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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골프장 ‘선불카드’ 인기 ①골프대중화의 수순인가

[골프가이드 박기훈, 심용욱 기자 golf0030@daum.net] 최근 골프장 선불카드가 ‘뜨거운 감자’다. 일반 골퍼들의 입장에선 저렴한 선불카드를 통해 손쉽게 골프를 칠 수 있어 즐겁다. 골프장 역시 현금이 바로바로 들어와 경영난에 보탬이 되니 웃음이 난다. 하지만 무분별한 난립으로 기존 회원권 보유 골퍼들과 회원제 골프장에선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골프장 선불카드, 왜 성황리에 판매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법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집중 조명해본다.



 

골프장 선불카드가 뭐길래

최근 골프계 이슈로 떠오른 골프장 선불카드는 그린피를 미리 내 카드를 구입한 뒤 골프장을 이용할 때마다 결제하는 방식으로, 골프장측이 자금조달을 위해 편법으로 도입한 제도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충전식 적립카드, 체크카드 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즉, 필요한 만큼 일정금액을 선납한 후에 약정된 할인율을 적용하고 라운드 때마다 그린피를 차감하는 형식이다. 카드 한 장으로 그린피는 물론 카트피와 그늘집 등 골프에 대한 모든 비용을 결제할 수 있기에 편리성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부담 없는 가격과 할인된 요금, 거기에 별도의 입회금도 없는 선불카드는 회원 못지않은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실용성을 따지는 많은 골퍼들이 애용하고 있다.
 

골프장 측에서도 반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존 최대 몇 십억을 호가하던 골프회원권들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지금 시기에 입회금 반환 때문에 골머리를 썩지 않아도 되고 즉각적인 자금 확보는 물론 내장객 유치를 이뤄내 심각한 경영난을 면할 수 있는 효자 상품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유사 회원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엔 기본 회원들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퍼블릭 골프장에서도 선불카드를 출시해 편법으로 영업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선불카드 돌풍, 그 원인은

지난해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골프장 선불카드는 현재 전국에 걸쳐 약 10여곳이 시행중에 있으며, 2∼3년의 사용기한이 지나면 잔액을 돌려주거나 재충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골프부킹대행업체 및 퍼블릭 골프장들을 통해 암암리에 발전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부킹을 잡아주는 등 나름의 혜택을 드리겠다’며 소멸성으로 판매해온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선불카드가 왜 지난해부터 화제가 되며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는 골프장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골프 호황의 막바지였던 2006년~2007년에 생겨난 골프장들의 회원권 입회금 반환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몇몇 곳을 제외한 대다수의 회원제 골프장이 실질적으로 부도가 나고 법정 관리에 들어가는 상황까지 치닫는 이 때, 입회금 반환문제는 한 술 더 떠 악재인 셈이다.
 

혹자는 회원권을 더 발행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현재 회원제 골프장들은 골프회원권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골프회원권이라는 것은 투자비용 대비해서 그 금액을 구좌로 환산하고 판매하는 것인데, 그 구좌 수 자체가 지금 거의 다 찼기 때문이다. 즉, 다른 부분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현금이 바로바로 들어오는 선불카드가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선불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한 회원제 골프장 책임자는 “예전(회원권시세가 좋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실적에 도움이 됐다”며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고, 그 다음으로 주중회원들이 반환을 하고 다시 선불카드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며 추세를 설명했다.
 

“회원권 시장의 5%, 하지만..”

그렇다면 선불카드가 현재 회원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나 될까.
 

현 골프업계의 핫이슈인 만큼 치명적인 타격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아직까진 전체 회원권 시장의 5% 정도를 밑도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앞서 밝혔듯 아직까지는 퍼블릭 골프장에 대부분 국한돼있으며, 몇몇 기존 회원권 값어치가 턱없이 떨어지며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문제 때문에 자금회전을 위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회금 반환 시기가 도래하는 골프장들이 점점 늘어나면서(2012년 46개, 2013년 80여 개 예상) 계속해서 선불카드를 발급하고 위탁 업체들을 선정해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골프장들이 이런 추세로 변화할 전망이다.
 

특히 퍼블릭 골프장 위주로 성행하던 선불카드가 이젠 회원제 골프장으로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안우곤 초원 회원권거래소 팀장은 “3~4년 정도는 골프장들이 경영난을 버텨내겠지만, 향후 10년 안에는 일본 회원권 시장처럼 평준화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선불카드를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최근 분양 골프장들은 시세가 너무 안 좋아 파격적인 상품 회원혜택을 주고 있다. 이는 운영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선불카드가 대안책”이라고 덧붙였다.
 

골프를 즐기는 주 세대층이 바뀌고 있다는 측면도 선불카드의 부흥을 일으킨 중요한 요소다.
 

기존 베이비붐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골프를 떠나고, 그 자리를 30~40대의 젊은 층들이 점점 메워가고 있다. 젊은층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 회원권을 보유하며 골프장을 이용하던 패턴과는 달리, 실속위주의 골프를 즐긴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담이 없는 가격으로 손쉬운 부킹이 가능한, 여기에 접대용으로도 사용가능한 선불카드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김종완 회원권114 이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무기명이어서 타인에게 양도해도 똑같은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골프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회원권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요즘 선불카드가 대체 시장으로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현재로선 “앞으로의 골프 추세는 선불카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이 지배적이다. 시대가 그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