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김태성 신안군수가 1조 원대 살림을 바탕으로 민선 9기 군정의 밑그림을 실행에 옮긴다.
농어업과 교통·의료 등 군민 생활에 필요한 사업은 추가경정예산으로 속도를 높이고, 신안의 다음 성장을 이끌 신규 사업은 국비로 길을 연다. 여기에 농어업 보조사업의 선정과 집행 절차까지 손질하면서 민생과 성장, 재정의 신뢰를 함께 챙기는 군정 운영에 힘을 싣고 있다.
신안군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보다 2840억 원 늘어난 1조211억 원이다. 국·도비 보조금 1587억 원과 지방교부세 504억 원, 세외수입 368억 원, 보전수입 277억 원 등을 재원으로 마련했다.
자체 재원이 넉넉하지 않은 섬 지역에서는 예산 규모만큼 배분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김 군수는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조정하고 부서별 예산을 다시 살펴 농어촌 르네상스와 육·해상 교통 혁신, 복지·의료체계 개선, 체류형 관광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도약 등 5대 군정 방향에 재원을 모았다.
1조211억 원 추경…김태성표 민생정책에 힘
추경에서 가장 큰 몫은 주민의 생업과 맞닿은 농림해양수산 분야에 돌아갔다.
농어촌 기본소득 415억 원과 농어민공익수당 50억 원, 벼 재배농가 경영안정대책비 24억 원을 포함해 모두 1501억 원을 편성했다. 염전 바닥재와 천일염 생산·유통시설을 개선하고 농산물 생산비 절감도 지원한다.
소득을 보전하는 데만 머물지는 않는다. 전남권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 건립과 수산물 산지가공시설 사업을 통해 농수산물이 생산 이후 가공과 유통으로 이어지도록 기반을 넓힌다. 생산비 부담은 낮추고 지역 특산물의 부가가치는 신안 안에 남기려는 선택이다.
주민의 생업을 농수산업이 지탱한다면, 흩어진 섬의 일상을 연결하는 것은 교통이다. 군은 국가보조항로 운영과 여객선 운임 지원, 가거도 준공영제, 흑산도 작은 섬 화물선 정기운항 등에 84억 원을 반영했다. 버스공영제 재정 지원도 더해 육상과 해상의 이동 여건을 함께 개선한다.
김 군수가 교통 혁신을 5대 군정 방향에 포함한 배경도 섬의 지리적 여건과 맞닿아 있다. 여객선과 공영버스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주민의 생업과 의료·교육을 연결하는 생활 기반이기 때문이다.
섬과 섬을 잇는 길을 넓혔다면, 그 안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의료 환경도 뒤따라야 한다.
복지·의료 분야에는 199억 원을 배정했다. 섬 지역 간호보건인력 기숙사 건립과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시니어 의사 채용을 지원한다. 경로당 그린리모델링과 장애인 거주시설 기능 보강, 지역자활센터 신축도 추진해 돌봄과 자립의 기반을 함께 보완한다.
특히 간호보건인력 기숙사는 의료시설 확충만으로 풀기 어려운 섬 지역의 인력 문제를 겨냥한다.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주거 여건을 갖춰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생활 기반을 지키는 예산과 함께 관광을 지역 소득으로 연결하는 투자도 담겼다.
문화·관광 분야 146억 원은 가거도 트레킹로 정비와 전남 섬 반값여행, 임자도 관광자원화, 장산 화이트섬 관광자원화 등에 투입된다. 섬을 잠시 둘러보고 떠나는 관광에서 벗어나 숙박과 음식, 체험을 즐기며 머무는 여행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안의 햇빛과 바람을 주민 소득으로 되돌리는 흐름도 이어간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과 주민참여 햇빛소득마을, 농업 분야 신재생에너지 설치 등에 53억 원을 배정해 주민이 에너지 생산과 수익 배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힌다.
여기에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과 지역 상권을 위해 민생안정지원금 42억 원도 별도로 담았다. 군민의 생활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위축된 소비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회복으로 연결한다는 취지다.
국비사업 23건 발굴…신안의 다음 성장 준비
추경이 올해 군민의 삶을 보듬는 살림이라면, 국비 확보는 신안의 다음 몇 년을 준비하는 작업이다.
김 군수는 추경 확정에 머물지 않고 해양수산과 기후·에너지, 농림, 교통 등 23개 신규 사업을 발굴해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국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체 재원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은 국가 예산과 연결해 속도를 내겠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많은 11개 사업이 몰린 해양수산 분야에서는 물김 위판장 기반시설 현대화와 마른김 가공용수 중수도시설, 자연재해 대응 김 냉동망 보관시설을 건의했다.
신안의 대표 수산물인 김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판과 가공, 보관까지 경쟁력을 높여 시장 변화와 자연재해에 흔들리지 않는 산업 구조를 만들려는 접근이다.
바닷길에 대한 국가 지원 확대도 주요 과제로 올렸다. 신안군 여객선 완전공영제 재정 지원과 흑산권 1만 원 여객선 운임, 국토 먼섬 급유선 정기운항을 건의 목록에 담았다. 주민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해상교통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만 맡기지 않고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다.
바다는 교통과 수산업을 넘어 신안의 미래 산업을 품는 공간이기도 하다. 군은 해상풍력산업 교육센터와 신재생에너지 아카데미 건립을 통해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키우고, 성장하는 에너지 산업의 일자리도 신안에 남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사옥도∼감섬 가공배전선로의 해저케이블 전환과 도서자가발전시설 노후 발전기 교체도 국비사업에 포함됐다. 대규모 에너지 산업 육성과 함께 주민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력 기반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비한 안전망도 국비 확보와 맞물린다. 도초 수다지구와 신의 노은지구, 임자 삼두지구의 배수 개선을 건의하고 자연재해 대응 해안방재림 확대도 추진한다. 갯벌 철새서식지 탐조대와 작은 섬 갯벌 생태쉼터는 세계적 생태자원인 신안 갯벌을 보전하면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영버스 운영 지원과 섬 지역 LPG 용기 보관함 등 주민의 일상에 필요한 사업도 정부 건의안에 포함했다. 미래 산업을 키우는 대형 사업과 당장 생활의 불편을 덜어낼 기반시설을 함께 챙기는 구성이 눈에 띈다.
보조금 문턱 바로 세워 재정 신뢰 높인다
예산을 늘리고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만으로 군민의 신뢰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확보한 재원이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돌아가는지를 군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군수가 농어업 보조사업의 전면적인 개편을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안군은 최근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을 위한 3대 분야 개혁과제 보고회’를 열고 농어업 보조사업의 대상자 선정부터 보조금 집행과 정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다시 살폈다.
농어업 보조사업은 농어민의 생산 기반과 소득을 직접 지원하는 만큼 선정 기준이 불명확하면 특혜 시비로 번지기 쉽다. 집행 이후 관리가 느슨할 경우에는 목적 외 사용이나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어 지원 전후를 아우르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군은 사업마다 달랐던 선정·평가기준을 표준화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신청 전에 공개한다. 같은 기준으로 신청자를 평가해 지원 과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고, 선정 결과와 사유도 구체적으로 안내해 불필요한 오해와 민원을 줄인다.
보조금이 지급된 뒤에는 집행과 정산을 단계별로 점검한다. 부정수급이나 목적 외 사용이 확인되면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적용하고, 사업 성과와 사후관리 결과도 다음 지원 과정에 반영한다. 담당자 청렴교육과 실무교육을 병행해 관리 책임도 높인다.
김태성 신안군수는 “자체 재원이 넉넉하지 않은 여건에서도 국·도비 등 이전재원을 최대한 확보해 군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에 필요한 사업을 우선 반영했다”며 “주민 소득을 높이고 지역 현안을 해결할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재정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함께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신안군은 추경 사업의 집행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신규 사업 23건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도록 중앙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협의를 이어간다. 농어업 보조사업의 표준 기준과 정보공개 절차도 마련해 1조 원대 살림이 군민의 소득과 이동, 의료, 지역경제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