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공약에서 당선자 정책으로…6·3 지방선거 이후 달라질 파크골프 지도

  • 등록 2026.07.13 09: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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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3개 지역 253명 후보 파크골프 활성화 공약 제시
파크골프장 인프라 구축에 관광·지역경제 연계 전략 확산
광역·기초 정책 경쟁 본격화…당선자 실행력에 성패 달려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6·3 지방선거 정책공약마당을 분석한 결과 전국 173개 지역에서 253명의 후보가 파크골프 관련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파크골프장 조성부터 전국대회 유치, 관광 연계 개발까지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며 파크골프는 지방선거의 주요 생활체육 의제로 부상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 관심은 후보자의 약속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모이고 있다. 향후 4년은 지방정부의 실행력에 따라 대한민국 파크골프 지도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 700홀 구상에서

전국 지방선거 253명 후보 공약까지

 

2024년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행사에서 서울 시내 파크골프장을 장기적으로 700홀 규모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방선거 공약은 아니었지만, 파크골프가 더 이상 일부 지역의 생활체육이 아니라 대도시 정책 의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파크골프는 국내 생활체육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종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대한파크골프협회 등록 회원은 지난해 20만 명을 넘어섰고,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6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국 주요 파크골프장에서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용객이 몰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예약 경쟁이 일상화됐다.

 

이 같은 변화는 지방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한 중앙일간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된 공약을 분석한 결과 전국 173개 지역에서 253명의 후보가 파크골프장 건설 또는 확충 공약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특정 생활체육 시설이 이처럼 대규모로 선거 공약에 등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파크골프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방정부의 관심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체육시설 확충 계획의 일부로 언급되던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후보들이 직접 파크골프를 지역 발전 전략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파크골프가 정책 의제로 부상한 배경에는 건강 증진 효과와 높은 접근성이 있다. 중장년층과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이용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에는 전국대회 개최와 관광객 유치 효과까지 확인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초대형 인프라 구축

지자체의 규모 경쟁은 계속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180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대단위 생활체육 시설을 기반으로 서해안 관광벨트와 연계한 스포츠·레저 거점 조성 구상도 담고 있다. 파크골프를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생활체육 접근성 확대와 권역별 체육 인프라 확충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청양군 옛 구봉광산 부지에 조성 중인 108홀 규모 충남도립파크골프장은 클럽하우스와 교육센터, 숙박시설 등을 갖춘 전국 최대급 복합단지로 추진되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파크골프장 20곳 확충과 180홀 규모 초대형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을 밝히며 전국 최대 수준의 인프라 구축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구는 전국 최대 규모의 동호인 기반을 보유한 지역으로 파크골프 산업 생태계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파크골프 활성화 5대 공약’을 내세웠다. 도심 공원과 유휴부지를 활용해 누구나 집에서 30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구장을 늘리고, 통합 예약 플랫폼 구축과 편의시설 표준화, 초보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전국대회 및 관광 연계 사업 육성 등을 추진한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제주를 세계적인 파크골프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국제 규모의 친환경 파크골프 인프라 확충, 전문 지도사 양성, 파크골프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을 공약하며 ‘파크골프 특화도시’ 조성을 제시했다. 생활체육 기반 확대와 스포츠 관광 활성화가 기본 방향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8홀이나 36홀 규모가 지역의 대표 구장으로 평가받았다. 지금은 108홀을 운영하고 있고, 180홀 규모의 초대형 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대규모 파크골프장으로 전국 단위 수요를 끌어들이는 거점 조성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역 맞춤형 전략 경쟁

기초단체 맞춤 공약 눈길 끈다

 

기초단체에서는 보다 지역 밀착형 공약이 등장했다. 김홍열 청양군수는 108홀 충남도립파크골프장을 중심으로 대한파크골프협회 이전과 교육·연수 기능을 결합한 전국 단위 거점도시 조성을 제시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권역별 54홀 규모 파크골프장 조성과 편의시설 확충, 전국대회 개최 기반 마련을 내걸었다. 급증하는 수도권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명식 진천군수는 백곡면 참숯클러스터와 연계한 36홀 관광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공약했다. 생활체육 시설을 넘어 체류형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자연환경과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관광형 파크골프 클러스터 조성을 지역 발전 전략으로 제시했다. 보령 역시 숙박시설과 연계한 파크골프 관광단지 구상이 논의되고 있다.

 

과거에는 구장을 몇 홀 더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관광과 숙박, 교육, 지역경제를 함께 묶는 복합 전략이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광·숙박·지역경제 연계

체류형 모델이 새로운 경쟁력이다

 

지방정부가 파크골프에 주목하는 이유는 생활체육 수요 증가 때문만이 아니다. 주민의 건강복지와 관광객 유치,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여러 정책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대회가 열리면 선수와 가족, 동호인들이 지역을 방문해 숙박과 식음료 소비를 발생시키고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지방정부가 전국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파크골프를 지역 관광자원과 결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수변공간과 자연환경을 활용할 수 있고 지역 축제나 문화유산 관광과 연계하기도 쉽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선보인 스포츠 열차 상품 역시 철도와 관광, 파크골프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이다.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에서는 파크골프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여러 지자체가 체류형 관광객 유치와 지역 소비 확대를 주요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공약을 넘어 정책으로

선도 지자체가 변화를 이끈다

 

공약의 성패는 결국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 이미 정책 단계에 들어선 지역들은 다른 지방정부의 참고 모델이 되고 있다.

 

화천군은 민선 8기 최문순 군수가 구축한 '파크골프 수도' 전략을 김세훈 군수가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숙박객 무료 이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국대회와 국제 교류 행사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천시는 조교파크골프장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확충하고 스타영천배 전국파크골프대회 등 전국 규모 대회를 개최하며 파크골프 중심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는 남원파크골프장을 36홀 규모로 확장했고, 대구 달성군은 비슬산 관광권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충남 부여 역시 백마강파크골프장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삼척 도계파크골프장을 무대로 국내 첫 프로투어인 KPPGA 삼척 오픈이 열리며 파크골프의 프로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생활체육을 넘어 산업과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크골프의 다음 과제

이제는 정책 실행 경쟁이다

 

시설 확충 경쟁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과 관리, 접근성, 안전성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리한 시설 조성은 운영비 부담과 환경 훼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대회 유치와 관광상품 개발,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국제 교류 확대 등 콘텐츠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파크골프 선도 지역들은 구장 조성에 머물지 않고 대회와 관광, 숙박,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파크골프 관계자들은 지금이 분기점이라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은 인프라 확대가 성장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콘텐츠 경쟁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전국대회와 프로대회, 국제 교류전, 관광상품, 교육 프로그램 등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지역 경쟁력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파크골프가 생활체육을 넘어 지역 발전 전략의 한 축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 선거로 평가된다. 앞으로 4년은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시간이다. 어느 지역이 시설 확충을 넘어 관광과 지역경제, 생활체육을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파크골프 지도의 변화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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