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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신풍속도 '女心'을 잡아라!"


Special Report
골프장 마케팅 열전
골프장 신풍속도 ‘女心’을 잡아라!

 




골프 경기침체 장기화로 각 지역 일부 골프장과 용품업계 등 골프산업이 매출 저하에 따른 경영난으로 적지않은 난항을 겪고 있다. 대중 골프장 급증에 따른 과도 경쟁과 불경기로 인해 대부분 사람들이 여가생활 소비지출을 줄이면서 영업매출 하락이 지속되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 한 소규모 골프장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영업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줄었다. 실제 해당 골프장은 지난해 주중 1일 기준 40팀을 받았다면 올해는 10팀 이상 받기 어려운 상황이며 주말도 반토막 수준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영악화는 특히 지역 퍼블릭 등 소규모 골프장(9홀 이하)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폭설과 잦은 비, 이상기후 등 오락가락한 날씨도 경영악화에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자칫 연쇄 폐업 등 ‘골프장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낳는다. 또 적자를 감수한 과도한 이용료 인하 등을 통해 가격경쟁까지 과열되면 업계 전체적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골프장은 시설개선과 확장,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 등으로 이른바 ‘여심(女心) 잡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골프장과 용품시장은 왜 여성 골퍼를 주시하게 됐는가’, ‘어디에서 어떤 마케팅 을 펼치는가’, ‘전문가들은 어떤 반응인가’ 등을 심도있게 접근해본다.


[진행 심용욱 기자 / 사진 이배림 기자, 골프가이드DB]

 



골프장의 큰 고객이 된 여성 골퍼들

각 골프장이 여심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남성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성 골퍼들을 공략해 평일과 주말 영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것이다.
급격히 증가한 여성 골퍼는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규모 골프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 대표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고 날씨 편차도 심하다 보니 내장객 숫자가 지난해에 훨씬 못 미친다. 그나마 미국이나 일본처럼 평일에 여성 골퍼들마저 찾지 않는다면 아마 문 닫는 골프장이 줄을 설 것이다”며 “시간대별 그린피 인하는 기본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여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 한 골프장 관계자는 “어떤 곳은 은행 대출금으로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을 정도로 비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 골프장의 경영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골프장마다 운영 정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여성 골퍼를 타깃으로 한 대책 마련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며 여심 잡기가 가장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현재는 ‘여성 골퍼들이 한국 골프를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女心’ 잡기 마케팅 치열
“골프에 관해선 어디를 가든 여성 이벤트나 혜택 등이 꼭 있어요. 클럽하우스내 여성 전용 파우더룸이나 휴게실 또한 잔잔한 감동을 주곤 하지요”

휴일을 골라 어머니와 한달 5회 이상 라운드를 즐긴다는 직장인 김수지(25) 씨의 말이다. 

최근 클럽하우스 리모델링을 끝낸 베어크리크 GC은 종전 라커룸 공간 비율을 남자 7, 여자 3에서 거의 5대5로 동등하게 변경했다. 여성 골퍼 공간을 20% 가량 늘린 것이다. 이전 클럽하우스는 여성 골퍼를 배려한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이었다.
베어크리크의 여성 골퍼를 위한 배려는 협소한 공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자 화장실 수를 늘리고 파우더룸을 새로 만드는 등 여성 골퍼의 마음을 잡기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경영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골프장들이 여심 사로잡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요즘의 골프장들은 리모델링할 때 여성 골퍼의 공간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다. 베어크리크 뿐 아니라 올해 초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공사를 한 자유CC도 파우더실 등 휴게공간을 만드는 등 여성 골퍼 편의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사실 여성 전용 라커 공간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라운드를 끝낸 여성 골퍼들이 샤워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던 때였다.
경기도 파주 소재의 서서울CC은 일찌감치 여성 골퍼를 우대하는 정책을 썼던 곳으로 손 꼽힌다.
서서울CC 김성태 상무는 “1990년대 후반 골프장의 어려움이 감지될 때부터 여성 골퍼 라커를 남성 수준으로 늘리는 등 대비했다”며 “어느날부터 낮 시간대에는 50~ 60% 이상의 여성 골퍼들이 이곳을 찾는다. 평일에 단체팀 외에는 여성 골퍼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일찌감치 ‘월요일 2인 플레이를 허용’한 이유도 부부가 사이 좋게 라운드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김 상무는 “여성 골퍼의 비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주말까지 계산해도 여성 라운드 비율이 전체 30%에 이른다”고 밝혔다.
서서울CC와 같은 파주에 위치한 서원밸리CC처럼 프리미엄 아울렛이 근처에 있는 골프장들은 특히 여성들이 선호하고 있다. 골프를 하고 나서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 골퍼들 사이에서는 파주나 여주 인근 골프장을 이용하고 나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쇼핑하는 일정이 각광받는 ‘웰빙 레저 코스’로 장평이 났다.

 



그린피 할인, 편의시설 제공, 1박2일 패키지 등 마케팅 활발
특히 여성 골퍼가 가장 많은 월요일은 여심 잡기에 올인하는 마케팅을 전개하는 골프장들이 눈에 띈다. 베어크리크GC가 월요일을 ‘레이디스 데이’로 선정해 1인당 2만원을 할인하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 골프장이 최대 4만원까지 여성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스카이72 GC은 해당일 여성고객 전원에게 ‘앙드레김 최고급 이너웨어 세트’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클럽하우스 여성사우나에 장미꽃잎을 뿌려 놓고, 아로마 향초를 준비하는 등 새로운 분위기를 내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는 기존 골프클럽들이 주로 골프용품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다소 파격적인 이벤트라는 반응을 얻었다.
서향기 스카이72 홍보마케팅 팀장은 “골프장이 로맨틱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기획했다”며 “스카이72가 국내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골프클럽인 만큼 최고의 디자이너와의 만남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포천 소재의 몽베르CC도 여성 골퍼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곳은 다른 골프장처럼 ‘여성의 날’이나 ‘여성 이벤트’ 등의 마케팅으로 사로잡는 것이 아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용이한 접근성과 수려한 경관, 체계화 된 1박2일 코스 등으로 특히 부부 골퍼들에게도 인기있는 코스로 이미 오래전부터 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포CC은 현재 3개 홀 레이디 티를 양잔디(켄터키블루)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부실하게 만든 듯한 레이디 티로는 여성 골퍼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성 위한 마케팅은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
여심 잡기 마케팅 현상은 골프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골프 용품과 골프웨어 등 각종 골프산업 어디든 여심 잡기 경쟁이 뜨겁다.
여러 골프 시장에서는 여성용 신제품을 쏟아내며 여성 골퍼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한때 남편이 사다주는 골프채를 성능과 무관하게 사용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여성 체형에 맞게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이다.
골프장에서는 이미 주중에 여성고객 없이는 매출 보존을 할 수 없을 만큼 여성골프 인구가 늘은 만큼 클럽 제작사들 역시 여성 골퍼를 위해 첨단 기능을 더한 획기적인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여성 위한 클럽 “다양하네요”
그 중 던롭과 혼마 골프 등 일본용품사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던롭은 국내 전용인 ‘뉴 젝시오 프라임 레이디스’를 내놓았다. 이 클럽은 국내 여성 골퍼의 스윙과 요구를 분석해 선보이는 프리미엄 클럽으로 초경량 샤프트를 포함, 젝시오7 여성용 클럽 대비 26g 가벼운 클럽의 경량화를 통해 차원이 다른 비거리를 선사했다. 세련된 와인 색상의 디자인과 젝시오 특유의 청아한 타구감으로 한층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혼마도 여성 골퍼들의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베레스 키와미 4스타 남성용과 여성용, 2스타 남성용으로 인기를 끈 혼마는 ‘베레스 키와미 여성용 2스타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여성 골퍼의 이목을 끈다.
‘온오프’는 아예 2012년형으로 풀라인업됐다. 보라색을 앞세워 여성미를 가미했고 우드 계열의 솔에 적용된 다이아몬드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큰 중심앵글이 대형 헤드의 약점을 보완해 안정된 비거리를 보장한다. 여성전용 샤프트도 시선을 끈다. 아이언은 롱아이언도 컨트롤이 편하도록 번호별로 헤드 디자인부터 다르게 설게했다. 대형 텅스텐을 삽입해 반발력을 높이고 보다 쉽게 공을 띄워준다.
투어스테이지의 ‘V-iQ CL’도 돋보이는 모델이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여성들로부터 꾸준히 호평받아온 시리즈다. 헤드 페이스를 약 1.5m 얇게 디자인해 중심 심도를 낮춰 최적의 탄도를 만들어 준다. 샷의 정확도를 높이고 임팩트까지 정확한 스윙의 느낌을 전달해 주기 위한 크라운 부분의 ‘네오 타깃 아이’ 기술도 있다. 퍼플계열의 포인트 색상에 스왈로프스키 스톤을 박아 미적 감각도 더했다.

 

제16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박정호 회장



‘그들의 예언’은 맞아 떨어졌다
한때 골프장을 비롯한 관련 산업 몇몇 대표 및 경영진들은 ‘한국 골프 산업이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가장 큰 이유로 ‘여성 골퍼 비율 증가’를 들곤 했다.
일본은 여성 골퍼가 줄어든지 오래지만 한국에서는 그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예언은 불현듯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미리 예측하고 있던 곳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하우 등으로 많은 골퍼들을 통해 입소문으로 퍼지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제16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박정호(64) 회장도 “현재 협회에 소속된 국내 266개 골프장을 비롯, 전국 모든 골프장이 장기적인 불황을 타고 있다. 과도한 조세정책,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회원제와 대중제 간 어색한 관계 등 난제가 많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협회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가장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그 중 특히 빈 시간대가 많은 주중에 여성 골퍼를 끌어들이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정책”이라며 여성 골퍼 내장객 유치의 중요성을 밝혔다.


 

골프선수 김자영이 대회도중 한 아기를 보고 싱그럽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