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중국 상하이 문채형 기자] 작은 공 하나가 한국과 중국을 이었다. 승부는 타수로 갈렸지만 이번 대회가 향한 곳은 순위표 너머였다.
중국 상하이 충밍에서 열린 ‘제1회 GPG-지이코노미배 전국 파크골프대회’에서 신동철(전남)과 손영애(전남)가 각각 남녀부 정상에 오르며 초대 챔피언에 이름을 새겼다. 한국 각 지역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중국 현지 코스에서 기량을 겨룬 이번 대회는 우승자를 가리는 경쟁의 무대이면서 동시에 파크골프를 매개로 한국과 중국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교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회의 분위기는 본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10일부터 달아올랐다. 한국 선수단은 상하이 충밍 현지 파크골프장에서 시범라운딩을 갖고 코스를 직접 경험했다. 선수들은 잔디 상태와 거리, 그린의 흐름을 살피며 다음 날 경기에 대비했고, 처음 접하는 코스에서는 서로 공략법을 나누며 낯선 환경에 적응했다.
시범라운딩을 마친 뒤에는 한국 선수단을 위한 환영 만찬이 이어졌다. 행사장에는 ‘한국 파크골프 선수단의 충밍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고, 선수들과 양국 관계자들은 한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본 경기를 앞둔 긴장감보다는 서로를 알아가는 웃음과 대화가 먼저였다. 이번 대회가 단순한 해외 원정 경기가 아니라 파크골프를 통한 한·중 교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남자부 신동철 63타 정상…1타 차로 갈린 초대 챔피언
본 경기에서는 첫 대회부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남자부에서는 신동철이 총 63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정순성(전남)이 64타로 불과 한 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고, 박영삼(목포)이 66타로 3위, 조종규(청양)가 67타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도 타수 차가 크지 않았다. 박동근(전남), 박동운(대구), 탁경석(전남)이 모두 68타를 기록했고 김종문(대부도)은 69타를 적어냈다. 박민철(울산)과 박재선(익산)은 각각 70타로 경기를 마치는 등 상위권에서는 한두 타가 순위를 가르는 접전이 이어졌다.
초대 챔피언 신동철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23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 트로피가 수여됐다. 정순성은 상금 250만원과 13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를, 박영삼은 상금 150만원과 5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를 각각 받았다. 4위 이하 입상자들에게도 대회 시상 기준에 따라 상금이 수여됐다.
신동철에게 이번 우승은 상하이까지 오는 과정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광주 송원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수업 일정과 대회 일정이 겹쳐 출전 자체를 고민해야 했다고 했다. 결국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상하이행을 택했고, 그 선택은 초대 챔피언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신동철은 경기 후 “송원대 수업 때문에 사실 상하이에 오지 못할 뻔했다. 대학 강의가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왔다”며 “학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렵게 온 만큼 좋은 결과까지 얻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도 좋았고 함께 경기한 동반자들도 좋았다”며 이번 상하이 대회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단을 잠시 비우고 선택한 상하이행이 그에게는 초대 우승이라는 값진 기억으로 남게 된 셈이다.
◇손영애 66타 여자부 우승…1~3위 한 타씩 초접전
여자부 역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기 어려운 승부가 펼쳐졌다. 손영애가 66타로 정상에 오른 가운데 김해련(전남)이 67타, 신혜경(전남)이 68타를 기록하며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3위까지 정확히 한 타씩 차이가 날 만큼 상위권 경쟁이 치열했다.
정순선(시니어)과 이금복(청양)은 각각 69타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순실(목포)은 70타를 기록했다. 박선아(전남), 배순녀(시니어), 김민지(전남)는 나란히 71타를 적어냈고 한애란(서울)은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손영애에게도 남자부 우승자와 동일하게 상금 500만원과 23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 트로피가 주어졌다. 김해련은 상금 250만원과 13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를, 신혜경은 상금 150만원과 59만원 상당의 파크골프채를 각각 받았다.
손영애가 꼽은 우승의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연습’이었다. 그는 우승 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파크골프장 시설도 좋았고, 이렇게 좋은 골프장에서 우승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영애에게도 이번 상하이 출전에는 또 다른 사연이 있었다. 그는 오는 9월,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마코배 전국대회 4강전을 앞두고 있다. 포섬 경기로 치러지는 대회에서 이미 4강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지만 상하이 대회 출전을 위해 국내 일정을 뒤로하고 중국행을 선택했다.
손영애는 “4강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상하이에 오느라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함께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팀원 세 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마코배에서도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먼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손영애에게는 이제 귀국 후 또 하나의 우승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상위권만의 잔치 아니었다…이벤트상·특별상으로 재미 더해
이번 대회는 상위 입상자만을 위한 무대로 끝내지 않았다. 남녀부 각각 20위와 30위, 40위, 50위에 이벤트상을 마련해 중간 순위 선수들에게도 시상의 기회를 열었다.
여자부에서는 신연자(익산)가 77타로 20위, 정미라(목포)가 82타로 30위, 이성주(부구로)가 87타로 40위, 강민정(익산)이 96타로 50위를 기록했다. 남자부에서는 이영우(청양)가 75타로 20위, 한승협(서울)이 77타로 30위, 최창례(가천대)가 83타로 4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벤트상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15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천하이싱 회장 환영사로 시상식 시작…한·중 관계자 한 무대에
경기를 마친 뒤 열린 시상식은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의미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상하이 충밍 생태관광그룹 천하이싱(陈海星) 회장의 환영사로 문을 연 시상식은 한국과 중국 측 관계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선수들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콘티에 따르면 천 회장은 한국 선수단의 충밍 방문을 환영하고 파크골프를 통해 참가자들이 서로 가까워지며 양국 간 교류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홀인원상과 알바트로스상 등 특별상 시상을 시작으로 남녀 20·30·40·50위 이벤트상, 6~10위, 5위와 4위 등 순위별 시상이 차례로 진행됐다.
시상에는 김완규 대표와 상하이 밍주후공원 덩스친(邓诗芹) 대표, 가요TV 안영일 이사장과 상하이 밍주후리조트·텐어위안리조트 마오춘취안(茅春泉) 대표, 전북연맹 홍진기 사무국장·회장과 충밍 생태관광그룹 궈단(郭丹), BUKURO HONMA 서재연 대표와 충밍 생태관광그룹 판슈리(樊秀丽) 등 양국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선수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고, 시상을 마친 뒤에는 시상자와 수상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첫 대회의 순간을 기록했다.
◇마이크 잡은 최창인 한별여행사 사장…광주팀 남녀 동반 우승에 ‘겹경사’
이날 시상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무대 밖과 안을 오가며 행사를 이끈 최창인 한별여행사 사장이었다.
최 사장은 행사의 오프닝부터 본격적인 시상식까지 사회를 맡아 한국과 중국의 참석자들이 함께하는 행사의 흐름을 이끌었다. 양국 관계자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진행 과정에서 호칭과 순서를 세심하게 챙겨야 했지만, 특유의 친근한 진행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선수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박수와 호응을 유도하면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시상식에도 활기를 더했다.
최 사장에게는 이날 시상식이 더욱 특별했다. 자신이 이끌고 상하이를 찾은 광주팀에서 남녀부 우승자가 모두 나왔기 때문이다. 남자부에서는 신동철이 63타로, 여자부에서는 손영애가 66타로 각각 정상에 오르며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갔다.
행사의 사회자로 두 우승자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게 된 최 사장에게는 그야말로 ‘겹경사’였다. 최 사장은 자신이 인솔해 온 광주팀에서 남녀 우승자가 동시에 나온 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선수들의 선전을 축하했다.
무대에서는 사회자로 시상식을 이끌고, 무대 아래에서는 함께 상하이까지 온 선수들의 우승을 지켜본 셈이다. 특히 해외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 광주팀이 남녀부 정상을 동시에 차지하면서 최 사장에게도 이번 상하이 충밍 대회는 쉽게 잊기 어려운 순간으로 남게 됐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주인공이었지만 시상식은 그 주인공들을 제대로 빛내는 또 하나의 무대였다. 최 사장의 매끄러운 진행과 현장의 호응이 어우러지면서 제1회 지이코노미배는 마지막 시상 순간까지 웃음과 박수 속에서 마무리됐다.
◇승부는 타수로 갈렸지만…우정에는 순위가 없었다
이번 대회를 스코어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상하이 충밍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본 경기 하루 전 시범라운딩에서 시작된 만남은 환영 만찬을 거쳐 본 경기와 시상식까지 이어졌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같은 코스를 걸었고 서로의 플레이를 지켜봤으며, 경기가 끝난 뒤에는 상대의 수상을 함께 축하했다.
우승자들의 사연도 이번 대회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손영애는 국내 전국대회 4강전을 앞두고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채 상하이행을 선택했고, 신동철은 대학 강의를 뒤로하고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비행기에 올랐다. 두 사람은 그렇게 도착한 충밍에서 나란히 남녀부 초대 챔피언이 됐다.
파크골프는 공 하나와 클럽 하나만 있으면 세대와 지역을 넘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상하이 충밍 대회는 그 장점이 국경을 넘어 생활스포츠 교류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 첫 무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남겼다.
신동철은 대회를 마치면 다시 강단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만나고, 손영애에게는 오는 29일 국내 대회 4강이라는 또 다른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에게 상하이에서의 우승은 하나의 트로피 이상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남자부 63타, 여자부 66타. 기록은 숫자로 남는다. 그러나 선수들이 전날 함께 코스를 익히고 한 식탁에서 음식을 나누며, 경기 후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던 시간은 숫자로 기록하기 어렵다.
승부는 타수로 갈렸지만 우정에는 순위가 없었다. 상하이 충밍에서 시작된 제1회 GPG-지이코노미배가 일회성 대회를 넘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파크골프 교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