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서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외환당국도 달러 매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미·일 3국이 환율 안정에 협력하는 체제가 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원화 가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환율 안정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공동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공동 개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급등했던 엔·달러 환율은 개입 이후 단기간에 큰 폭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미국 국채시장 안정이라는 이해관계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엔화 방어를 위해 대규모 국채를 매도할 경우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엔화 가치 안정에 협조한 것도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러 강세 완화 역시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지나친 달러 강세는 미국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무역수지 개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외환당국 역시 같은 시기 달러 매도에 나서며 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 미국도 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환율 수준을 점검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사실상의 정책 공조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원화 강세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원·달러 환율은 1424원으로 6월 말보다 125원 이상 하락했다. 7월 한 달 동안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8.81%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발행 등에 따른 달러 유입 확대도 환율 안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율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월 중순 이후 일시적인 달러 공급 요인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동이 다시 원화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정책 공조가 당분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겠지만, 글로벌 자금 흐름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환율 변동성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