 인천 송도 소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으로 그 여정을 이어간다. 

 

(다음은 우승 후 인터뷰 전문)

-우승 소감은?
: 일단 지난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항상 옆에서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응원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다. 그 분들 때문에 계속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프로 데뷔 첫 승을 이루게 돼 정말 기쁘다. 첫번째 홀에서 보기를 해서 그런지 경기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대한 정신을 부여잡고 경기했다. 후반에는 스코어도 보지 않았을 만큼 경기에만 신경썼다. 우승으로 ‘이창우가 돌아왔다’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을 한 번 했지만 프로 데뷔 후에는 우승까지 오래 걸렸는데? 
: 아마추어때는 무조건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담도 겁도 없이 플레이했다. 프로가 되고 난 뒤 처음에는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점점 한계가 왔다. 성적이 떨어졌다. 이유는 연습 부족이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골프 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훨씬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노력했다. 아마추어 때 큰 기대를 받았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지난해부터 2부투어인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투어 데뷔 초반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선수로서 어떤 심정이었는지?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투어에 데뷔한 이후 2부투어에서 경기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실로 찾아왔고 내 자신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스릭슨투어에서 활동할 때 정말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서 ‘다시 올라가야죠’라는 말과 함께 사인을 요청한 적도 있다. 큰 자극을 받았다. 

-스릭슨투어가 좋은 경험이 됐는지?
: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절심함이 생겼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지만 일정 상 ‘스릭슨투어’에 출전할 수 있으면 나갔다. 경기 감각을 위해서였다. 

-KPGA 코리안투어와 스릭슨투어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을텐데?
: 스릭슨투어에서 많이 배웠다. 잘 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스릭슨투어에서 경험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자친구(여채현)인 캐디와 호흡이 잘 맞는지?
: 경기에 들어가면 ‘선수 대 캐디’ 사이일 뿐이다. 이번 대회까지 총 3번 캐디를 해주고 있는데 사전에 그렇게 정해놨다. (웃음) 그 이상 선을 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만나기 전에는 몰랐는데 여자친구가 김우현, 박효원, 고석완 선수의 우승을 이끈 ‘우승 캐디’였다. 교제한 지는 1년 정도 넘었고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을 때 연습하기 싫어서 ‘연습장 가기 싫다’라고 하면 항상 집으로 데리러 와서 연습장으로 데려갔다. (웃음)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될 것인지?
: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웃음) 군 전역 이후 생각해보겠다. 아마추어 시절 ‘마스터스’를 출전했는데 프로 신분으로도 ‘마스터스’에 나가고 싶다. 

-제네시스 포인트 2위로 올라섰다. 랭킹 3위까지 주는 ‘더 CJ컵’에 출전에 대한 욕심은 있는지?
: 이번 시즌 목표는 시드유지였다.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둬 한동안 목표가 없었는데 최근 새로 다시 세운 목표가 ‘더 CJ컵’ 출전이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끝나고 정해지기 때문에 ‘제네시스 챔피언십’까지는 그 대회에만 집중하겠다. 

-샷 이글 상황은?
: 세미 러프에 공이 놓여있었다. 전재한 선수의 공은 페어웨이에 있어 전재한 선수가 더 유리해보였다. 핀까지 약 85m 정도 남았고 오늘 그 위치에서 60도 웨지로 샷을 하면 좋았다. 그래서 60도 웨지를 잡았고 정확하게만 치려고 했다.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짧은 퍼트를 몇 번 놓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긴장됐는지?
: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다. 프로 데뷔 후 연장전도 처음 경험해 봤고 우승 경쟁도 오랜만이라 정말 많이 긴장됐다. 그러다 보니 스트로크도 잘 안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