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골프 ‘드레스코드’ 논란, 쟁점은 무엇인가 下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지난 8월 레저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골퍼들의 드레스코드 찬반 논란에서 그래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1.6% 차로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레저신문은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국내 골퍼 508명을 대상으로 미 LPGA 드레스코드와 관련한 골퍼의 생각을 물었다. 그 결과 이번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가 꺼내든 복장 규제에 대해 찬성 50.8%, 반대 49.2%의 결과를 보였다. 국내 골퍼들의 드레스코드에 대한 생각은 찬성과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먼저 드레스코드를 지켜야 한다는 찬성론자들은 “골프에서의 복장은 기본 에티켓이자 매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반대론자는 “프로선수이기에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하며 또 그만큼 책임질 수 있는 나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드레스코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36.7%가 "그렇다"라고 답변해 골프장에서의 복장에 대한 에티켓이 필요함을 확인시켰다.

드레스코드가 골퍼 유입에 방해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58%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내 골프장 반바지 허용에 대한 질문에는 “무려 89%가 반바지 플레이를 허용해야 한다"라는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몇몇 일반 골퍼들은 “평소 반바지 허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가 얼마 전 명문 골프장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에서 골퍼로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 엉망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덧붙여 “허용이라는 것은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문화일 때 가능 한 것이다.
 
반바지를 허용하니까 샌들과 라운드 티셔츠만 달랑 입고 로비, 식당 등을 활보하더라"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한편, 골프장에서의 가장 꼴불견 복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등산복, 트레이닝복을 입고 출입하는 골퍼가 제일 싫다는 의견이 58.4%를 차지했다.
2위는 노출이 심한 옷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동안 골프장 출입을 제한 시켰던 문신에 대한 골퍼의 생각을 묻자 44.8%가 "상관없다"라고 답했으며 24.6%도 "괜찮다"라고 답해 69.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24.2%의 골퍼들은 “골프장 입장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강력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가 꺼내든 ‘드레스코드’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많은 골프 관계자와 골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프로골퍼들의 앞서가는 골프 패션이 국내 골퍼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골프웨어 시장이 3조 원 규모로 커지고 있어 논란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투어 프로에게 있어 ‘드레스코드’보다 중요한 것
    

 
이번 드레스코드 논란에서 여자 프로선수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이유는 여자 테니스 프로선수와의 비교될 소지가 다분해서다.
테니스에서는 남녀 불문하고 별다른 드레스코드가 없다. 그나마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만이 머리부터 빌끝까지 흰색 복장으로 통일하라는 드레스코드가 있을 뿐이다. 윔블던은 선수들뿐 아니라 관중에게도 드레스코드를 강요한다.
 
로열석 관람객은 정장 차림이 아니면 관람할 수 없다. 윔블던의 드레스코드에 불만을 품었던 안드레 아가시, 로저 페더러 등 내로라하는 스타 선수들은 대회 보이콧과 여러 가지 방편을 사용해 조용한 반란을 꿈꾸었지만 모두 항복하고 말았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윔블던의 여자 테니스 선수들 경기복은 현재 프로여자골퍼들보다 훨씬 노출이 심하다는 것이다. 윔블던 측 또한 색깔만 흰색이면 디자인이나 치마 길이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찌 되었건 간에 코드란 문자 그대로 법규, 규약이다.
 
일단 정해졌으면 좋든 싫든 지켜야 하며 지킬 수밖에 없다. 각각 저마다의 입장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며, 각각의 논리는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코드는 정해진대로 지켜져야만 한다. 이런 코드를 바꾸고 싶은 ‘프로’라면 당당히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프로에게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외모도 패션도 아닌 오직 그 자신의 실력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