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익힌 선율, 마을을 울리다…산의초 오케스트라의 특별한 무대

  • 등록 2026.09.07 15: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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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1동 ‘빛끌림축제’ 무대 오른 산의초 수석단원들
모차르트에서 ‘가을의 전설’ OST까지…도담뜰 채운 선율
수없이 맞춰온 호흡, 주민들 앞에서 하나의 음악으로
학교 울타리 넘어 지역사회와 교감…아이들에겐 ‘성장의 무대’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아이들이 교실에서 수없이 맞춰온 음 하나하나가 가을날 도담뜰에 울려 퍼졌다. 연주를 듣는 주민들에게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음악이었지만, 무대에 오른 아이들에게는 오랜 연습의 시간을 세상 앞에 내놓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산의초등학교(교장 장정아) 오케스트라 수석단원들이 지난 5일 경기도청 도담뜰 광장에서 열린 ‘광교1동 빛끌림축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지역 문화예술 행사에 산의초 오케스트라가 초청되면서 마련됐다. 학교 안에서 연습해 온 음악을 교정을 벗어나 지역 주민들에게 들려주는 자리였다.

 

첫 곡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Eine kleine Nachtmusik(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익숙한 선율이 시작되자 축제장은 작은 야외 음악회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경쾌한 리듬 속에서도 서로의 소리를 듣고 호흡을 맞추며 그동안 다져온 앙상블을 펼쳐 보였다.

 

이어 영화 ‘가을의 전설’ OST인 ‘The Ludlows(더 러들로즈)’가 흘러나왔다. 첫 곡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도담뜰을 채우자 관객들은 연주에 귀를 기울였고, 곡이 끝난 뒤에는 박수로 학생들의 무대에 화답했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그 안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쌓여 있었다. 한 사람이 잘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오케스트라는 아니다. 자신의 소리를 내면서도 옆 친구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때로는 앞서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하나의 박자에 맞춰야 한다. 그렇게 반복한 연습이 이날 주민들 앞에서 하나의 음악이 됐다.

 

산의초가 오케스트라 교육을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악기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함께 무언가를 완성하는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무대는 그런 배움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학생들에게는 낯선 관객 앞에 서는 무대 경험이 됐고, 주민들에게는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음악으로 만나는 시간이 됐다.

 

장정아 산의초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이 성실히 연습해 온 음악을 많은 분들 앞에서 선보이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 매우 대견하고 뜻깊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예술적 감수성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서 아이들이 들려준 것은 두 곡의 음악만은 아니었다. 혼자 내는 소리가 아니라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하나의 음악이 된다는 것, 그리고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배움이 학교 담장을 넘어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문화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마지막 음이 멈추자 도담뜰에는 박수가 이어졌다. 아이들의 연주는 그렇게 끝났지만, 함께 만들어낸 선율은 한동안 축제장을 떠나지 않았다.

강매화 기자 newsroom@g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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