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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禁女)의 벽’ 고수한 ‘뮤어필드 클럽’의 결정,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데스크 칼럼>

 

 

‘금녀(禁女)의 벽’ 고수한 ‘뮤어필드 클럽’의 결정,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뮤어필드 골프클럽(Muir Golf Club).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유서 깊은 골프장입니다.

세인트앤드루스 골프클럽(St Andrews Golf Club)과 함께 북해(北海)와 맞닿아 있는 전형적인 링크스(Links) 코스입니다.

영국 지도를 놓고 보면 뮤어필드와 세인트앤드루스는 같은 경도상에 있지만 뮤어필드가 더 남쪽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골프장은 골프 역사이자 골프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골프가 생겨난 이후 오늘날처럼 멋진 스포츠로 자리잡는 데 많은 역할을 한 곳이지요.

골프규칙들이 제정된 곳이기도 하거니와 이곳의 클럽하우스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전형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웃(Out)과 인(In) 코스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골프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골퍼들은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렙니다.

1860년 창설된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단골 골프장입니다.

뮤어필드는 디 오픈이 열리는 14개 코스 가운데 세인트앤드루스와 프레스트윅 다음으로 많은 대회가 열린 골프장입니다. 또한 디 오픈 역사상 최초로 대회 4라운드(하루 36홀씩 이틀) 72홀 플레이가 펼쳐진 곳이기도 합니다.

1744년 개장해 272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좁은 페어웨이와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러프, 지뢰밭처럼 곳곳에 널린 항아리(pot)형 벙커, 코스 끝에 쌓은 돌담 등이 상징적인 곳입니다.



그런데 이 뮤어필드가 최근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건립 이후 남성 전용 클럽으로 여성 회원을 받지 않았던 뮤어필드가 금녀(禁女)의 전통을 고수하기로 했기 때문이죠.

영국 언론들은 지난 5월 19일 뮤어필드 골프장이 회원을 대상으로 ‘금녀의 벽’을 허물지에 대한 투표를 한 결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규정 개정이 무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영국 왕립골프협회(R&A)는 ‘금녀(禁女)의 원칙’을 고수하는 골프장에선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1892년 이래 16차례 디 오픈이 열렸던 뮤어필드에선 앞으로 디 오픈을 치를 수 없게 됐습니다.

뮤어필드 골프장 회원 대표 헨리 페어웨더는 “골프클럽의 규칙이 회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여성들은 (회원이 아니더라도)뮤어필드 코스에서 골프를 칠 수 있으며 ‘손님’으로서 환영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뮤어필드 회원들의 이같은 결정에 여러 사람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여성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장 니콜라 스터전은 트위터에 “스코틀랜드는 온갖 직종에서 여성 지도자를 배출해 왔다. 지금은 2016년이다. (이번 뮤어필드의 결정은)옹호할 가치가 없다”고 격분했습니다.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뮤어필드 골프장은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디 오픈)가 여성 회원이 금지당한 골프장에서 열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뮤어필드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잃는 것보다 뮤어필드가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1959년 뮤어필드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우승했던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본인 트위터에 “뮤어필드를 사랑하지만 R&A의 결정에 동의한다. 뮤어필드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뮤어필드의 남성 회원 고수 방침은 골프 클럽의 성차별을 없애는 최근 추세와는 상반된 것입니다.

세인트앤드루스는 260년만인 지난 2014년 빗장을 풀었습니다. 여성 회원을 받아들인 것이지요.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은 앞서 2012년 개장 80년만에 여성 회원 2명을 받아들였습니다.

뮤어필드가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자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음 달 디 오픈이 열리는 트룬 골프장은 뮤어필드와 함께 여성 회원을 받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죠. 트룬 클럽은 올해 말 여성 회원을 받아들일지를 묻는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 발상지이자 언론의 자유와 여성의 인권이 가장 잘 보장되고 있는 나라 영국에서 골프클럽 회원으로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골프장이 있다니 참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뮤어필드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독자 여러분, 날로 무더워져 갑니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