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5차 발사에 제2우주센터 입지 결정까지…10월, 고흥군 우주산업 도약대

  • 등록 2026.08.29 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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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다 위성 15기 싣고 10월 7일 비행…군집위성 국내 첫 궤도 투입
- 정부 평가기준으로 본 고흥군 경쟁력…나로우주센터 경험·국가산단 연계 주목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오는 10월 고흥군에서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굵직한 일정이 잇따른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10월 7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 비행에 나서고, 재사용발사체 시대에 대비한 제2우주센터 건립지도 10월 중 결정된다.

 

누리호 5차 발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국내 우주수송 기술을 다시 확인하는 무대라면, 제2우주센터는 늘어나는 위성 발사 수요를 감당할 새 기반을 정하는 일이다.

 

국내 유일의 우주발사장을 품은 고흥군에는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누리호 발사와 국가산단, 제2우주센터가 한 지역에서 연결될 경우 고흥군이 그려온 우주산업 도시의 모습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호 10월 7일 발사…위성 15기 우주로

 

우주항공청은 지난 27일 제1회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 5차 발사 예정일을 오는 10월 7일로 결정했다. 날씨와 우주환경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발사 예비기간은 10월 8일부터 14일까지다.

 

발사관리위원회는 누리호 5호기와 탑재위성,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와 추적시스템의 준비 상태를 함께 살폈다. 기상 조건과 우주환경, 다른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도 검토했다.

 

이번 누리호에는 역대 가장 많은 위성 15기가 실린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초소형 군집위성 2∼6호 5기가 주탑재위성으로 오르고, 국내 대학과 기업 등이 제작한 큐브위성 10기도 함께 우주로 향한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여러 위성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지구를 돌며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반복 관측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내 발사체가 여러 기의 군집위성을 한꺼번에 궤도에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의 임무 수행 능력과 국가 우주수송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발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지난 7월 발사안전통제 지휘조 훈련을 실시했으며, 9월 초에는 정부와 군·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종합훈련도 진행할 계획이다.

 

누리호가 다섯 번째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축적한 발사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다. 발사체와 위성의 상태를 확인하고 발사대를 운용하는 일부터 추적과 안전 통제까지 여러 기관이 맞물려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나로우주센터는 시험 발사장을 넘어 대한민국 우주수송을 실제로 운용하는 현장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제2우주센터 왜 필요한가…한 곳에 의존한 발사 기반 확대

 

정부가 제2우주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위성 발사 수요가 있다.

 

우주항공청은 민간 소형발사체와 고체발사체 등 발사 수요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나로우주센터 한 곳에만 의존해서는 국가 우주수송 능력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우주 강국은 여러 발사장을 운영하며 발사 일정과 임무에 따라 시설을 나눠 활용한다. 우리나라도 발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발사체 연구개발과 제작, 시험평가 역량을 모을 새 거점이 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제2우주센터는 기존 발사체뿐 아니라 재사용발사체 운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번 비행한 발사체를 회수해 상태를 확인하고, 정비와 시험을 거쳐 다시 발사하는 체계를 갖추려면 발사시설과 착륙시설이 함께 필요하다.

 

우주항공청은 2028년부터 2034년까지 7년 동안 제2우주센터의 발사시설과 재사용발사체 착륙시설 등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모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참여했다. 건립지선정위원회가 기본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살핀 뒤 발사 운용성과 발사 기반시설 구축 환경, 입지·사회 여건 등을 종합 평가해 10월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정부 평가기준에 비춰본 고흥군의 강점

 

우주항공청이 공개한 평가기준에 비춰보면 고흥군이 가진 강점은 비교적 선명하다.

 

먼저 발사 운용 경험이다.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와 누리호 발사를 거치며 발사체 조립과 점검, 발사대 운용, 추적, 비행 안전 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다. 정부와 연구기관, 군·경찰, 소방,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발사 지원체계도 여러 차례 가동했다.

 

제2우주센터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인 ‘발사 운용성’을 놓고 볼 때 고흥군은 실제 발사 과정에서 쌓아온 경험을 갖고 있다. 시설의 존재만이 아니라 이를 움직일 기술과 인력, 기관 간 협력체계가 함께 마련돼 있다는 점이 고흥군의 경쟁력이다.

 

발사 기반시설 구축 환경도 고흥군이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누리호 5차 발사 준비 과정에서도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와 추적시스템, 안전통제 체계가 함께 점검되고 있다. 기존 우주발사 기반과 새 시설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제2우주센터 건립 과정에서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랜 기간 국가 우주개발의 현장 역할을 맡아온 지역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나로호와 누리호 발사를 거치며 지역 행정과 주민들이 발사에 따른 교통·안전 통제와 지원 절차를 경험해 왔다. 제2우주센터의 입지·사회 여건을 평가할 때 고흥군이 내세울 수 있는 자산이다.

 

◇우주발사체 국가산단과 연결되는 제2우주센터

 

고흥군의 또 다른 강점은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와의 연계 가능성이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업무계획에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지정을 올해 추진할 사업으로 명시했다. 앞서 정부는 고흥 국가산단 조성안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의결하며 사업의 신속한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나로우주센터가 발사 임무를 맡고 국가산단에 발사체와 부품을 만드는 기업, 연구기관이 모이면 연구개발과 제작, 시험, 발사를 가까운 거리에서 연결할 수 있다. 제2우주센터까지 더해질 경우 재사용발사체의 착륙과 회수 분야로도 역할을 넓힐 수 있다.

 

이는 우주항공청이 제2우주센터 건립 목적으로 제시한 연구개발·제작·시험평가 역량의 집중과도 맞닿아 있다. 발사시설만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추는 방향이다.

 

고흥군이 제2우주센터를 유치하면 기존 나로우주센터에서 쌓은 발사 경험과 국가산단의 생산 기능, 새 우주센터의 재사용발사체 운용 기능을 한 지역에서 이어갈 수 있다. 우주산업의 연구와 제작, 시험, 발사가 서로 가까운 곳에서 맞물리는 구조다.

 

◇발사 장소에서 우주산업 도시로

 

고흥군은 우리나라 우주발사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해 왔다. 나로호가 처음 우주를 향했던 때부터 누리호의 연이은 비행까지 국민의 시선은 발사 때마다 고흥군으로 향했다.

 

오는 10월 7일에는 위성 15기를 실은 누리호가 다시 고흥군 하늘을 가른다. 비슷한 시기에 제2우주센터의 입지까지 결정되면서 고흥군 우주산업도 새로운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누리호 5차 발사는 고흥군이 품고 있는 우주발사 기반의 현재를 보여준다. 제2우주센터 유치는 그 경험을 재사용발사체와 다빈도 발사 시대까지 넓힐 기회다. 국가산단 지정이 뒤따르면 발사체와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고흥군에 자리 잡을 길도 열린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쌓은 경험과 이미 가동 중인 발사 지원체계, 국가산단과의 연계 가능성은 단기간에 만들어내기 어려운 조건이다.

 

누리호 발사와 제2우주센터 입지 결정이 나란히 놓인 10월, 고흥군이 대한민국 우주발사의 중심을 넘어 우주산업이 모이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지 기대가 모인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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