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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 1편, 투어 프로들의 최종 병기 上



전장에 나가는 군인에게 ‘총’은 그들의 생명과도 같다. 총은 그들의 생명을 지켜줄 뿐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 의지할 수 단 하나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투어에서 뛰는 프로 골퍼들에게 있어서 군인들의 ‘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골프 클럽이다. 그래서 정상급 프로 골퍼들은 유난히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에 예민하다. 클럽을 바꿔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는 골퍼가 있는 반면 성공적으로 클럽을 교체한 후 우승을 하는 선수도 적잖이 있다. 프로 골퍼들 대부분은 용품업체가 스폰서로 가지고 있기에 계약금을 받고 해당 용품업체의 클럽을 사용한다. 다만 클럽의 종류와 개수가 무궁무진하기에 자신의 손맛에 맞는 클럽을 고르는 것은 선수의 자율이다. 간혹 용품업체를 옮겨도 새로운 스폰서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전의 클럽을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때때로 드라이버와 퍼터는 용품 계약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기존에 사용하거든 것을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다. 클럽을 바꾸면 그것이 익숙해지기까지는 꽤나 오랜 숙련기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선수들 대부분은 맞춤클럽을 사용한다. 매주 대회에 나가면 매일 수백, 수천 개의 볼을 때리는 선수들은 대부분은 주기적으로 클럽을 바꾼다. 따라서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는 고르는 기준이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고, 예민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단, 1타에 일희일비를 거듭하는 프로 골퍼들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골프 클럽, 그들은 과연 어떤 골프 클럽을 선호하고, 왜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1. 로리 맥길로이의 ‘송곳’ 아이언 


[사진 : PGA 제공]

‘골프 신동’ 로리 맥길로이는 골프 클럽으로 인한 부침이 가장 심했던 선수다. 한 때 세계 골프 랭킹 1위였지만, 타이거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될 만큼 빼어난 실력을 가진 맥길로이의 장기는 정확한 드라이버 샷과 송곳같은 아이언 샷이다. 그는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사용해 20대 초반부터 투어를 종횡무진 누볐다. 그러다 지난 2013년 모든 골프용품 사용을 조건으로 10년 간 2억 5천만 달러에 나이키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맥길로이는 클럽을 바꾸고 처음 출전했던 유럽프로골프 투어 아부다디 HSBC 챔피언십에서 예선 탈락을 했다. 2013 시즌 첫 경기였고, 나이키 클럽을 가지고 첫 선을 보인 무대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로리 맥길로이의 부진을 클럽 교체에 따른 적응 실패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맥길로이의 최대의 장점이었던 드라이버샷이 이 대회에서는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아이언 샷까지 덩달아 문제를 일으켰다. 이후 맥길로이는 베이퍼 프로 드라이버(로프트 8.5도), 15도·19도짜리 우드, VR 프로 블레이드 아이언, 59도·46도·54도짜리 웨지, 메소드 006 퍼터 등 나이키 클럽 개발에 직접 참여해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는 나이키가 골프 용품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기로 했기에 맥길로이는 캘러웨이와 테일러 메이드, 그리고 타이틀리스트의 클럽을 사용하고 있다. 

Rory Mcilroy 

Driver: Callaway Great Big Bertha Epic Sub Zero 8.5°, Mitsubishi Rayon Kuro Kage Silver TiNi 70XTS

3 wood: TaylorMade M2, Mitsubishi Rayon Tensei CK Blue 90TX
5 wood: TaylorMade M2, Fujikura Pro P95X
Irons (4-9): Callaway Apex MB Prototype, True Temper Project X 7.0
Pitching wedge: Titleist Vokey SM6 47°-08 F Grind, True Temper Project X 6.5
Sand wedge: Titleist Vokey SM6 54°-08 S Grind, True Temper Project X 6.5
Lob wedge: Titleist Vokey SM6 59°-08 V Grind, True Temper Project X 6.5

2. 조던 스피스의 예리한 ‘퍼터’ 

 
[사진:PGA 제공]
조던 스피스는 골퍼로서 가장 큰 장점은 그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홀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안정적인 ‘퍼트’다. 그래서 스피스 이름 앞에는 늘 ‘퍼트의 귀재’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구체적으로 스피스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어드레스를 하며, 왼손 손등이 목표 방향을 향하게 한 뒤 오른손을 왼손 위로 덮는 방식으로 그립을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은 특히 짧은 퍼팅에 효과적이다. 왼손 손등을 목표 방향으로 향하게 한 뒤 스트로크를 하면 손목을 쓰지 않게 되기 때문. 또 목표 방향으로 정확하게 볼을 굴릴 수 있다. 스피스는 백 스트로크 때 빠르게 클럽을 뒤로 빼내면서 볼을 때리지 않고 밀어주는 스트로크를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스피스는 “백 스트로크를 천천히 하면 포워드 스트로크를 크게 만들게 되거나 볼을 때리는 퍼팅이 나온다. 스트로크도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스피스는 포워드 스트로크 때 일반적인 '시계추' 스트로크가 아닌 목표 방향으로 왼손 손등을 계속 낮게 향하게 밀어주고 있는 동작을 만든다. 이런 동작은 퍼터 헤드를 최대한 목표 방향으로 낮고 길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스피스는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50위권 밖이며, 그린 적중률도 60%대로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평균 퍼트 수와 라운드 당 퍼트 수는 늘 투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혔다. 그래서인지 스피스의 퍼터 사랑은 각별하다. 스피스가 사용하는 퍼터는 스코티 카메론 009프로토타입으로 총 중량은 350g이며 로프트는 4도, 라이각은 71도다. 스피스는 이 퍼터를 15세 때부터 사용했다. 따라서 스피스는 골프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009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퍼터다. 당분간 다른 퍼터로 바꿀 생각이 없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7년에도 스피스의 캐디백에는 여전히  스코티 카메론 009 프로토타입이 들어있다.  

Jordan Spieth

Driver:Titleist 915 D2, 9.5˚ (Aldila RogueBlack 60X)
Fairway:Titleist 915F, 15˚ (Graphite Design Tour AD-DI 7X)
Hybrid:Titleist 816 H2, 21˚ (Graphite Design Tour AD-DI 95X)
Irons: Titleist 716 T-MB 4-iron, Titleist 716 AP2 5-9 (Project X 6.5)
Wedges: Titleist Vokey SM6 46˚, 52˚, 56˚, 60˚ (Project X 6.5/6.0)
Putter: Scotty Cameron SC-009 prototype
Ball:Titleist Pro V1x
Shoes:Under Armour Spieth One


3. 더스틴 존슨의 강력한 ‘드라이버’

[사진 : PGA 제공]

2017년을 맞으며 세계 남자골프 최대 관심사는 '넘버원' 경쟁이었다. 세계랭킹 1위를 놓고 다투는 춘추전국시대가 전망된 가운데 올 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황금세대 3인방'이 꼽혔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제이슨 데이(호주), 그리고 이미 1인자 자리를 경험해봤던 로리 매킬로이(미국)와 조던 스피스(미국)가 그 주인공이었다. 쟁쟁한 후보들 중 올해 세계랭킹 1위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한 선수는 존슨이다. 작년에 '3인방'보다 더 나은 성과를 올린 존슨 역시 '넘버원'으로 예견됐다. 지난 시즌 PGA 투어 3승으로 상금왕은 물론 PGA와 동료 선수들이 주는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했고, 바든 트로피, 바이런 넬슨 어워드도 존슨의 몫이었다. 골퍼들 사이에 통용되는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은, 1930~1950년대 최고의 골퍼로 명성을 날린 벤 호건이 '모던 골프'라는 명 교습서에 남긴 말이다. 이후 이 명언은 골프계에 공식처럼 널리 퍼졌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정밀한 퍼트을 앞세워 상금왕에 올랐다. 대표적으로는 2015년 상금왕 스피스는 현역 남자 골퍼들 중 퍼팅을 가장 잘하는 선수다. PGA 투어 장타자로 유명한 존슨은 그러나 퍼트 실력은 이에는 미치지 못한다. 상금왕을 받았던 지난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8.49개로 이 부문 공동 19위에 올랐다. ‘퍼트의 귀재’ 스피스가 27.82개를 써낸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존슨은 상대적인 퍼팅의 약세를 극복하고, 작년에 종합적인 지표인 평균 타수에서 1위(69.172타)에 올랐다. 또 평균 버디 부문에서도 1위, 이글은 2위에 오르면서 '버디 사냥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신의 장기인 장타력을 십분 발휘, 공을 홀 근처에 떨어뜨려 버디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홀에 가까울수록 버디 확률은 높아진다. 존슨은 약 0.9미터(3피트) 안쪽에서는 99.84%의 성공률을 보였다.존슨은 존 댈리(미국) 이후에 나온 PGA 투어 간판 장타자다. PGA 투어에 데뷔한 2008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부문에서 4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5년에는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의 장타력은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고지대인 차풀테펙 골프장에서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320야드가 넘는 장타를 펑펑 날려 이 대회 출전한 선수 중 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약 3m(10피트) 안쪽의 퍼트 성공률에서 출전 선수 76명 가운데 74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그가 세계 랭킹 1위를 할 수 있는 것에는 역시 그의 드라이버가 크게 한 몫하고 있는 것이다. 

Dustin Johnson 

Driver:TaylorMade 2017 M1 460, 11˚ (Fujikura Speeder Evolution 2.0 Tour Spec 661X)
3-wood:TaylorMade 2017 M1 3HL, 17˚ (Project X HZRDUS T1100)
Utility iron: TaylorMade UDI 2-iron  (Project X HZRDUS Black 105X)
Irons:TaylorMade Tour Preferred MB 2014, 3-PW, (True Temper DG Tour Issue X100)
Wedges: TaylorMade Milled Grind, 52˚ and 60˚ (KBS Tour 130X Black Nickel shafts)
Putter:TaylorMade Spider Tour
Ball:TaylorMade TP5x

방제일 기자 reijir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