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태양광 발전시설을 세워도 전기를 보낼 길이 없으면 가동할 수 없다. 전력계통 포화로 신규 발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호남에서 순천 상사댐이 기존 송전망을 나눠 쓰는 해법을 꺼내 들었다.
낮에는 태양광, 해가 진 뒤에는 수력발전 전력을 같은 선로에 싣는 ‘교차송전’이다. 새로운 송전망이 깔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미 갖춰진 수력발전 선로를 활용해 재생에너지 생산 시계를 앞당기는 방식이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순천갑 국회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주암댐·상사댐 수상태양광 추진경과 및 추진계획’에 따르면, 수공은 순천시 상사면 주암조절지댐 수면에 11메가와트(M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상사댐으로 불리는 주암조절지댐에 들어설 이 발전시설은 임하댐 47MW와 합천댐 42MW에 이어 수공이 운영하거나 추진 중인 수상태양광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로 잡혔다.
사업 일정도 구체화됐다. 수공은 지난 4월 6일 교차송전을 활용한 주암조절지댐 수상태양광 추진계획을 세운 데 이어 올해 3분기 기본구상을 마련해 순천시와 협의한다.
이어 4분기에는 지역주민 협의와 발전사업 허가 신청 절차를 밟고, 2027년 1분기 발전소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공사가 일정대로 진행되면 2029년 4분기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상사댐 사업이 먼저 움직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송전망 활용 방식의 차이가 있다. 현재 순천을 비롯한 호남지역은 전력계통이 포화 상태여서 신규 발전시설을 송전망에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
주암댐 수상태양광 역시 향후 송전망 보강 시점에 맞춰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
상사댐은 사정이 다르다. 기존 주암조절지댐 수력발전소 송전선로를 시간대별로 나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 전력을 생산하는 낮에는 수상태양광 전기를 보내고, 발전이 멈추는 시간에는 수력발전 전력을 같은 선로로 송전한다.
전력계통의 빈 시간대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비용과 대기 시간을 줄이는 셈이다. 송전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줄줄이 밀리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사업의 또 다른 축은 주민 참여다. 지역주민이 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추진해, 댐 수면에서 생산한 전력의 이익이 지역 안에서도 흐르도록 설계했다.
다만 수상태양광을 둘러싼 녹조와 수질오염 우려는 넘어야 할 과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합천댐 수상태양광 시설을 장기 조사한 결과, 수질과 식물플랑크톤, 어류 등에서 시설 설치에 따른 특이한 변화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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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댐 조사 결과가 우려를 덜어줄 근거라면, 상사댐의 수질과 수생태계 상태를 사업 전후로 면밀히 확인하는 일은 주민 신뢰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남는다.
김문수 의원은 “상사댐 수상태양광을 순천의 친환경 에너지원이자 주민소득을 높이는 지역상생 사업으로 만들겠다”며 “수질과 수생태계도 철저히 점검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사댐 수상태양광은 발전시설 하나를 더 짓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송전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발전수익을 주민과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까지 함께 살피는 사업이다. 계획대로 2029년 가동되면 교차송전과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