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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브리스티스 오픈 최종 라운드 우승

아시아 최초,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박인비 브리스티스 오픈 최종 라운드 우승

아시아 최초,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지난 8월 2일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에서 열린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1개를 낚아내고 보기는 2개로 억제해 7타를 줄이는 호조를 보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15타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는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해 라운드 중반 이후까지 리더보드 가장 높은 자리를 위치했던 고진영(20·넵스)을 결국 끌어내렸다.

고진영은 버디 2개에 이글 1개를 기록했지만 보기 1개와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특히 16번홀(파4)에서 2번째 샷을 그린 옆 해저드로 보낸 여파로 더블보기를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전까지 LPGA 투어에서 통산 15승을 거두며 메이저대회에서만 6승을 챙겨놓고 있었는데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 유독 브리티시 여자오픈 트로피만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정상에 서며 한국 선수로는 첫번째, 투어 사상 7번째로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도 남겼다. 한국 선수들이 올시즌 합작 12승을 거두며 2006년과 2009년 남긴 합작 11승 기록을 돌파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다운 저력을 제대로 드러냈다. 허리 통증으로 프로암도 참가하지 못할 만큼 컨디션이 저조한 데다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그 여파로 주춤했지만, 3라운드 이후로 샷감을 회복한 끝에 마침내 최종일에 자신의 기량을 완벽히 펼쳐보였다.


16번 홀에서 박인비와 고진영의 희비 엇갈려

경기 초반부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의 초반 9홀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플레이였다.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고진영에 세 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2번홀(파4)과 3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가능성을 엿봤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초반 연속 버디 후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 기분 좋은 상상은 독이 됐다. 4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가 나오면서 선두 추격은 멀어지는 듯했다.
 
박인비는 “‘이번에도 우승을 못하는 건가?’, ‘내년에 다시 도전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초반 더블보기는 독이 아닌 약으로 작용했다. 경기 초반 우승 욕심이 얼마나 엄청난 실수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후 박인비는 마음을 비웠다. “경기가 뜻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래로 플레이하려고 생각했다. 그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앞두고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허리가 많이 아팠다. 컨디션도 엉망이어서 프로암까지 기권할 정도였다. 사실상 이 대회 우승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고진영에 대해서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고진영은 훌륭한 플레이를 했다. 결과는 아쉽게 됐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 커리어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해서는 “물론 욕심이 난다. 하지만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너무나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이기 때문에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그리고 에비앙 챔피언십도 잘 준비해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박인비는 우승 후 현지 인터뷰에서 “올해 세워놓은 목표가 브리티시 오픈 우승이었는데 꿈같이 오늘 이루게 돼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사실 이번 주 컨디션 별로 안 좋아서 많이 기대 안 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바람이 부는 날씨를 겪어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박인비는 “ 이번 일주일 동안 굉장히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오고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쁘다. 제 커리어의 마지막 목표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빠른 나이에 큰 꿈을 이루게 돼서 영광스럽다. 앞으로 나아갈 일이 많지만 어쨌든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기쁨을 만끽했다.

박인비는 16번 홀을 승부처로 봤다.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핀 오른쪽에 붙인 뒤 1.5미터 버디를 낚으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박인비는 “이번 주에 16번 홀이 어렵게 플레이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16번 홀에서 4일 중 3번 버디를 잡았다. 가장 어려운 홀이었지만 가장 행운이 따랐던 홀이기도 하다. 어려운 홀에서 3타를 줄인 건 다른 선수들보다 그 홀에서만 4,5타를 이기고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도 16번 홀의 아이언 샷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승 경쟁을 했던 고진영(20 넵스)이 16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수잔 페테르센(34 노르웨이), 이민지(18 호주)도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파를 지킨 리디아 고(18 뉴질랜드)가 잘 한 정도였는데 박인비는 무려 버디를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최고의 목표였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후의 박인비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인비는 “그랜드슬램 말고는 다른 걸 목표로 생각해 본 것이 별로 없다. 레전드급 선수들이나 저보다 메이저 승수가 훨씬 많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위대한 선수들을 보면서 목표를 세우다 보면 저도 앞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인비는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프로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인 것 같다. 그것이 저한테도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일이다. 프로 골프 선수로 살아가면서 가장 큰 목표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인비는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에 대해 “사실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벽이 크게 느껴졌고 몇 번 좌절하면서 ‘이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긴 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에 우승이다 생각하니까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거였나’ 느껴졌다. 하기 전엔 너무나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던 일들이 하고 나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여자골프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박인비(KB금융그룹)가 3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역전승을 하며 여자골프 사상 일곱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평생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일을 뜻한다. 여자골프 메이저대회는 5개가 있으나 그 가운데 4개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으로 인정해준다. 5개를 모두 석권해야 진정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일단 미국L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인비는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오는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여자골퍼로는 일곱째로, 남녀 골퍼를 통틀어서는 사상 열셋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그는 남녀를 통틀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여자골프에서는 루이스 서그스, 미키 라이트,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 캐리 웹, 아니카 소렌스탐이 달성했다. 남자골프에서는 보비 존스(그랜드 슬램),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로스 타이거 우즈가 달성했다.

박인비는 이들 ‘골프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박인비는 또 여자골프에서는 웹에 이어 둘째로 어린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웹은 지난 2001년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6세6개월3일의 나이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1988년 7월12일생이다. 그는 27세21일의 나이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편 박인비는 미국LPGA투어에서 시즌 4승, 통산 16승을 거뒀다. 통산 다승랭킹은 공동 34위다. 그 가운데 메이저대회가 7승이다. 잉스터, 웹과 같은 메이저대회 승수다.


사진: LPG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