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영광군 보건소 신축사업을 둘러싼 사업비 증가와 부지 변경 논란이 이어지자 군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당초 167억원이던 사업비가 32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고 보건소가 들어설 자리까지 바뀌면서 ‘왜 처음 계획과 이렇게 달라졌느냐’는 물음이 지역사회에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지역언론에서도 사업비가 162억원 늘어난 과정과 군비 부담, 남천리 공영주차장으로 부지를 옮기면서 예상되는 주차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영광군이 이번 설명자료에서 사업비와 부지 변경 배경부터 재원 확보, 주차 대책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풀어놓은 것도 이 같은 논란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군이 밝힌 사업 변경의 출발점은 2024년 보건복지부 시설설계 심의다. 현 보건소 부지는 시설이 과밀하고 공사기간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가기 어려운 데다, 앞으로 늘어날 보건사업과 의료수요를 수용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이후 군은 부지를 남천리 공영주차장으로 옮기고 시설 규모도 다시 짰다. 당초 3886㎡였던 연면적은 6348.64㎡로 약 63% 늘었다. 감염병 대응과 건강증진을 비롯해 정신건강·치매, 만성질환 관리, 재택의료와 지역통합돌봄까지 새 보건소가 맡을 기능도 함께 확대했다.
사업비는 167억원에서 329억원으로 162억원 증가했다.
군은 이 차이가 건축비 상승만으로 생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지 변경에 따른 설계 재검토와 2462.64㎡의 연면적 확대, 감염병 대응·건강증진 공간 확충에 최근 물가와 건설단가 상승까지 함께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군이 내놓은 해명이다. 다만 사업의 출발점까지 시간을 돌려보면 아직 풀어야 할 대목이 남는다.
2024년 3월 공개된 최초 건축설계 제안공모를 보면 영광군은 당시에도 사업 목적에 ‘미래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보건복지 서비스 인프라 구축’과 ‘공공보건의료기관 기능 강화’를 명시했다.
현 보건소 부지 5153㎡에 연면적 3886㎡ 규모로 계획했고, 연면적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예정 공사비는 약 141억원, 설계용역비는 7억509만5000원이었다. 같은 해 4월에는 설계공모 당선작도 선정됐다.
처음부터 미래 보건의료 수요를 고려해 추진했던 사업이라면 이후 심의를 거쳐 연면적을 60% 넘게 늘려야 했던 이유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초 계획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의료수요와 추가 기능이 무엇이었는지, 당시 3886㎡라는 규모는 어떤 기준에서 산정됐는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설계에 들어간 비용도 확인할 부분이다. 설계공모를 거쳐 당선작까지 정한 뒤 부지와 건물 규모를 다시 손질한 만큼 기존 설계용역에 실제 얼마가 집행됐고 어느 범위까지 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지, 변경으로 추가되는 설계비는 얼마인지 이번 설명자료에서는 구체적인 금액을 찾기 어렵다.
재원 문제는 더욱 직접적이다.
지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당초 167억원 가운데 국·도비 등 보조재원은 65억원, 군비는 102억원 규모였다. 이후 총사업비가 329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보조재원은 기존 수준에 머물면서 추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군비 부담이 264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광군도 국·시비가 사업비에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정부 기준에 따른 정액 지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대신 특별교부세와 특별조정교부금 등 추가 재원을 확보하고 부족한 사업비는 연차별 투자계획에 따라 분산해 군 재정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결국 앞으로 확보하겠다는 재원과 현재 확보된 예산은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특별교부세 등을 실제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군비 부담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사업을 둘러싼 우려가 최근에야 나온 것도 아니다. 2024년 말 영광군의회 심의 과정에서도 당시 167억원 규모의 보건소 신축사업을 놓고 사업 추진 방향과 군비 부담 등이 거론된 것으로 지역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후 부지와 시설 규모가 달라지고 사업비마저 329억원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계획 변경의 전후 과정 역시 함께 살펴볼 부분이다.
공영주차장을 신축부지로 택하면서 또 하나의 숙제도 생겼다. 군은 공사구역과 이용 가능한 주차공간을 단계적으로 분리하고 직원 차량은 예술의전당 등 인근 공공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휴부지와 임시주차장 추가 확보, 보행동선 정비와 공사차량 출입시간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전통시장과 터미널, 축협 등이 몰려 있는 읍 중심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기간 주민과 상인들이 겪을 주차 불편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느냐가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남는다.
영광군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지와 시설 규모가 변경돼 사업비와 일정이 늘어난 점에 대해서는 군민들께 충분하고 투명하게 설명드리겠다”며 “이는 보건복지부 심의 결과와 미래 보건의료 수요를 반영해 사업계획 전반을 보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교부세 등 추가 재원 확보와 철저한 사업비 관리를 통해 군비 부담을 줄이고, 공사기간 주차와 교통 불편도 최소화하겠다”며 “군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보건의료 기반시설을 차질 없이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