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순천시가 하수도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한 단계 올라선 데 이어 주민이 직접 고른 마을사업을 구체화하고, 폭염에 지친 도시녹지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청년 문화예술 지원과 지역 설화를 품은 공연, 애니메이션 창작자 육성까지 시민의 생활과 문화산업을 잇는 행정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26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하수도 분야에서 우수 등급인 ‘나’등급을 받았다. 2025년 실적을 토대로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 2024년 ‘다’등급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전국 268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는 경영관리와 경영성과 2개 분야, 18개 세부 지표를 살펴 ‘가’부터 ‘마’까지 5개 등급을 매긴다. 평가 대상은 공사·공단 164곳과 광역·기초하수도 104곳이다.
특히 올해는 재무운영성과와 요금 현실화 성과의 배점이 확대되면서 경영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이 주요 평가 잣대로 작용했다. 순천시는 영업수지 개선과 원가 절감, 요금 현실화를 추진해 온 점에서 성과를 냈다.
기술과 안전관리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 전남 최초로 조달청 혁신제품인 ‘무정전 활선세척’ 기술을 도입했으며, 집중호우 관리체계도 사후 대응에서 예방 중심으로 손질했다.
시 관계자는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하수도 시설 개선을 위해 직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시민이 만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하수도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행정이 경영 성과를 다졌다면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내년도 향동의 밑그림을 직접 그렸다.
향동 주민자치회는 이달 7일 순천청소년수련관에서 민선 9기 순천시 주민총회의 첫 문을 열었다. 주민들이 발굴한 지역 현안을 공유하고 2027년 마을계획과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자리였다.
총회에 앞서 마을계획단 운영과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의제를 발굴했으며, 온라인과 찾아가는 거점투표에는 338명이 참여해 의사정족수를 채웠다. 당일 현장투표까지 더하면 모두 358명이 한 표를 보탰다.
투표 결과 ‘은행나무 아래로 축제’를 비롯한 주민 제안사업 18건이 선정됐다. 사업비는 총 2억5000만원 규모로, 2027년도 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날 주민들은 ‘내가 바라는 향동의 모습’을 은행잎에 적어 희망의 은행나무를 완성했다. 손훈모 순천시장과 김문수 국회의원, 주민 대표와 어린이들은 향동 곳곳에서 가져온 물을 나무에 함께 주며 참여와 화합의 뜻을 더했다.
신광래 향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의 작은 목소리까지 귀 기울이며 주민의 손으로 ‘문화 1번지 향동’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강수량 부족에 맞서 도심의 나무를 살리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순천시는 이달 6일부터 직영 작업단 3개 팀과 도급업체를 투입해 권역별 순회 관수에 들어갔다. 관리 대상은 도시공원과 녹지대 7곳, 도시숲 4곳, 가로수·가로화단 37곳 등 모두 48곳이다.
새로 나무를 심은 곳과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가로화단·녹지대, 이용객이 많은 주요 공원과 도시숲을 먼저 살핀다. 현장에서 토양 건조 상태와 잎의 변색·처짐 등을 확인하고, 고사 우려가 있거나 가뭄 피해가 나타난 수목에는 주 2회 이상 물을 공급하고 있다.
관수에 나선 근로자의 안전도 함께 챙긴다. 작업 전 매일 안전교육을 하고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온열질환을 예방한다.
시 관계자는 “폭염과 가뭄으로 수목이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며 “고사로 이어지기 전에 집중적으로 물을 공급해 건강한 도시녹지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의 폭은 책까지 넓어졌다.
순천시는 10일부터 ‘2026년 청년문화예술패스’ 하반기 참여자 175명을 선착순으로 추가 모집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순천에 거주하는 19~20세, 2006~2007년생 청년으로 1인당 연간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기존 공연·전시·영화 관람에 더해 하반기부터 도서 구매비가 새로 포함됐으며, 사용처도 9곳으로 확대됐다. 신청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청년문화예술패스 누리집에서 받지만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 발급받은 지원금은 올해 말까지 사용해야 한다.
순천의 역사·문화 자산을 무대예술로 풀어낸 공연도 시민들을 만난다.
순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2일 대극장에서 융복합 전통예술 공연 ‘쌍향수’를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으로, 천연기념물 제88호인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두 나무가 한 몸처럼 얽힌 쌍향수의 모습을 통해 ‘균형’과 ‘공존’의 가치를 풀어낸다. 국악과 춤, 연희에 서양 현악기와 현대예술을 결합했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티켓링크나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순천을 창작 활동의 무대로 알린 ‘2026 순천로드 창작캠프’도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지난 3일부터 순천만에코촌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메이커톤에는 전국의 창작자 40명이 참가했다. 현업 전문가의 멘토링과 기업 탐방, 기획 특강, 영감 투어를 거치며 각자의 애니메이션 기획안을 다듬었다.
참가자들은 지난해 순천으로 본사를 옮긴 애니메이션 기업 로커스를 찾아 제작 현장을 살폈다. 홍성호 로커스 대표는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과 콘텐츠 산업 동향을 소개했으며, 픽사 출신 직원 Terry도 참석해 창작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마지막 날에는 애니메이션 기업 10개 사와의 네트워킹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제작·유통 과정과 채용 현황을 듣고 진로와 취업 가능성을 함께 모색했다.
한 참가자는 “멘토의 쓴소리를 들으며 창작 방향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참가자는 “순천에 좋은 애니메이션 기업이 다수 입주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순천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웹툰 메이커톤에 이어 애니메이션 과정까지 끝나면서 올해 순천로드 창작캠프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다만 창작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우수 기획안을 선정한 뒤 창작지원금과 프로듀싱을 지원하며, 완성된 작품은 오는 11월 공개해 기업 유통과 굿즈 제작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