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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좀 싸게 칠 수 없나요?

골프, 좀 싸게 칠 수 없나요?

골프장 수는 늘어나도 라운드 비용은 내릴 줄 몰라

 

“골프, 좀 싸게 칠 수 없나?”

회원권이 없는 일반골퍼라면 누구나 한번 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景氣)가 좋지 않고 살기가 팍팍할 때는 그런 생각이 더 간절할 테지요. 돈 걱정이 없는 골퍼들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불쾌해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참에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골프 라운드 비용(그린피, 카트비, 캐디피)은 적정할까요?

 

일반골퍼가 수도권 회원제골프장에서 주말 1회(18홀) 라운드를 하려면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비까지 합쳐 30만원 안팎이 듭니다. 물론 대중제 골프장이나 지방 골프장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떻든 일반골퍼 중에서 이만한 돈을 선뜻 내고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아시다시피 회원제 골프장은 비회원들이 많이 와야만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비회원들은 대부분 세금만 내는 회원들보다 훨씬 많은 그린피를 내지요. 비회원들이 골프장을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 비회원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골프를 자주 칠 수 없다면 골프장도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일반회원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골프장은 늘어나고 있는데 비용은 쉽게 내릴 줄을 모릅니다.

이는 회원제든 대중제든 마찬가지입니다.

 

골프장측에선 “세금이 워낙 비싸다 보니...”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권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대중제 골프장은 투자비를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나름대로 이유는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그렇게 편한 소리만 하고 앉아 있을 수 있을까요.

 

40년 넘게 골프장에 몸 담고 있는 한 원로는 “손님이 원하면 무슨 일이든 해야 골프장도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없는 골프장은 더 이상 살아남을 수도, 존재할 가치도 없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답은 명확합니다.

 

요금을 더 내리고, 서비스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길 밖에 없습니다.

 

지난 8월 1일 제주지역 1호 골프장인 ‘제주CC’의 부도는 여러 가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4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즐기고, 2016년 올림픽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골프를 언제까지나 ‘사치성 산업’으로 여기는 한 골프대중화는 요원할 것입니다.

 

진정한 골프대중화는 더 많은 국민들이 쉽게 골프를 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골프장에 대한 과세를 체육시설에 걸맞게 정상화해야 합니다. 대중제 골프장의 투자금 회수 규제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합니다.

 

요금 부담없이, 신나게 골프를 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