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절기는 가을로 들어섰지만 말바우시장 골목의 더위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입추 이틀 뒤인 9일에도 무더위가 이어지자 시장 상인들이 생수를 들고 고객과 동료 상인들을 찾아 나섰다.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상인회는 이날 시장 곳곳에서 고객과 상인을 대상으로 ‘물 나눔 행사’를 열었다.
박창순 상인회장과 상인회 임원들은 직접 시장 골목을 돌며 생수를 건넸다. 무더위에도 장을 보러 나온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냉방시설이 부족한 점포와 노점에서 장시간 생업을 이어가는 상인들의 온열질환 예방에도 힘을 보탰다.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시설과 달리 시장 전체를 냉방하기 어렵다. 점포마다 선풍기를 돌리고 얼음과 찬물로 더위를 버텨야 하는 데다, 노점과 시장 골목은 뜨거운 바깥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다. 고령 고객이 많이 찾는 말바우시장에서 물 한 병이 더욱 요긴한 이유다.
입추였던 지난 7일 말바우시장의 더위는 아프리카 출신 상인에게도 버거울 정도였다. 지역언론 보도에 따르면 케냐 출신의 한 상인은 “케냐보다 광주가 더 덥다”며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1ℓ짜리 물통을 곁에 둔 채 장사를 이어갔다. 시장 상인들이 마주한 올여름 무더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이런 사정에서 출발한 물 나눔은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가 아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말바우시장 상인회는 적어도 지난해 여름부터 생수 나눔을 이어왔다. 시장을 찾은 어르신들이 점포에 물을 부탁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는 여름 동안 생수 2만5000병을 제공할 계획을 세웠고, 올해도 상인들이 다시 물을 들고 시장 골목으로 나섰다.
말바우시장은 상설시장과 정기시장이 함께 운영되는 광주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2·4·7·9일에 장이 서는 만큼 행사 당일에도 무더위 속에서 장을 보려는 고객과 자리를 지킨 상인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상인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폭염에 취약한 고객과 상인들의 건강을 함께 살피는 한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나눔과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박창순 말바우시장 상인회장은 “폭염 속에서도 시장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상인들의 건강도 함께 챙기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상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다양한 나눔과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