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승객 절반이 무료”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높은 역 보니

  • 등록 2026.05.11 13: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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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권철 기자 |  서울 지하철역 가운데 만 65세 이상 경로 무임승차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1호선 제기동역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제기동역 승객 2명 중 1명 가까이가 경로 무임승차 이용자였다.

 

11일 서울교통공사가 2026년 1분기 경로 무임승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제기동역의 전체 승차 인원은 약 14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로 무임승차 인원은 약 68만명으로, 전체의 47.2%를 차지했다. 서울 지하철 전체 평균 경로 무임승차 비율인 15.1%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제기동역에 이어 경로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은 동묘앞역 42.0%, 청량리역 35.9%, 모란역 35.9%, 종로3가역 32.4% 순이었다. 상위 10개 역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승객 10명 중 3명 이상이 경로 무임승차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임승차 ‘비율’이 아닌 ‘인원’ 기준으로 보면 순위는 달라진다. 경로 무임승차 인원이 가장 많은 역은 청량리역으로 약 76만명이었다. 이어 종로3가역 73만명, 연신내역 71만명, 제기동역 68만명 순이었다. 창동역, 서울역, 고속터미널역도 각각 약 63만명의 경로 무임승차 인원을 기록했다.

 

경로 무임승차 상위 역의 면면은 최근 몇 년간 크게 바뀌지 않았다. 2024년과 2025년에도 제기동역, 동묘앞역, 청량리역, 모란역, 종로3가역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전통시장, 환승 거점, 고령층 생활권과 맞닿은 역을 중심으로 경로 이용이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셈이다.

 

등산로와 가까운 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직장인 이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경로 무임승차 비율이 30~40%대까지 높아졌다. 지난달 평일 기준 수락산역과 마천역은 각각 43%, 불암산역은 40%, 도봉산역은 34%, 아차산역은 33%를 기록했다. 평일 낮 시간대 산을 찾는 고령층 이용객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호선별로는 1호선의 경로 무임승차 비율이 21.6%로 가장 높았다. 이용객 5명 중 1명 이상이 경로 무임승차 이용자인 셈이다. 이어 8호선 18.8%, 5호선 17.3%, 3·7호선 16%대 순이었다. 반면 2호선은 10.6%로 가장 낮았다.

 

서울 지하철 전체 경로 무임승차 비율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2024년 14.6%였던 비율은 2025년 15.0%로 높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15.1%를 기록했다. 고령화가 계속되는 만큼 경로 무임승차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경로 무임승차는 고령층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교통복지 제도지만, 이용 비율이 높아지고 특정 역과 노선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운영기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등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지난해 무임수송 손실액 7754억원 중 5761억원을 국비로 보전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코레일이 무임수송 비용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는 구조와 도시철도 간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도 증가세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공사의 연간 무임수송 손실은 2020년 2643억원에서 2025년 4488억원으로 늘었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1980년대 도입돼 40년 넘게 유지돼 왔지만, 고령 인구 증가로 제도 도입 당시와는 다른 재정 환경에 놓이게 됐다.

 

마해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경로 무임승차는 어르신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이지만, 이용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특정 역사와 노선에 집중되면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로 무임수송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비 지원 등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권철 기자 901fgu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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