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국 유자 재배면적의 22%를 차지하는 완도군이 정작 생산량의 90%를 다른 지역으로 내보내고 있다. 가공시설이 부족한 탓에 가격이 외지 시세에 좌우되고, 가공·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부가가치도 지역에 충분히 남지 않는 구조다.
완도 유자 농업인들이 이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완도군에 따르면 유자 농업인 320명으로 구성된 완도군유자협회가 지난 3일 고금국민체육센터에서 창립총회와 기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총회에서는 회칙을 인준하고 임원을 선출했으며, 강상묵 씨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현재 완도에서는 650여 농가가 250㏊에서 연간 약 3천 톤의 유자를 생산한다. 완도는 국내 주요 유자 산지로 꼽히지만, 생산 규모를 뒷받침할 대형 가공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완도에서 생산된 유자의 약 90%가 다른 지역으로 출하된다. 가격도 외지 시세에 따라 결정돼 산지 농가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고, 가공과 유통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지역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완도군유자협회는 회원 간 재배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품질 향상, 유통·가격 형성 공동 대응, 판로 확대에 나선다. 개별 농가로 흩어져 있던 생산 기반을 하나로 모아 완도 유자의 협상력과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완도군도 친환경 재배 확대와 가공제품 생산, 브랜드 개발, 판로 확보 등을 지원한다. 생과 위주의 외지 출하에서 벗어나 생산과 가공·유통이 지역 안에서 이어지는 산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민간기업과 협의 중인 유자 가공공장 건립도 주목된다. 공장이 들어서면 완도산 유자를 지역에서 수매하고 가공할 수 있어 외지 출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도 유자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 대사가 들여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오랜 역사와 지역 상징성을 지닌 특산물이다. 협회 출범에 이어 지역 가공시설까지 갖춰질 경우 완도 유자 산업도 생산 중심에서 가공·유통을 아우르는 구조로 한 단계 넓어질 수 있다.
김신 완도군수는 “농업인들이 걱정 없이 유자 농사에 전념하고 정성을 쏟은 만큼 값진 결실을 얻도록 협회와 머리를 맞대겠다”며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강상묵 초대 회장은 “완도 유자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회원들과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